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해외
아베 개각의 관전 포인트, 고이즈미 신지로?이헌모 교수, 아베 개각을 꿰뚫다 (2)
이헌모 교수(일본중앙학원대학교 법학부) | 승인 2019.10.07 17:56

지난 번 아베의 개각에 대한 분석에 이어서 생각을 정리해본다. 이는 어디까지나 개인의 단편적인 생각의 조각들을 주워 모아 정리한 것이므로 견해를 달리할 수도 있고, 나의 예상이 맞을 수도 틀릴 수도 있음을 전제하고 시작한다. 만일 내 예상이 맞게 되면 힘찬 박수를 보내주면 될 것이다.

지난 번 글 말미 부분에 고이즈미 신지로가 아베 뒤를 이어 바로 수상에 오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명기하였다. 이 점에 대해서는 다른 분들의 예상과 다소 이견이 있는 듯하다. 나는 졸저 <도쿄 30년, 일본 정치를 꿰뚫다> 에서도 명기하였듯이 고이즈미 신지로라는 젊은 정치가가 아버지 고이즈미 준이치로와 함께 수상 부자(후쿠다 다케오와 야스오 부자가 있음)로 등극할 것은 100% 틀림없는 일이라고 쓴 바가 있다.

고이즈미가 초고령사회 일본에서 40대 젊은 수상이 되어 일본호를 이끌고 갈 것이라는 점에는 한치의 이견도 없다.다만 그 시기가 언제이며, 어떤 절차를 밟아 수상 자리를 꿰차느냐가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 고이즈미 신지로 장관이 전면에 등장하는 바람에 한국 조국 장관 관련 뉴스가 사라졌다. ⓒ이헌모

결론부터 얘기하면 나의 예상은 아베- XXX- 고이즈미의 순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는 물론 2021년 9월에 자민당 총재 임기가 끝나는 아베가 순순히 총재직에서 물러난다는 전제하에 성립되는 시나리오다. 그리되면 아베의 후임으로 XXX가 수상이 되어 아베 퇴진 후의 후유증과 요동치는 정국이 어느 정도 정돈된 후에 고이즈미가 등극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물론 그 이유로 고이즈미의 나이가 현재 만 38세라는 점을 들 수 있지만, 나이가 젊다는 것은 무기가 될 수가 있고 약점이 될 수도 있는 요소이기에 나이와 경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당장 수상이 될 수 없다는 의미가 아니다. 내가 고이즈미의 수상 등극이 빨라야 차차기 정도일 것이라 예상하는 근거는 다음과 같다.

우선 일본의 정치체제가 대통령제가 아닌 의원내각제라는 점이다. 이는 아무리 국민적 인기가 높은 고이즈미라 하더라도 바로 수상이 될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라는 의미이다. 한국처럼 대통령을 국민이 직접 투표로 선출한다면 국민적 인기가 높은 고이즈미가 자민당 후보로 나와 선거전을 치른다면 가능성이 크겠지만, 일본은 의원내각제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지금 일본의 정치지형은 자민당에 의한 일당 지배체제가 60년 이상 이어지고 있다. 통상 중의원 선거를 통해 제1당이 된 정당의 대표가 국회에서 수상으로 선출되는 구조이다. 따라서 고이즈미가 수상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자민당 총재라는 자리를 꿰차야만 한다.

자민당은 2019년 7월 현재 중의원 의석 465석 중 285석을 차지하고 있다. 그중에 제일 큰 호소다 파(아베 수상의 파벌, 96명)을 포함하여 7개의 파벌이 호시탐탐 총재직을 노리는 형국이다. 그러나 고이즈미는 지금까지 어느 파벌에도 속하지 않고 있다.

이 말은 고이즈미가 총재 선거에 나선다면 파벌의 역학구조를 극복하여야 함을 뜻한다. 즉 자민당의 파벌정치가 과거에 비해 구심력을 잃고 영향력이 축소되었다고 하지만 자민당 내 정치 역학이 파벌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음에는 변함이 없다.

물론 자민당 내에서도 고이즈미를 지지하는 무파벌의 의원들이 수십 명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그러나 명확하게 지지를 표명하고 구성원 전체가 일사불란하게 보스의 총재 당선 목표를 향하여 힘을 모을 수 있는 파벌을 얼마나 흡수할 수 있느냐가 승패의 관건이 된다. 지금 고이즈미의 능력으로는 어림도 없을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고이즈미가 수상이 되려면 국민적 지지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와 함께 자민당 내 동료 의원들의 확고한 지지를 확보해야 한다는 전제가 뒤따른다.

따라서 고이즈미는 환경 대신으로 국정 경험을 쌓으면서 정책능력과 국민적 인기 양면에서 평가를 받을 수 있어야 비로소 총재로 등극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아베가 지금까지 자신에게 각을 세우며 비협조적이었던 고이즈미에게 장관 포스트를 내 준 것도 자의라기보다는 타의에 의한 결과이다.

또한 자신의 헌법 개정과 차기 총선 등의 선거를 의식한 인사이다. 고이즈미의 국민적 인기를 향후 선거와 헌법 개정을 위한 여론 조성에 적극 활용하고자 하는 포석이다. 내 생각엔 아무리 보아도 아베가 후임자로 생각하는 인물은 고이즈미가 아닌 000 인 것 같다.

이외에도 일본 조직의 년공서열을 중시하는 문화도 고이즈미의 빠른 등판에 걸림돌이 될 것이다. 특히나 원로들이 지금도 현역으로 권력 핵심부에 포진하고 있는 자민당의 구조로 볼 때, 고이즈미는 장래성도 있고 국민적 인기가 높기에 선거에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는 하나의 ‘패’에 불과할 수도 있다. 더구나 지난번 참의원 선거에서 야당에 새로운 돌풍을 일으키며 향후 일본 정치지형의 변화를 에고한 레이와신선조의 야마모토 타로와 같은 젊은 야당 정치인을 견제하는 ‘대항마’로 고이즈미가 지극히 유효함을 자민당의 노회한 원로들은 익히 알고 있음이다.

개각 이후 연일 TV 를 비롯한 언론에서 고이즈미 띄어주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보니 그리 보일뿐, 현실 정치 세계는 드라마보다도 복잡하고 냉혹한 복마전 같은 곳이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아무튼 난 고이즈미는 빨라야 아베의 차차기로 등장할 것에 500엔을 걸었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흥미위주의 분석이긴 하지만 정치는 생물과도 같은 것이니 향후 어찌 굴러갈지는 나도 모르고 당신도 모르고 우리 모두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증폭하는 궁금증에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구상해 보고 이렇게 소설을 쓰며 점쳐보는 것이다.

그러면 고이즈미 얘기는 이 정도로 갈무리하고 그럼 포스트 아베로 차기 총리로 가장 유력한 XXX 와 OOO는 누구이며, 이번 개각의 특징과 향후 한국과의 관계에 대하여 조명하는 것은 다음 글에서 논해 보겠다.

이헌모 교수(일본중앙학원대학교 법학부)  webmaster@ecumenian.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헌모 교수(일본중앙학원대학교 법학부)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종로구 김상옥로 30, 402호  |  제호 : 에큐메니안
대표전화 : 070-4252-0176  |  팩스 : 0303-3442-0176  |  등록번호 : 서울 자 00392  |  등록일 : 2012.10.22
발행인 및 편집인 : 이해학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해학  |  E-mail : webmaster@ecumenian.com
Copyright © 2019 에큐메니안.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