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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불이 스스로 와서 어둠을 몰아낸다김상기 목사와 함께 하는 <성서와 위로>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 승인 2019.10.02 17:55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등불이 '와서' 말 아래나 평상 아래 놓이지 않는다. (그것은?) 드러내지기 위해서가 아니면 숨겨지지 않고 와서 알려지기 위해서(가 아니면) 감춰지지 않는다.(마가복음 4,21-22)

성서본문은 자주 우리의 허를 찌릅니다.  그것은 습관적으로 생각하고 읽을 때 지나치던 것들 속에서 언제나 하며 발견되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본문은 아주 낯설지만 등불이 '온다'고 합니다. 굳이 왜 이런 표현을 사용했을까 하고 좀더 수월한 표현을 찾는다면 본문을 고쳐 현재 한글성경처럼 읽을 확률이 높습니다.

그러나 그 순간 본문은 그 취지를 잃게 될 것입니다. 질문을 던지되 본문을 고쳐 답하는 것을 멈추고 본문 속에서 답을 찾으려고 해야 합니다. '온다'는 말은 등불이 일반적인 등불 비유가 아니라 좀더 특정한 무언가를 가리키는 말로 사용되었음을 암시합니다. 4장 앞뒤 본문에서 후보로 떠오르는 것은 하나님의 나라뿐입니다. 혹은 그 나라의 중심인 예수일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비밀이지만 그것은 언제까지나 베일에 가려 있을 수는 없습니다. 등불은 일반적으로 방 전체를 비추기 위해 밝히는 것이지 말이나 평상 아래 만을 비추기 위한 것일 수 없습니다. 하나님의 나라 소식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은 그 비밀이 예수의 제자들에게만 허용될 수 밖에 없지만, 그것은 모두에게 드러나고 알려져야 할 것입니다. 지금  숨겨진 이유는 드러내지기 위함이고, 지금 감춰진 까닭은 와서 알려지기 위함입니다.

▲ 예수께서 하나님 나라를 이 땅에 선포하신 것과 같이 등불이 스스로 와서 세상을 밝히게 된다. ⓒGetty Image

등불 비유 속에는 또 한가지 감춰진 것이 들어 있습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빛으로 다가옵니다. 그 빛에 의해 드러나는 것은 이제까지 어둠에 가려졌던 세상의 모습입니다. 어둠 속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요? 사람들 가슴에 빛으로 자리잡은 하나님 나라의 모습에 세상은 불공정하고 부정하고 부패하고 불의한 모습으로 드러날 것입니다.

빛은 변혁의 열망을 낳고 행동을 일으킬 것입니다. 빛으로 나온 세상은 여전히 막강하지만 예전의 힘을 상당부분 잃었습니다. 하나님의 나라가 그 자리를 대신할 때까지 세상은 저항할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나라를 등경에서 끌어내릴 수 없습니다. 이미 사람들의  마음 속에서 불타오르며 빛을 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바로 등불입니다. 하나님의 나라가 지금 여기에 와있습니다.

세상이 끌 수 없는 등불을 품고 행복해지는 오늘이기를. 등불되어 어둠을 밝히는 이날이기를.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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