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부터는 『기독교강요』 서문을 대신􏰀는, 칼빈이 1535년에 프랑스 왕 프랑수와 1세에게 보낸 헌사의 배경과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칼빈의 회심

칼빈이 언제 종교개혁에로 회심했는가를 알고자 하는 질문은 수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연구의 주제이나, 기록에 의한 증거는 흔하지 않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칼빈 자신은 1557년의 『시편주석』의 서문에서 “갑작스러운 회심”(subita conversio)을 경험했다고 진술하고 있습니다. 칼빈은 자기 자신의 자전적인 기록에 대해서는 인색했습니다.

왜 그랬는지는 칼빈의 기본 사상의 하나인 “하나님께만 영광”과 같은 맥락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는 자기 자신에 대해 많은 것을 알려주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의 회심이 아마 1534년 5월 4일 이전에 일어났을 것이라고 추측합니다.

▲ 『기독교강요』의 서문에 해당하는 “프랑스왕 프랑수와 1세에게 바치는 헌사” ⓒGetty Image

􏰀왜냐하면 그날 칼빈은 그가 12세부터 받아왔던 성직록을 포기하려고 고향 노용에 갔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의 회심은 이미 1533년에 일어났었다고 하는 가설도 있습니다. 이 가설은 칼빈이 니콜라 콥의 강연 원고 작성에 참여했다는 것을 토대로 합니다.

1533년 11월 1일, 칼빈이 공부했던 파리 대학교의 총장이며 의사였던 니콜라 콥은 마튀렝 교회에서 개학 강연을 하였습니다. 이 강연은 산상설교의 팔복에 대한 해설이었는데, 복음사상의 선포와 같았습니다. 그것은 가톨릭의 핵심 장소에서 행한 복음 강연이었습니다.

그 교회의 프란치스코파 수도사들은 즉각 콥을 이단으로 고발했고 강연을 한지 몇 주 후에 콥은 그의 고향 바젤에서 살기 위해 파리를 떠났습니다. 콥의 강연의 일부가 칼빈에 의해 작성되었는지는 물음에 관해서는 매우 논쟁적입니다.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칼빈은 1533년 가을에 이미 종교개혁에 호의적이었고, 복음에로의 전향을 경험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내 형제들의 고난

1534년 10월 17일-18일 밤, 파리에서는 “벽보사건”이 일어났습니다. 미사를 반박하는 글이 그 도시 곳곳에, 심지어 앙브와주에 있는 왕의 침실 방문 앞에도 나붙었습니다. 이 사건으로 정신적인 큰 상처 를 받은 왕은 심한 탄압을 감행하였습니다.

이 사건에 칼빈이 개입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이미 다른 사건으로 개혁운동에 깊이 관여되었다는 의심을 받고 있었기 때문에, 파리를 떠나야 했습니다. 칼빈은 앙굴렘을 거쳐 당시 많은 사람들이 피난처로 택했던 바젤을 그의 거처로 삼았습니다.

그리고 칼빈은 뒤늦게 1534년 가을 파리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었는지, 전후사정을 자세히 알게 되었습니다. 그의 절친한 친구들 가운데 몇몇이 아주 잔혹한 방식으로 탄압과 죽임을 당했습니다. 어떤 친구는 화형을 당하면서 미리 혀를 뽑히는 잔인한 처형을 당했습니다.

그래서 칼빈은 그 모든 사람이 더는 일할 수 없고 자기들의 신앙을 증언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이제 자기 자신이 그 모든 일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칼빈은 『기독교강요』가 출판된 지 20년 후에 펴낸 그의 『시편주석』 서문에서 『기독교강요』 를 저술했던 의도를 밝힙니다.

이 인용문은 『기독교강요』가 본질적으로 프랑스의 복음적인 신앙을 옹호하자는 것에서 의도되었음을 보여줍니다. 또한 저자의 주요 목적들 가운데 하나가 그의 동료 신자들이 비난을 받은, 특히 “외국 국가들”이 보는 바로는, 죄들로부터 결백하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이었다는 것을 명확히 드러내줍니다. 그리고 바로 이것이 『기독교강요』를 우선 학계의 공용어인 라틴어로 저술한 이유입니다.

최영 소장(기독교장로회 목회와신학연구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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