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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나치즘, 분노가 만든 세속종교북한 선교를 위해 꼭 알아야 할 주체사상 100문 100답(51)
정대일 연구실장(그리스도교-주체사상 대화연구소) | 승인 2019.09.12 21:35

Q: 세속종교에는 무엇이 있나요?(7)_독일의 나치즘(1)

A: 지난 연재에서 다루었던 이탈리아의 세속종교인 파시즘에 이어, 독일의 세속종교인 나치즘(Nazism)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나치즘이 태동한 독일은 18세기 초엽부터 세속종교를 위한 좋은 토양을 형성하고 있었습니다. 인간의 역사를 신성화하고, 인간과 사회와 민족을 숭배하는 철학적, 미학적, 정치적 흐름을 풍부하게 꽃피워왔기 때문입니다.

제1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한 이후, 독일은 민족적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자신들의 혈통과 역사를 미화하고 성화하는 작업에 몰두하였습니다. 고대 게르만 신화를 복원하고, 근대적 민족주의에 입각하여 민족을 거룩하게 성화하고, 아리안 민족을 독일적 신의 화육(化肉, Incarnation)으로 축성(祝聖)하는 신비적인 의례를 만들어내었습니다.

이러한 세 가지가 뒤섞인 형태의 소종파, 소집단, 추종자들이 넘쳐났습니다. 나치 운동은 이처럼 비옥한 토양에서 아리안 민족의 신성화, 피의 의례, 반셈주의적 증오, 지도자의 우상화에 기초한 자신만의 고유한 세속종교를 길러내었습니다.

ⓒGetty Image

독일의 민족구성원들은 이른바 교양 시민층인 대학교수와 지식인들로부터 평범한 소시민들에 이르기까지 모두 제1차 세계대전 승전국들인 서구 연합국에 대한 복수심에 불탔습니다. 패전국으로서 물어내어야 할 막대한 배상금은 독일의 경제를 짓눌렀고, 사회와 정치에 위기의식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러한 위기의식은 종말론과 묵시론적 미래를 기대하는 시대정신으로 승화되었습니다.

독일의 민족구성원들 중 대다수인 무신론자, 사회주의자, 자유주의자, 그리고 개신교도들은 공통적으로 ‘독일 민족의 적’인 교황전권주의 정당(가톨릭 중앙당)이 공동으로 다스리고 있는 바이마르 공화국의 몰락을 간절히 바랬습니다. 그들은 시대적 혼돈과 혼란 가운데서 독일 민족을 ‘구원’할 ‘독일의 구세주’, ‘구국의 영웅’, ‘민족의 지도자’가 도래하기를 간절히 기다렸습니다.  

이러한 시대적 분위기 속에서 등장한 히틀러는 독일 민족의 집단적 정체성을 창출해내기 위해 그리스도교적 상징과 개념을 전용하여 ‘나치즘’이라는 세속종교를 탄생시켰습니다. 나치즘은 인종주의에 기초한 인종종교(ethno-religion)적 특성을 가지고서 그리스도교의 종말론과 묵시론적 세계관을 재해석하고 재구성하여 전유하였습니다. 독일 민족은 한편으로 ‘빛의 세력’, ‘신의 선민’으로 표현됨과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피의 공동체’로서 인종학적으로 재정의 되었습니다. 

독일 제3제국(Drittes Reich)은 요한계시록의 ‘천년왕국’으로 거룩하게 성화되었고, 독일 제3제국의 지도자(Führer)인 히틀러는 ‘치유자/구세주’(Heilland)로 신격화되었습니다. ‘하나의 민족’(Ein Volk), ‘하나의 제국’(Ein Reich), ‘하나의 지도자’(Ein Führer)는 세속화된 삼위일체로 신성시되었습니다. 아돌프 히틀러(Adolf Hitler)에게 바쳐진 기도는 그리스도교의 주기도문을 전용하여 표현되었습니다. 그 전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아돌프 히틀러, 당신은 우리의 위대한 지도자시니,
당신의 이름은 적들을 두려워 떨게 하나이다.
당신의 왕국이 임하옵시고,
당신의 뜻만이 땅 위에서 법칙이 되게 하옵소서.
우리로 하여금 날마다 당신의 음성을 듣게 하옵시며,
또한 우리 삶을 투신하여 복종하길 원하옵는 
당신 지도자의 지위를 통해 우리에게 명령하소서.
구세주 히틀러여 당신의 명령에 복종할 것을 언약하나이다.”

나치즘의 상징들은 독일민족 구성원들의 일상생활의 의례 속에서 지속적으로 반복되었으며, 그 의례에 참여하는 사람들을 ‘감정적 공동체’로 묶어주는 역할을 담당하였습니다. 대중 집회에서 의례화 된 ‘승리(Sieg)!’, ‘구원/치유(Heil)!’, ‘구세주/치유자 히틀러(Heil Hitler)!’등의 구호가 그러하였습니다. 독일 제3제국(Drittes Reich) 당시 나치에 의해 부단히 지속되었던 대중 집회와 행진, 특히 야간의 횃불 행진, 그리고 다양한 축제 문화, 수많은 합창단과 동호회의 조직 등은 나치즘의 상징과 의례가 대중의 일상생활 속으로 끊임없이 반복 침투되었음을 잘 보여줍니다. 

나치즘은 ‘독일’이라는 ‘내이션’(Nation, 민족/국가)을 거룩하게 성화시키고, 지도자(Führer)를 숭배하는 의례와 상징을 만들어내었고, 교리 체계를 갖추었다는 점에서 세속종교(secular religion)의 모든 요건을 충족시켰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정대일 연구실장(그리스도교-주체사상 대화연구소)  jungsc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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