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통일 칼럼
러시아의 볼셰비즘, 종말론적 신비주의 세속종교북한 선교를 위해 꼭 알아야 할 주체사상 100문 100답(52)
정대일 연구실장(그리스도교-주체사상 대화연구소) | 승인 2019.09.19 17:42

Q: 세속종교에는 무엇이 있나요?(8)_러시아의 볼셰비즘 (1)

A: 지난 연재에 이어서 러시아의 세속종교인 볼셰비즘(Bolshevism)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러시아의 볼셰비키 혁명은 제1차 세계대전에서 태동된 세속종교(secular religion)의 또 다른 예입니다. 이 혁명은 맑시즘의 종말론적 열정과 러시아 전통에 고유한 천년왕국(the Millennium)에 대한 믿음에 근거하여 수행된 혁명입니다.

볼셰비키 러시아는 러시아 혁명에 신성함을 부여하기 위하여 신념, 의례, 상징, 축제들의 체계를 수립하였습니다. 새로운 달력, 새로운 국가 경축일, 새로운 의례, 새로운 상징들이 러시아 정교회(Russian Orthodox Church)와 맞섰고, 정교회의 오래된 종교적 신념체계를 말살하려 하였습니다.

러시아의 세속종교인 볼셰비즘은 사회주의 조국의 새로운 무신론적 신념체계를 구축하였습니다. 이성의 승리와 진보, 그리고 인간성의 해방이 그 골자를 이루었습니다.

그러나, 러시아 볼셰비즘이 러시아 정교회를 대체하려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세속종교들과 마찬가지로 전통종교인 러시아 정교회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었습니다. 러시아 혁명의 지도자 레닌(Vladimir Il'ich Lenin)은 1924년 사후에 불멸의 존재로 선언되었습니다. 그의 육체는 러시아 정교회의 성자들과 마찬가지로 방부 처리되어 미라로 만들어져 축성되었습니다.

▲ 구 러시아 볼셰비키 혁명 당시의 레닌과 민중들 ⓒGetty Image

프롤레타리아 국제주의의 새로운 종말론적 신비주의는 ‘제3로마’(the Third Rome)의 신화-모스크바가 로마, 콘스탄티노플의 뒤를 잇는 세 번째 로마라는 신화-, 러시아의 민족주의, 천년왕국주의의 전통 등을 흡수하였습니다. 이러한 전통에 유물론적 과학주의, 근대화에 대한 숭배 등을 더하여 볼셰비즘은 러시아의 세속종교로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버트란드 러셀(Bertrand Russell)은 1920년에 러시아 여행에서 돌아와서 다음과 같은 선언을 합니다.

“볼셰비즘은 단순한 정치적 교의로 그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또한 고양된 교의와 영감 있는 경전을 가지고 있는 하나의 종교인 것이다.”

그는 볼셰비즘을 이슬람과 비교하면서, 이슬람과 볼셰비즘이 둘 다 실천적이고, 사회적이며, 현세적이고, 세계 제국을 건설하는 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평가하였습니다. 당대 지성이었던 러셀이 이미 볼셰비즘의 세속종교적 성격에 대해 통찰하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러셀과 마찬가지로 케인즈(John Maynard Keynes)도 레닌의 볼셰비즘을 새로운 질서의 실천과 인간성의 재생을 약속하는 하나의 종교로 규정하였습니다. 케인즈 또한 볼셰비즘의 세속종교적 성격을 당대에 통찰하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케인즈는 볼셰비즘이 새로운 질서와 인간성의 재생을 목적으로 하는 근본적인 동기를 가지고 있다고 보았습니다. 볼셰비즘이 이러한 목적을 위하여서는 어떠한 희생도 감수하고자 하며, 극단적인 폭력마저도 불사한다는 점에 착목하여서 그는 볼셰비즘의 종교성을 감촉해내었던 것입니다. 그리하여 케인즈는 러시아의 세속종교인 볼셰비즘과 볼셰비키에 대해 다음과 같이 역설했습니다.

“단순한 정당이 아니라 하나의 종교이며, 레닌은 비스마르크가 아니라 무함마드이다.”

1924년 레닌 사후에, ‘레닌’과 ‘볼셰비즘’, ‘공산당’의 ‘삼위일체’를 ‘혁명의 창조자’, ‘소비에트 국가의 건설자’, ‘정확무오한 교리의 담지자’, ‘프롤레타리아트의 선택받은 전위대’로 거룩하게 성화하는 신화가 대두되었습니다. 혁명의 지도자와 당을 거룩하게 성화하는 이러한 신화는 레닌 사후 레닌의 후계자이자 소련 공산당의 최고지도자로 등장한 스탈린(Joseph Stalin)을 신격화하는 길을 열어주었습니다.

러시아의 볼셰비즘은 러시아가 봉건제를 벗어나 근대국가(내이션, nation)를 형성하는 데 있어 중추적인 역할을 감당했다는 점에서 러시아의 내셔널리즘(nationalism)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러시아가 근대국가 수립의 이상으로 삼았던 ‘소비에트’(Soviet)를 거룩하게 성화하고, 소비에트 건설의 지도자인 레닌과 소비에트 건설의 전위대인 공산당을 또한 거룩하게 성화했다는 점에서 러시아의 세속종교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정대일 연구실장(그리스도교-주체사상 대화연구소)  jungsca@hanmail.net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대일 연구실장(그리스도교-주체사상 대화연구소)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종로구 김상옥로 30, 402호  |  제호 : 에큐메니안
대표전화 : 070-4252-0176  |  팩스 : 0303-3442-0176  |  등록번호 : 서울 자 00392  |  등록일 : 2012.10.22
발행인 및 편집인 : 이해학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해학  |  E-mail : webmaster@ecumenian.com
Copyright © 2019 에큐메니안.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