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부들의 전통도 전통일 뿐이다

개혁교회 정신 가운데 종교개혁 당시부터 20세기 칼 바르트에 이르기까지 “전통을􏰀 존중하되 비판적으로”라는 격언이 있습니다. 이것은 성경만이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확고한 확신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개혁파 사람들은 성경이 아닌 다른 자료들, 곧 전통, 신조, 신앙고백, 이 모든 것들을 성경에 비추어 비판하고 분석하고 고찰할 수 있는, 그것들은 성경 아래 있고, 그래서 상대화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칼빈은 교부들을 인용하고, 교부들을 존중합니다. 그러나 비판적으로 존중합니다. 교부들이 제대로 인용한 것은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그러나 교부들이 성경을 잘못 인증한 것은 철저히 비판적으로 지적합니다. 이것이 저들과의 차이점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교회 교부들 ⓒGetty Image

교부들의 결함, 오류들도 저쪽에서는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입니다. 이것을 확인할 것입니다. 그러나 칼빈은 교부의 문헌을 철저히 고증하고 저들이 잘못 인용하고 오해한 것들을 지적하면서 적절한 문맥 속에서 교부를 인용하는 지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들은 우리가 교부들, 즉 초대교회의 보다 순수하던 시대의 저술가들을 반대한다고 비방하고 있습니다. … 만일 논쟁이 교부들의 권위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하면, 가장 겸손히 말한다 해도 승리는 우리의 것입니다. 이 교부들의 저작에는 박인방증하며 탁월한 것들이 많이 있지만, 역시 어떤 점에 있어서는 인간이 공통적으로 범하게 되는 과오가 저들에게도 있습니다. 그런데 소위 이 경건한 자들은 그들의 재능과 판단력과 정신력을 총동원 하여 교부들의 결함과 오류만을 존경하고, 교부들의 탁월한 저작은 무시, 와전, 곡해해 버렸습니다. … 그러나 우리는 교부들을 멸시하지 않습니다. 사실 그것이 나의 현재의 목적이라고 하면, 오늘날 우리가 주장하는 교리의 대부분을 교부들의 찬성을 얻어 입증한다 해도 조금도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는 교부들의 저작에 정통하여 거기에 다음과 같은 말이 인용된 것을 항상 기억하고 있습니다. 즉 만물이 다 우리의 것이로되(고전3:23), 이는 우리를 지배하기 위해서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봉사하기 위해 있다는 것, 그리고 우리는 다 그리스도의 것이며, 누구를 막론하고 당연히 그에게 순종할 의무가 있다는 것(골3:23)들입니다. 이러한 구별을 간취하지 못하는 자는 종교에 대하여 전혀 확신도 갖지 못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들 거룩한 이들도 많은 것들에 무지하고, 서로 의견이 일치하지 않을 때도 있고, 때로는 스스로 모순에 빠지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네 선조가 세운 옛 지계석을 옮기지 말지니라”는 솔로몬의 경고가 이유가 없는 것이 아니라고 그들은 말합니다. 그러나 이 규칙이 전답의 경계나 신앙의 순종에 다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신앙의 순종은 “네 백성과 네 아버지의 집을 잊어버릴지어다”는 것에 기준을 두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들이 알레고리적인 해석을 그렇게 좋아한다면, 어째서 그들은 어떤 다른 사람들보다 사도들을 지계석을 옮겨서는 안 된다고 했던 “교부들”로서 받아들이지 않는 것입니까? 바로 제롬이 이 구절을 이렇게 해석했고, 그들은 이 제롬의 말을 교회 법전에 인용하였습니다. 그러나 만일 우리의 반대자들이 그들 마음대로 교부들이 정한 한계들을 보존하고자 한다면, 어째서 그들은 고의적으로 그 한계들을 그렇게 자주 위반하는 것입니까?(헌사, 54-55)

칼빈은 교부들도 모르는 것이 많았고 서로 의견이 일치하지 않을 때도 있었으며 때로는 스스로 모순에 빠지기도 했다는 사실을 지적합니다. 그런데 반대자들은 자기들에게 좋은 것만을 끄집어다가 교부가 이렇게 말했다고 주장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교부들이 성경의 말씀에 따라서 확실하게 말한 것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가톨릭 교황주의자들은 사도들이나 성경에 따라서 말하고 있는 교부들의 가르침을 등한시 하고 자기들의 입맛에 맞는 교부들의 말만을 열거하면서 그 전통을 만들어왔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저들이 자랑하는 교부전통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전통에 비추어보면, 개혁운동 이 말􏰀는 주장들이 다 전통에 어긋나고 이상한 주장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최영 소장(기독교장로회 목회와신학연구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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