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성서
희망을 잃은 사람들이 무더기(에스겔 37:1-14)천천히 걷자
여상범 목사(제주신흥교회) | 승인 2019.08.23 17:12

희망을 잃어버린 사람은 바짝 마른 뼈처럼(2절) 인생의 깊은 골짜기에 버려지듯이 놓이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에스겔이 목격한 골짜기는 희망을 잃은 사람들이 무더기로 모여있는 절망의 골짜기, “어두운 죽음의 시대”였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이 절망 가운데에 희망이 있느냐고 물으셨을 때 에스겔이 ‘저는 모르겠습니다’라고 대답한 것처럼(3절), 때로는 억지로 공허한 희망을 외쳐대는 것보다 절망을 있는 그대로 시인하는 편이 더 나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 Gustave Doré, “The Vision of The Valley of The Dry Bones”(1866) ⓒWikipedia

하나님께서 에스겔에게 보여주신 ‘되살아난 군대’는 떠돌이 목동들에게 보여준 ‘약속의 땅’처럼 비현실적인 희망입니다. 근거 없는 희망은 근거 없는 자신감처럼 때로는 위험한 것이지만, 아무것도 남지 않은 어두운 절망의 골짜기에서는 근거를 따지는 냉철함보다 막연하고 소박한 희망이 오히려 살아갈 힘이 되어주기 때문에 하나님께서는 이 비현실적인 희망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러므로, 여기에서 에스겔이 본 환상은 “믿음으로” 일어서라는 계시의 말씀이 되겠습니다.

인생이 고단하고 앞이 잘 보이지 않게 되면, 서정적이고 묵직한 음악을 좋아하던 사람이라도 가볍고 경쾌한 음악을 선호하게 된다고 합니다. 깊은 사색에 잠길 여유가 없어서 그렇기도 할 것이고, 강한 척할 힘이 있다면 지금 어깨를 짓누르는 현실을 실제로 이기는 데에 써야 할 상황이라서 그렇기도 할 것입니다.

이러다 죽겠다 싶은 위기감을 느끼게 하는 절망, 그런 깊은 절망을 맛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하나님께서 마른 뼈들에 생기를 불어넣어서 기껏 만드신 것이 군대(=힘, חַיִל)인 이유를 쉽게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희망이 되는 분을 의지한다는 것, 그것이 믿음의 비현실적인 현실성이고 비합리적인 합리성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에스겔에게 절망에 빠진 마른 뼈들(이스라엘)을 향해 그 비밀을 선포하게 하신 것입니다.

여상범 목사(제주신흥교회)  uptiger@hanmail.net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여상범 목사(제주신흥교회)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종로구 김상옥로 30, 402호  |  제호 : 에큐메니안
대표전화 : 070-4252-0176  |  팩스 : 0303-3442-0176  |  등록번호 : 서울 자 00392  |  등록일 : 2012.10.22
발행인 및 편집인 : 이해학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해학  |  E-mail : webmaster@ecumenian.com
Copyright © 2019 에큐메니안.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