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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자들의 죄(에스겔 34:1-31)천천히 걷자
여상범 목사(제주신흥교회) | 승인 2019.08.16 19:59

기독교에서 ‘목자’라는 이름은 예수님과 그 뒤를 잇는 제자들을 가장 먼저 떠올리게 합니다. 하지만 성경 전체에서는 목자가 항상 영적인 교사의 직분을 가리키지는 않습니다.

특별히 에스겔 34장에서 사용된 ‘목자’는 신앙적인 의미에서의 리더가 아니라 정치적인 의미에서 리더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그리고 양 떼를 먹이고 돌보는 의무를 부여받은 그 사람들이 무엇을 어떻게 잘못했는지를 강하게 심판하는 메시지가 34장에 담겨있습니다.

첫 번째로 지적된 정치인들의 죄는 ‘자기만 먹은 죄’였습니다(2절).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든 이스라엘 같은 고대 신본주의 사회에서든 정치인들에게 부여된 권력은 개인의 것이 아닙니다. 권력은 국민을 혹은 양 떼를 먹이도록 위임된 힘이며 소수가 그것을 독점하려 하게 되면 반드시 사회적 혼란이 일어나게 됩니다.

가장 가까운 예로 전 세계가 경외의 눈으로 바라보았던 지난 2017년의 촛불혁명을 들 수 있습니다. 온 나라를 분노하게 한 혼란의 원인은 소수가 권력을 독점한 채 경제, 사회, 문화, 정치의 모든 영역에서 자신들의 이익만 추구하려 했기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소수가 권력을 독점해서 그 권력을 바르게 사용한 예는 없습니다. 혹시, 처음에는 순수한 마음으로 시작했다 하더라도 권력의 속성상 소수에게 집중된 권력은 반드시 독선과 교만과 폭력을 동반하게 되어있기 때문입니다.

ⓒGetty Image

두 번째로 지적된 정치인들의 죄는 ‘약자를 돌보지 않은 죄’였습니다(4절).

권력의 유혹이란 치명적이어서, 그 맛에 중독된 사람은 계속 권력을 유지하려 하다가 권력의 노예가 되어버립니다. 그런 사람들에게서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증상은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모습입니다. 이스라엘의 정치인들이 그랬습니다. 그들은 권력의 맛에 도취해있었고(3절), 백성을 포악하게 다스렸습니다(4절).

하나님께서는 정치인들의 죄 때문에 백성이 도탄에 빠졌다는 말씀을 내리셨습니다(5절). 그들이 마땅히 해야 했지만 하지 않은 일은 정의를 세우는 일이었습니다.

정치와 경제는 서로 불가분의 관계에 있지만, 정치가가 할 일과 경제인이 할 일은 다른 일입니다. 경제인은 풍요를 위해 일하지만, 정치인은 그 풍요가 모든 사람의 것이 되게 해야 합니다. 정치인이 자기 일을 소홀히 하게 되면 국가 전체가 혼란에 빠지고 양 떼가 흩어지고 노략질을 당하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6절).

그런데 어리석은 백성들 중에는 정치인에게 돈을 벌라고 요청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사악한 경제인들은 정치인들을 노예처럼 부려서 이 사회의 풍요를 소수의 것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게다가 법조인들은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이 사회의 작동 원리로 만들고 있습니다. 지금 나타나고 있는 이런 현상은 상식적으로도 잘못된 현상이지만, 하나님의 말씀에 비추어보자면 심판받아야 할 멸망의 대상이 됩니다.

하나님께서 목자들 때문에 진노하셔서 '내가 친히 목자가 되겠다(15절)'는 말씀을 선포하셨습니다. 하나님이 직접 통치하신다는 이 말씀은 심판의 때 혹은 종말의 때가 임하게 됨을 의미합니다. 목자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심판의 때가 이르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나라를 위해 기도하는 분들은 반드시 이 나라의 정치인들이 청렴하고 성실하게 하나님의 의를 추구하게 해달라고 기도해주시기 바랍니다. 카톡 언론을 맹종하지 마시고, 가짜 뉴스를 경계하시기 바랍니다. ‘좌파’나 ‘우파’가 문제가 아니라 부정부패가 문제임을 말씀 가운데에서 바르게 분별하시기 바랍니다.

여상범 목사(제주신흥교회)  uptige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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