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성서
무엇을 더 어떻게 하라구요(호세아 8:1-14)천천히 걷자
여상범 목사(제주신흥교회) | 승인 2019.11.19 18:40

정말로 중요한 것은 무시하면서 덜 중요하고 형식적인 것은 성실하게 지키는 예가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들 가운데에서 매우 자주 나타납니다. 이것은 밥 먹을 때 기도는 안 빼먹고 잘하면서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들에게 전혀 관심이 없다거나, 교회는 안 빠지고 잘 나오는데 신앙에는 별 관심이 없고 비즈니스 확장(정치 포함)에만 관심이 있다거나 하는 등의 간단한 예를 통해 설명해 볼 수 있습니다.

‘고기를 먹을 때 먼저 하나님께 제물로 드린 후에 먹는’(12절) 행위는 율법적으로 중요한 부분이기는 하지만, 우상숭배 문제처럼 신앙의 본질을 구성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이스라엘은 하나님을 섬기기 위해 쌓은 제단에서 다른 신에게 제물을 드림으로써(11절) 신앙의 본질을 무너뜨리면서, 고기를 먹을 때는 하나님께 먼저 제물로 드리고 먹는 이율배반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런 현상의 원인은 신앙의 형식만 따지고 본질을 묻지 않은 데에 있다고 할 수 있을 듯합니다. 지키기 쉬운 것은 지키고, 까다롭거나 어려운 것은 ‘패싱’하는 일이 습관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라고도 표현해 볼 수 있을 듯합니다.

▲ 하나님의 제단 위에 우상을 세운 이스라엘 ⓒGetty Image

‘먹고 사는 일만 해도 힘들어 죽겠는데, 그 힘든 와중에 주일성수 하면 훌륭하지, 얼마나 더 어려운 일을 하라는 것이냐?’라고 묻고 싶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바로 이와 같은 질문이 무의식적으로 우리를 사로잡고 있는 형식주의적인 신앙을 표출하고 있습니다. 좋은 신앙은 남들보다 뭔가를 더 하는 것이라는 업적주의가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바라시는 것은 사람들이 더 죄를 많이 지어서 더 많은 제물을 들고 오는 것이 아니지 않겠습니까? 그런 일을 바라는 것은 삯꾼인 제사장들 뿐입니다. ‘제사보다 인애(헤세드), 제물보다 하나님을 아는 지식’(호6:6)이라는 말씀이 가리키는 대로,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남들 보라고 하는 형식적인 행동이 아니라 우리 삶의 기본적인 원리가 믿음이 되게 하는 것입니다.

‘먹고 사는 일 따로, 믿음 따로’ 가는 까닭에 기독교 국가를 자처하는 미국이 세계 최대의 무기 생산국이자 전쟁광의 나라가 되었고, 하나님의 백성을 자처하는 이스라엘이 무고한 팔레스틴 주민들의 생활 주택을 향해 무시무시한 공격을 퍼부어대면서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게 되었습니다.

‘개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쓰면 된다’고 자위하는 것은 사람의 눈을 가릴 때나 하는 말입니다. 모든 것을 알고 계시는(호7:2) 하나님 앞에 선 사람은 ‘개처럼’ 벌어서는 안 됩니다. (개에 대한 모욕이 되겠네요.)

하나님께서는 먹고사는 일 자체를 믿음에 따라 하도록 요청하십니다. 우리의 삶이 하나님께 드려지는 거룩한 산 제물이 되기를 요청하시는 것입니다(롬12:1). 그래야 생명의 호흡을 심고 파괴의 폭풍을 낳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7절, 7절의 ‘바람’은 ‘루아흐(רוּחַ)’입니다. 루아흐는 생명, 호흡, 영 등의 뜻을 지닌 단어입니다).

먹고 사는 일에 매인 ‘배의 종’(빌3:19)이 되지 않고, 하나님께 매인 믿음의 종이 되기 위하여 기도하기를 멈추지 맙시다.

여상범 목사(제주신흥교회)  uptiger@hanmail.net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여상범 목사(제주신흥교회)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종로구 김상옥로 30, 402호  |  제호 : 에큐메니안
대표전화 : 070-4252-0176  |  팩스 : 0303-3442-0176  |  등록번호 : 서울 자 00392  |  등록일 : 2012.10.22
발행인 및 편집인 : 이해학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해학  |  E-mail : webmaster@ecumenian.com
Copyright © 2020 에큐메니안.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