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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존재들의 고행김상기 목사와 함께 하는 <성서와 위로>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 승인 2019.08.18 02:48
그리스도의 평화가 너희 마음을/마음에서 주관하게 하라 너희는 평화를 위하여 한 몸으로 부름받았다. 또한 너희는 감사하는 자가 되라.(골로새서 3,15)

이 구절 앞에서 그리스도인은 하나님께서 택하셨고 거룩하고 사랑받는 자로 일컬어진다. 그 다음에는 그리스도인의 덕목들에 대한 권고가 이어집니다. 그리고 그것들을 하나로 묶어 온전하게 하는 띠가 사랑이니 사랑을 마지막 덕목으로 더하라고 합니다.

이로써 그리스도인의 삶이 '완성'에 이르고, 따라서 더할 것이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그리스도의 평화'가 언급됩니다. 뜻밖인 까닭은 양자를 잇는 어떤 말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더 그 이유가 궁금해집니다.

그리스도인의 덕목들을 갖춘 사람이 되는 것은 그리스도인의 목표일 것입니다. 대부분 이를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입니다. 그에 이르지 못함을 안타까워하며 간구하고 회개하며 한걸음 한걸음 목표를 향해 갑니다.

ⓒ에큐메니안

우리는 그 길 위의 존재들입니다. 바로 이 도상 위에서 오늘 본문의 말씀은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의 덕목들을 갖추는 것은 종교적 수행과 비교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수행으로 갖취질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 덕목들은 사람들 가운데서 실현되어야 하는데, 보통 수행은 사람들과 분리된 채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수행에는 보통 엄격한 자기 단속과 통제가 따릅니다. 수행의 길은 이 때문에 보통 험난한 길 내지는 고행으로 간주됩니다. 그 고행의 길을 끝까지 가기는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닙니다.

그리스도인의 덕목들을 갖추는 일도 그와 같은 고행일까요? 그것들의 요체는 자기를 낮추는 것이고 그 외형은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자기 희생으로 비친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고행일 수 없고 수행과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사람들 가운데서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삶 가운데서 닦여지고 드러나는 그리스도인의 덕목들은 의무나 강제가 아닙니다. 그리스도를 통해 입증된 대로 하나님께 사랑받는 자들이기에 그 덕목들은 그 사랑의 표현들이라고 해야 옳습니다. 사랑이 온전하게 이루는 띠인 까닭입니다. 다시 말해 그리스도인의 사랑은 그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에서 비롯된 어쩔 수 없는 이차적인 사랑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그리스도인이 혹시라도 이 사랑으로 지치고 힘들어 하지 않도록 또 하나의 장치를 마련하십니다. 그것이 바로 그리스도께서 주시는 또는 그에게서 비롯되는 평화입니다. 사랑의 사람이 되도록 그리스도의 평화로 뒷받침하시는 하나입니다.

그 평화에 우리를 맡길 때 그 평화는 우리로 하여금 사랑하게 하는 강력한 힘이 됩니다. 평화로 에워싸인 사랑, 사랑으로 피어나는 평화는 우리를 감사로 이끌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평화 가운데 그리스도인의 덕목들이 사랑으로 드러나는 오늘이기를. 사랑을 채우시고 지치거나 낙심하지 않도록 그리스도의 평화를 마련해주시는 하나님의 배려에 감사드리는 이날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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