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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되어버린 자본주의에서 기본소득과 여성을 말한다NCC신학위, 2차 ‘기본소득과 신학’ 발표회 열어
이신효 | 승인 2019.10.09 19:28

매년 9월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개신교 각 교단들의 총회는 교단 소속 교우들 뿐만 아니라 타교단 교우들에게 큰 관심을 불러 일으킨다. 이유는 자신이 속한 교단 대표들의 결정이 교단과 교계, 나아가 한국사회에 전해질 파급력 때문이다. 올해 각 교단 총회는 더욱 그러했다.

교회의 의미를 상실한 시대, 하나님 나라를 말한다

‘동성애 지지자 목사안수 불허’, ‘주례없는 결혼식의 비신학적 정의’ 등 사람들의 흥미를 가질만한 결정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중에서도 단연 사회의 관심을 끈 것은 ‘명성교회 세습’ 건이었다. 총회는 원로목사의 은퇴 5년 후 위임목사 청빙을 결정했고, 찬성과 반대 측의 합의로 이루어진 것이라는 설명과 함께 절대로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고 결정했다.

이에 대해 일부 측에서는 교회가 신사참배보다 더 비참한 결정을 했다고 평가한다. 한국교회가 스스로 돈의 노예, 자본을 섬기는 신자가 되었다고 선언한 결정이라며 날을 세워 비판하기도 했다.

▲ 순천중앙교회 홍인식 목사는 기본소득이 하나님 나라를 전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신효

이러한 혼란한 상황 속에서도 마치 진흙탕 속에 핀 연꽃과 같다면 과한 비유라는 지적을 받겠지만, 그리스도인이 추구해야 할 분명한 목표인 “하나님 나라를 이 땅에”라는 취지를 앞세우고 강연이 개최되었다. NCCK(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이홍정 목사) 신학위원회(위원장 목사, 이하 NCCK신학위)가 연속강연으로 마련한 “기본소득과 신학”이다. 지난 9월17일(화)에 이어 두 번째 강연이다.

10월8일(화) 오후 6시30분부터 서대문 감신대 웨슬리 2세미나실에서 진행된 두 번째 강연의 제목은 “기본소득, 하느님 나라를 이 땅에: 사회의 지속가능성과 기본소득, 그에 대한 신학의 변호”였다. 강연자로 순천중앙교회 홍인식 목사와 충남대 경제학과 윤자영 교수가 나섰다. “신자유주의 양극화와 해빙신학 그리고 기본소득”과 “사회적 인구 구성의 변화(고령화·저출생 상황, 부양과 양육의 문제)와 기본소득”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참석자들은 교회와 사회를 아우르는 민감한 주제들이 전면에 내새워진 강연들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교단과 개인들의 일탈로 치부할 수 없는 현 교계 상황을 목표를 잃어버린 교회가 얼마나 추해질 수 있는지 보여준다며 교회의 존재 목적인 하나님 나라를 이 땅에 실현하는 구체적인 한 모습으로서의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는 현 시대에 적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본소득, 하나님 나라를 전하는 것일 수 있다

이번 강연에서 첫 강연을 맡은 홍인식 목사는 명성교회 세습 문제에 대해 날선 비판을 가한 후 “기본소득이 기독교 신앙에서 낯선 것일수 있으나, 현실에서는 우리가 다루어야 할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된다.”며, “시장이 우상이 되어 가난한 사람을 양산하는 상황에서 기본소득 전도사는 하느님 나라를 전하는 것일 수 있다”고 자신의 발표를 시작했다.

이어 그는 “이미 우리의 신은 하느님이 아니라 시장으로 대변되는 신자유주의가 되었다.”고 지적하고, “그 어느 누구도 시장에 대해서 비판하거나 의문을 품지 않고, 그 어떤 정부도 좌우를 막론하고 시장에 문제를 가하지 않는다. 시장이 문제가 있다고 말하는 순간 이단아가 되는 것”이 그 이유라고 주장했다.

계속해서 홍 목사는 노동과 소득, 대가와의 관계를 설명하며 창세기의 에덴동산을 그 예로 들었다. 그는 “성서에서 처음 말한 에덴에서는 노동이 없는 소득이 있었다”며, 이브와 아담이 먹은 양식들은 “부의 축적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양식이었다는 것에서 노동과 댓가의 관계를 새로이 만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홍 목사는 강의 중에도, 그리고 마지막에도 그는 “시장으로서의 신, 그 우상에 대한 개념이 없으면 기본소득도 결국 시장에 우롱당할 것이”라며, 그 이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기본소득, 여성의 사회적 지위를 후퇴시키는 것 아냐

이어 윤자영 교수(충남대 경제학과/이하 윤 교수)가 두 번째 강연을 이어갔다. 먼저 윤 교수는 “돌봄노동”이라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 돌봄노동은 우리 사회에서 여성이 전담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노동으로서, 가사, 육아, 노인 복지 등 시장경제 사회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지만 누구나 필요한 노동을 의미한다.

▲ 충남대 윤자영 교수는 자본주의 시장이 여성을 노동 인력으로 끌어들이며 돌봄노동을 은폐시켜 왔고 기본소득은 이러한 돌봄노동을 사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이신효

윤 교수는 “돌봄 노동이 시장경제의 사회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젠더문제가 사회의 이슈로 대두되면서 여성의 사회진출이 성평등의 시작이라는 것으로 인식되었다고 설명했다. 이것은 자본주의 시장이 여성의 시장투입을 야기했고, 사회적 재생산의 일환이 ‘돌봄노동’을 소외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어 윤 교수는 “한편으로 남성은 시장노동을 담당하고 여성은 돌봄노동을 담당했던 사회에서, 기본소득이 이러한 젠더불평등의 대안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한편으로는 기본소득이 오히려 여성에 대한 이해를 후퇴시킬 것이라는 주장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돌봄이 여성의 산물이었기에 때문에 돌봄과 기본소득을 함께 보는 것이 여성의 지위를 가부장 시대로 후퇴시킨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윤 교수는 이러한 주장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그러한 상황이 기본소득과 돌봄노동의관계를 연구할 이유가 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윤 교수는 “돌봄에 대한 선호는 여남을 불문하고 존재한다”며, “기본소득은 여성조차도 돌봄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 돌봄에 대한 선호가 실현되고, 그것이 여남을 불문한 인간의 자유를  보장할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기본소득의 중요성에 대해 “남성이 시장노동을 하고 여성이 돌봄노동을 하는 성별분업이 아니라, 하고 싶은 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기본소득과 하나님 나라와의 연관성?

사회적으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시작된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를 하나님 나라와 맞물려 논의한다는 것 자체가 큰 논란을 가져올 수 있는 부분이다.

기본소득을 통해 일정 수준의 삶의 질을 담보하는 것이 하나님 나라의 가치와 등치시킬 수 있는가에 대한 신학적 논란이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논란이 일어난다면 침체된 한국교회에 오히려 활력소가 될 것이고 사회와의 소통을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신효  shinhyo100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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