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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적 성교육’을 경계한다기독교 성교육의 한계와 방향
임정혁 소장(한신교육연구소) | 승인 2019.12.21 16:45

교회 성교육은 성경을 토대로 해야 합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성경적 성교육을 경계합니다.

기독교 성교육은 어떤 내용을 담아야 하는가

언뜻 ‘성교육’은 ‘성’ 하나만을 다루는 ‘한’ 주제의 교육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성교육은 성폭력, 성의학, 성가치관, 성인지 감수성 훈련, 성 관련 법률, 철학과 인간학 등 매우 다양한 분야로 나뉩니다.

성교육 강사는 성인지 관점을 토대로 기존의 이런한 내용을 해체하고, 종합하며 다시 재구성하는 학습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그동안 남성 중심적 자본과 권력, 미디어 등에 의해 형성되어 온 성 인식 관점과 체계, 그 문화와 제도 등의 역사를 낯설게 바라보며, 성적 주체 모두를 위한 건강한 성 인식 관점과 체계, 문화 형성을 위한 창의적이면서 도발적이고, 매우 의미 있는 작업을 진행하게 되는 것입니다.

▲ 기독교적 혹은 성경적 성교육을 제대로 정립하지 못한 한국교회의 성교육의 문제점을 짚어보아야 한다. ⓒGetty Image

교회 성교육 강사 역시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각 세부분야에 대한 철저한 전문적 학습을 거쳐야 합니다. 자신의 인식체계와 한계를 알고, 우리 사회의 자리를 점검하며, 한 개인의 성 또는 조직과 사회의 성 문제라는 것이 단순히 그 사람만의 문제가 아닌 일련의 통전적 과정의 산물임을 명확히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내가 속한 조직, 우리 사회 전반의 측면을 변화시키거나 또는 영감을 주는 공감과 소통, 성장의 과정을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교회 성교육은 또다시 여기에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이는 깊은 신학적 논의와 연구를 통해 말씀과 하나님 나라의 지평에서 비판적 융합이 이뤄지며 진행되어야 합니다. 성령의 조명과 인도 아래 우리는 무엇이 하나님 나라를 향한 걸음이고, 한 사람과 사회를 살리는 길인지 끊임없이 묻고 기도하며 나아가야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걷다 보면 기존에 사회에서 진행하는 성교육의 결과를 받을 수 있는 게 있고, 받을 수 없는 것이 나오기도 합니다.

기독교적 성교육의 한계

이런 맥락에서 저는 지금 한국 교회에서 진행되는 성에 관한 일련의 활동과 교육에 대해 많은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그간 저는 지난 십수년간 현장에서 일해오며, 여러 활동가로부터 '제발 목사님이 상담소 운영 좀 하지 말라'는 얘기를 들어 왔습니다. 폭력 피해자에게 인내와 수용을 요구한다거나 자신의 몸 가짐 등을 따지는 2차 가-피해를 유발하는 사례를 너무나도 많이 보아 왔던 것입니다.

또한 현재 교회에서 진행되는 성교육을 보면, 앞서 기술했던 매우 복잡하고, 엄밀한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사회 성교육의 내용을 그대로 가져오거나 반대로 그저 성경에서 '성'에 대해 뭐라 하더라...는 식의 성교육을 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이것은 성교육의 방향성도 없고, 뼈대도 없는 것이기에 공감과 소통을 일으키지 못하고, 새로운 영감을 주며 한국 교회 전반의 변화를 유도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으며, 때론 거센 반발과 저항을 야기하기도 합니다.

여기서 잠깐, 한 목회자가 설교를 한다는 것은 무엇인지 묻고 싶습니다. 저는 이것을 성서주석과 해석, 개인의 삶과 사회에 대한 인식, 자신의 자리에 대한 성찰 등 매우 깊고, 복잡한 과정을 성령의 인도하심과 말씀의 빛 가운데 진행하는 매우 은혜롭지만 무섭고, 책임 있는 그러나 설레는 일을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지난 십 수년간 교회 성교육을 연구 및 진행하면서, 이를 설교 자체에 등치시켜 비교할 것까지는 아니지만, 이에 준하는 매우 철저하고 책임 있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 일이라 느꼈습니다. 성이란 것이 우리 사회나 개인의 삶에 있어 모든 것은 아니지만 매우 핵심적인 요소임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기독교적 성교육, 어떻게 해야 할까

교회 성교육은 분명 성경을 토대로 진행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 뼈대와 방향성 없이, 우리의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학문적 탐구, 성령의 조명 없이 성경 구절 몇 개로 진행해서는 안 됩니다. 또 사회에서의 그것을 그대로 가져와서도 안 됩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다시 교회 성교육은 성경을 토대로 해야 합니다. 성경에 대한 매우 깊은 고도의 연구와 영적인 탐구의 과정이 성교육과 온전히 만나게 될 때, 비로소 우리는 건강한 성경적 성문화와 가치관을 만들어나갈 수 있게 될 것입니다.

▲ 한신교육연구소 임정혁 소장(사진 제일 왼쪽)

임정혁 소장(한신교육연구소)  kkuks8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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