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한마디로 천황을 교주로 하는 거대한 종교집단이다. 일본 최초의 야마토 정권의 히미코(천조대신) 의 후손이 천황이며 모든 주권이 천황에게서 나온다는 신도사상으로 인권, 평화, 개인의 자유에 앞서 천황이 가장 정점에 있다.

야마토 정신의 중심사상은 '화'이다. 화는 좋게 말해 조화를 말하지만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약육강식의 지배 논리이다. 즉 천황에게 순응하라, 강자에게 저항하지 마라, 튀지 마라이다.

그래서 개인적인 역량보다 집단내의 '화'를 강조하며 튀는걸 용납하지 않고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그 일만을 강요한다. 일본이 정밀한 기술을 많이 가진 장인의 나라로 오게 된데에는 카스트 제도와 다름없는 각자의 자리에서 주어진 일만 하게 한 시스템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그러니 말 잘듣는 모범생 같지만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거나 저항할 생각도 못하고 튀는 행동을 했을때 감당할 자신이 없으니 나서지 않다가 한번씩 크게 물의를 빚는 사람들이 나오는데 이런 억압된 감정이 이상행동으로 나타나지않나 생각한다.

현재 아베 정권의 정치인들의 모습을 보면 약육강식의 논리로 무장된 소시오패스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인다 즉 전쟁으로 조선을 짓밟고도 전쟁을 하게 된 논리를 자기가 아닌 상대국에게 전가하는 모순이다. 전쟁으로 인한 상대국의 고통보다는 자기들의 행위를 정당화하고 합리화 하는것이다. 자기들 사이에서는 폐끼치지 말자며 사죄도 하지만 외부에 대한 잘못에 대해서는 힘의 논리에 따른 결과를 얻은것이라는 인식으로 사죄 하지않는다.

다시말해 힘을 가졌고 승자가 되었고 승자는 패자의 모든것을 누리는게 당연한 권리이므로 잘못이 아니다. 왜냐하면 그들의 논리대로라면 이기는 것만이 선이기 때문이다.

▲ 사무라이와 영주 ⓒGetty Image

또 하나 그들의 정신세계를 지배하는 사무라이 정신은, 생과 사,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라고 하면 반드시 죽음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군을 위해서 목숨을 걸고 적을 죽이는 것 보다 주군을 위해 죽는것을 명예로 간주한다. 오직 주군을 위해 존재하며 매순간 죽음에 직면하는 자세로 시스템의 정점에 있는 강자에게 충성을 다하는 것이다. 그래서 주군을 위하는 것이라면 아무리 지나쳐도 부족할 만큼 따지지 않고 직진한다.

때때로 정치인들이 무모하리만큼 과격한 발언을 하면서 웃음거리가 될 경우에도 막무가내로 밀고 나가는 건 그 내면엔 사무라이 정신으로 한다는 의식이 있다. 흔히 일본인을 말할 때 강자에겐 한없이 약하고 약자에겐 한없이 강하고 잔인한 모습을 보는데 그게 '화'나 사무라이 정신의 전형적인 모습이라 볼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요즘 아베 정권 정치인들의 모습을 보면 그들이 우리를 어떻게 대하는가 잘 나타나 있다.

일본인들 개개인 한사람 한사람을 만났을때 우리는 그들의 예절과 양심에 감탄을 한다. 그러나 그 양심이 집단으로 가면 위에서 말했듯 '화'를 강조하는 야마토 정신이나 사무라이 정신 때문에 소용이없다. 결코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없기 때문이다.

튀지 말아야 하는 논리에 순응하는것, 승자 독식의 야만적 논리로 무장된 사고 와 주군을 위해선 합리적 이성이 작동 하지않는 이 사람들과 이성적인 논리로 대화를 한다는건 쉽지않다. 짜증 날 정도로 틀에 박힌 말만 되풀이 하며 자기들이 한번 옳다고 세워놓은 논리를 절대로 번복하지 않으려고 하는데 번복은 전쟁터에서 패한거나 다름없는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이런 일본인의 성향이 우리가 흔히 말하는 ' 곤조' 인데 이게 철저히 이익을 내야할땐 아이러니 하게도 강자 앞에선 비굴할 정도로 약해진다. 우리가 논어를 볼때 그들은 손자병법을 보며 싸움의 기술을 터득했고 이기는 것만이 최고의 선으로 생각하고 온 사람들이다.

그러니 애초에 우리와는 다른 정신적인 체계를 가진 사람들이다. 다양한 의견이 용납되지 않는 이런 정신세계를 가진 사람들에게 우리가 원하는 양심과 도덕을 강조하는 수준높은 사죄를 요구하는건 어려운 일이다. 이참에 지들이 말하는 곤조한번 부려보자. 만만하지 않다는걸 보여줘야 협상이 제대로 된다. 성질 고약하고 버릇없는 이웃땜에 참 피곤할쎄 ...

이영란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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