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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인천, 퀴어가 살아 존재하고 있다인천퀴어문화축제 성황리에 마쳐
권이민수 | 승인 2019.09.01 17:22

8월 31일 인천 부평역 앞 북부광장에서 ‘퀴어 잇(있)다‘라는 주제로 제2회 인천퀴어문화축제가 열렸다.

퀴어, 존재하는 사람들

여전히 무더운 날씨와 뜨거운 햇볕 아래였고 서울 중심가도 아니었지만 1000여명이 모여들만큼 시민들의 많은 관심을 모았다. 오전 11시부터 시작된 제2회 인천퀴어문화축제는 다양한 부스운영과 보이는 라디오, 공연 등 여러 무대 행사 같은 볼거리를 제공했다. 지난해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연출된 것이다.

지난 2018년 9월 제1회 인천퀴어문화축제는 반 퀴어 운동 측과 지역 내 보수 기독인들의 방해로 인해 무산되었던 적이 있었다. 축제를 방해하기 위해 나타난 반대 측 기독인들은 주최 측을 둘러싸 고립시키고 축제 참가자를 향해 욕설과 폭행을 가하거나 축제 차량에 구멍을 뚫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 대한 경찰의 대응은 소극적이기만 했다.

▲ 인천퀴어문화축제에 참여한 다양한 단체들이 깃발을 들고 퍼레이드에 나섰다. ⓒ권이민수

그렇기에 주최측에서는 올해 또 다시 유사한 상황이 발생할 것에 대해 염려를 많이 했다. 실제로 올해 반 퀴어 운동 측은 인근에서 반대집회를 열었다. 몇몇 보수 기독인들이 축제 장소 주위에서 “동성애 NO”라고 적힌 부채를 흔들거나 유사한 문구가 적힌 피켓 시위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보다 3배 증원된 인력과 여러 대의 경찰버스를 동원한 경찰의 분리 아래 축제는 순조로웠고 퍼레이드도 무사히 마쳤다.

하나님은 누구도 혐오하지 않으신다

퀴어퍼레이드는 오후 5시부터 시작되었다. 참가자들은 부평역 북부광장에서 부평구청 인근의 산곡입구 삼거리까지 1.7km를 행진했다. 2시간 가량 소요된 행진 중에 간혹 반대 측 기독인들이 행진을 방해하고자 뛰어들기도 했으나 큰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특별히 퀴어퍼레이드는 ‘혐오와 차별을 대적하는 찬양행진’으로 진행되었다. DJ JINHO와 류아의 인도 아래 참가자들은 찬양을 불렀다. ‘나 무엇과도 주님을’, ‘예수 나의 첫 사랑 되시네’와 같은 기존 교회에서 자주 부르는 찬양 곡들이 축제 차량에서 흘러나오자 참가자들은 환호성과 탄성을 질렸고 행진을 구경하던 시민들은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대로 퍼레이드 행렬 주위에서 반대 시위를 벌이던 보수 기독인들은 굳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한 참가자는 “하나님은 나를 정죄하고 미워하기만 하는 줄 알았는데 찬양을 듣고 부르다보니 나도 하나님이 사랑하는 사람임을 알 수 있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공존의 지혜가 필요한 시대

성공적으로 개최된 인천과 달리 올해 9월 21일 해운대 구남로 광장에서 개최할 예정이던 제3회 부산퀴어문화축제는 구청의 도로점용 불허 처분으로 인해 취소되었다. 불허 사유는 “퀴어문화축제는 공공성과 안전성이 없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부산퀴어문화축제 기획단은 “과거 구남로에서 하루 2만명 이상의 인파가 몰린 행사가 진행되었던 이력이 있는 만큼 구청의 불허 사유는 설득력이 없으며 그저 퀴어 축제를 막기 위한 변명, 성소수자의 인권을 차별, 탄압하려는 시도”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부산퀴어문화축제를 강행할 경우 참가자의 안전을 보장하기 어렵게 되기 때문에 주최 측은 개최 취소를 결정할 수밖에 없던 것이다.

사회가 성소수자에 대한 오해를 풀고 인식이 점차로 개선돼 감에 따라 여러 지역마다 퀴어문화축제가 열리고 있다.

하지만 때로 보수 기독인들과 반대 측과의 충돌, 이에 따른 지자체와의 갈등은 축제의 개최와 진행을 막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타계해 나가기 위해서는 주최 측의 노력 뿐 아니라 지역 시민 사회의 성소수자의 인권과 축제에 대한 더욱더 큰 관심과 참여, 연대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권이민수  simin0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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