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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설교 강단에 여성의 언어를 불어넣는다감리교여성지도력개발원 여성주의 설교 공모전 시상식 가져
이정훈 | 승인 2019.09.26 23:51

감리교여성지도력개발원(원장 홍보연 목사, 총무 최소영 목사, 이하, 감리교여성개발원)이 주최한 여성주의 설교 공모전 시상식과 토크콘서트가 9월26일(목) 오후 1시30분부터 공덕감리교회에서 개최되었다.

여성주의 설교 가이드라인 배포

이번 공모전과 시상식은 감리교여성개발원이 작년과 올해 두 차례 워크샵을 통해 가이드라인 배포하고 설교를 공모한 것이다. 이에 62편의 설교가 출품되었고 이 가운데 9편의 설교가 선정되고 시상식을 가지게 된 것이다.

감리교여성개발원이 배포한 가이드라인은 우선 “~하는 설교”를 통해 ▲ 모든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되었다는 창조신학에 기초하는 설교, ▲ 가부장제와 남성중심주의로 인해 변두리로 밀려난 사람들을 향한 환대의 설교, ▲ ‘하나님의 자녀’로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하나님의 딸, 아들’로 선포하는 저항의 설교, ▲ 설교를 들은 사람이 억눌린 것에서 풀려나고, 잃어버렸던 목소리를 찾게 되는 설교, ▲ 인간중심주의를 넘어 모든 창조생명들과 더불어 살도록 하는 설교 등으로 제시했다.

▲ 감리교여성지도록개발원이 주최한 여성주의 설교 공모전 시상식이 진행되었다. ⓒ이정훈

이어 “~하지 않는 설교”를 통해 ▲ 성차별, 여성에 대한 멸시나 여성의 자기혐오를 강화하지 않는 설교, ▲ 우/열, 남/여, 흑/백 등의 차이를 나누어 차별과 배제의 근거로 사용하지 않는 설교, ▲ 여성적 ‘덕’을 낭만화, 이상화하거나 여성의 희생과 억압, 순종을 당연시하지 않는 설교, ▲ 특정집단이나 사회적 소수자 혹은 지역 등에 대한 비하, 고정관념, 왜곡, 편견, 차별 표현이 사용되지 않는 설교(연령, 종교, 성별, 장애, 직업, 이주배경, 가족, 소수자, 외모 등), ▲ 거룩한 교회 vs. 악한 세상의 구도를 강조하지 않는 설교, ▲ 과도한 경쟁과 승리주의를 축복으로 제시하지 않는 설교 등이 가이드라인이 되었다.

다양한 본문 통해 여성주의 설교 선뵈어

또한 이번 설교 공모전은 세대별로 공모, 20대 부문은 16명이, 3040 부문은 37명, 50+ 부문은 8명이 응모했다. 심사결과 각 부문별로 4편, 5편, 1편 등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각 부문별 수상 설교들을 살펴보면, 20대 부문은 최우수상 없이 우수상 3편으로, 이은재 님의 “당신이 옳다”(막 14:3-9), 남명현 님의 “울타리 밖의 사람”(민 12:1-16), 이정욱 님의 “하나님의 선지자, 미리암: 여성의 주체성 찾기”(출 15:19-21; 민 12장; 출 1-2장) 등이 선정되었다.

3040 부문은 최우수상에 이은영 님의 “사랑, 가장자리의 시선”(고전 13:1-13)이, 우수상에는 오수연 님의 “혼혈아의 죽음을 기억하며”(레 24:10-14, 23), 전범철 님의 “말 못하게 하는 귀신의 정체”(마 9:32-34), 권이민수 님의 “우리 삶을 격려하시는 예수”(요 8:2-11), 한기철 님의 “마태복음 기자 #미투MeToo: 밧세바 사건에 대한 여성주의적 설교”(마 1:1-6) 등이 수상하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50+ 부문에서는 최우수상 없이, 우수상 한편이 선정되었는데 이인미 님의 “성폭력이라 쓰고 성관계로 읽는 사람은 누구인가?”(삼하 13:16-19,요 8:4-11)가 선정되었다.

응모자들의 교단적 배경들도 감리교, 기장, 예장 통합, 성공회, 예장 합동, 메노나이트 등으로 다양했다. 또한 설교문 응모라고 해서 신학생이나 목회자만 있던 것은 아니었다. 목회자와 신학생은 물론 평신도와 종교학과 학생 등 다양한 교회 구성원들이 다양한 상황에서 실행했던 설교들로 응모하기도 했다.

▲ 여성주의 설교 수상자들이 간단한 토크쇼를 진행하며 설교 작성과 여성주의 설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이정훈

차별적 언어가 여전히 남아 있는 아쉬움

하지만 감리교여성개발원 총무 최소영 목사는 “9편의 시상 설교문 중 대상은 없어 아쉽다.”고 술회했다. 이는 설교문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가이드라인 배포를 통해 사용하지 말아야 할 단어 등을 제시했지만, 이러한 것들이 포함되어 대상을 선정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한 최 목사는 이번 설교 공모전에 특기할만한 것으로 “수상자 9명 중 5명이 남성이었다.”며 놀라워했다. 특히 이러한 결과가 나오게 된 원인 중의 하나를  “이름이나 개인에 관한 부분을 블라인드 처리하고 심사한 결과였다.”고 귀뜸했다.

이러한 결과를 두고 한 심사위원은 “응모한 설교문을 살펴보고 난 후 여성들이 교회에서 설교할 기회가 적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하며, “더 많은 설교 기회들이 여성들에게 주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피력하기도 했다.

일회성이 아니라 계속되기를 바래

이번 여성주의 설교 공모는 감리교신학대학 총여학생회와 공동으로 진행한 행사인데 앞으로 계속될지는 미지수로 보인다. 공동 주최 단체들의 재정이 넉넉하지 않은 까닭이다.

한국교회 강단이 가부장적 및 성차별적 언어로 피로를 더하고 있는 현실에서 신선한 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이러한 행사가 지속되기를 참석자들도 입을 모아 기원했다.

▲ 이날 시상식에는 조화순 목사를 비롯 감리교 여성운동 1세대 목회자들이 참석 후배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이정훈

이정훈  typolog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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