바울은 에베소를 들리지 않고 예루살렘으로 갈 계획을 세우고 밀레도로 갑니다. 거기서 그는 자신이 삼년반동안 '섬겼던' 에베소 교회 장로들을 불러 그들을 격려하며 부탁의 말을 합니다. 에베소 교회는 '사나운 이리들'로 일컬어지는 유사복음적 세력들과 비진리로  영향력 확장을 꾀하는 세력들에 의해 혼란스럽게 될 위험에 처해 있습니다.

그는 예수께서 십자가를 향해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신 것처럼,   죽을 각오를 하고 예루살렘에 가려고 합니다. 오순절 이전에 도착해야 하는 이 여정이 급박하기 때문에 에베소에 직접 갈 수 없는 형편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그런 상황의 에베소 교회를 지나칠 수는 없었습니다.

▲ 성령을 통해 교회를 향해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말씀은 독점할 수 없다. ⓒGetty Image

교회는 하나님께서 그 (아들의) 피로 사신 교회입니다. 바울이 더 이상 돌아볼 수 없는 그 교회가 시련을 이겨내고 온전히 설 수 있는 길이 무엇이겠습니까?

그가 온 정성과 온 힘을 기울여 전한 하나님의 말씀이 그들 가운데 보존되고 지켜지는 것이 가장 기본일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바울은 에베소 교회를 어떤 사람이나 다른 어떤 전통이나 가르침이 아니라 하나님 자신과 그의 은혜로운 말씀에 위탁합니다. 자신이 그랬듯이 사람은 하나님의 종이자 도구이지 하나님 대신 교회 위에 군림하는 자가 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이 그 아들의 피로 사신 교회가 하나님이 아닌 어떤 누구의 교회일 수 없습니다. 교회는 그 자체가 하나님의 은총입니다. 교회에 주신 하나님의 말씀도 바울 자신이 경험한 대로 해방과 은총의 선물이지 공포와 위력의 법조항들이 아닙니다.

그 말씀은 사람의 소유물이 될 수 없음에도 소유하려 하고 소유자인양 행동하는 자들이 있습니다. 말씀을 이용하고 말씀하신 분을 무시하는 행태입니다. 바울은 바로 그들을 경계하고 그들로부터 교회를 지켜내려고 합니다.

그 말씀은 살아있는 운동체입니다. 그 말씀이 만나는 사람 안에 변화를 이끌어내고 그 사람을 강건하게 하고 그 말씀의 길을 걸어가게 합니다. 그 말씀은 하나님께서 그 길을 가는 자들에게 약속하신 유업으로서의 '하나님 나라'를 보게 하고 들어가게 하고 살게 할 것입니다. 성령께서 기억하게 할 그 말씀의 능력입니다.

그 말씀의 능력에 자신을 맡기고 그 말씀을 따라 보고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게 말씀으로 든든히 서는 오늘이기를. 말씀을 가장한 말들을 구별하고 말씀으로 자유로와지고 말씀으로 마음이 맑고 넓고 깊어지는 이날이기를.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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