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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적 진실과 대면하는 용기(다니엘 10:1-21)천천히 걷자
여상범 목사(제주신흥교회) | 승인 2019.10.22 01:40

힛데겔 강변에서 환상을 본 다니엘은 기절(רָדַם)해버리고 말았습니다(9절). 다메섹으로 가던 길에 주님을 만난 바울이 눈이 멀어버렸던 것처럼, 다니엘은 매우 강렬한 환상체험을 한 것입니다.

하나님의 사자는 기절한 다니엘을 일으켜 세우고(10절), 하나님의 말씀을 대면하는 데 필요한 용기를 다니엘에게 불어넣어 줍니다(12,19절). 현실을 직시하고 진실과 대면하는 일은 호기심과 열정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그 진실을 감당할 용기가 함께 있어야 가능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이 환상 가운데 들은 계시는 전쟁에 관한 것인데(1절), 사실 그 핵심은 그 전쟁들의 끄트머리에 이스라엘이 당하게 될 심각한 고난에 관한 계시인지라 다니엘은 깊은 시름에 잠겨서 3주 동안 금식에 준하는 의식을 행합니다(3절).

강렬하게 바라던 소망이 무참히 깨질 때 믿음이 함께 무너져내리곤 합니다. 이스라엘은 바벨론 포로 생활의 끝이 하나님의 최종적인 구원이기를 강렬하게 소망했고, 예루살렘에서 주님의 평화를 온전하게 누리기를 바라며 쉼 없이 기도했으나, 그 소망에 대한 응답은 평화가 아니라 전쟁이었습니다.

▲ 다니엘이 환상 중에 본 인자의 모습 ⓒGetty Image

그로 인해 ‘하나님께서 또다시 우리를 버리시는 것인가?’ 하는 불안감이 엄습해오자, 다니엘은 말 문이 막히고(15) 몸을 가누기 어려울 정도로 맥이 빠져버렸습니다(17절).

원망이 가장 쉽고 간편한 해결책이었을 테지만, 다니엘은 다시 마음을 집중하고 들음을 선택합니다(19절). 그리고 결국 그 들음의 끝에서 하나님의 위로를 얻게 됩니다.

“너는 가서 마지막을 기다리라 이는 네가 평안히 쉬다가 끝날에는 네 몫을 누릴 것임이라”(단12:13).

고난은 누구에게나 비켜 가고 싶은 것이지만, 그것을 직면할 힘과 용기를 얻는다면 그다음까지를 볼 수 있게 됩니다. 그 힘과 용기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자 귀를 기울이는 자에게 허락된 힘과 용기이고, ‘그다음’이란 어떤 고난으로도 무너뜨릴 수 없는 소망의 산성입니다.

그러므로 다니엘이 본 것은 결국 전쟁이 아니라 소망이 되겠습니다. 고난을 직면하자 새로운 소망의 문이 그에게 나타난 것입니다. 하나님의 선하신 계획을 믿고 낙심하지 말고 기도합시다. 당장의 괴로움이 무너뜨릴 수 없는 평안을 주실 줄로 믿습니다.

여상범 목사(제주신흥교회)  uptige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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