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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 전야에 고난 받는 이들과 함께 하는 새벽송한국 사회 모순이 쌓인 곳을 찾아 성탄의 의미 나눠
이정훈 | 승인 2019.12.25 01:56

“예수님께서 마굿간 말구유에서 태어나셨을 때, 목동들은 들판에서 양들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태어나셨다는 것을 가장 먼저 전해 들은 사람들이었습니다. 바로 여러분처럼 노동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저는 여러분들이 잠들어 있는 시대에 깨어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시대가 잘못 가고 있음을 일깨워주는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진광수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 하는 모임 사무총장이 12월24일 성탄절 전야에 톨게이트 노동자들의 광화문 농성을 찾아 건넨 성탄절 인사였다.

▲ 고난 받는 이들과 함께 하는 모임 진광수 사무총장이 성탄절 전야, 광화문에 마련된 톨게이트 노동자들을 찾아 새벽송을 전하며 성탄의 기쁨을 전했다. ⓒ이정훈

이날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모임’, ‘평화교회연구소’, ‘한국기독청년협의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고난 받는 이들과 함께 하는 새벽송”은 한국 사회 고난받는 이들의 현장을 찾아 그리스도의 탄생을 축하하고 연대의 뜻을 전한 것이다.

우리 사회 모순이 켜켜이 쌓인 곳, 해고노동자들과 장애인들

새벽송이 첫 번째로 찾은 곳은 9년이 넘도록 사측의 부당해고에 맞서 싸우고 있는 세종호텔 해고노동자들이었다. 세종호텔 정문에 천막을 차리고 부당해고와 원직복직을 촉구하며 싸우고 있는 농성장이었다. 새벽송 일원들은 농성장을 찾아 새벽송을 부르고 준비한 선물을 나누었다.

이 자리에서 김난희 조합원은 “9년 가까이 싸우는 동안 많은 사람들이 떠나갔다.”며 “우리들에게 평화가 깃들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 명동역 세종호텔 앞에서 해고노동자들의 복귀를 촉구하는 농성장을 찾은 새벽송 일원들 ⓒ이정훈

이어 새벽송 일원들은 을지로 위치한 국가인권위원회 건물 1층에서 농성을 진행 중인 “장애인등급제 ‘진짜’ 폐지 농성장”을 찾았다. 문재인 정부가 장애인등급제 완전 폐지를 공약하며 5년간의 광화문 지하 농성장을 마무리했지만 올해 8월 장애인들의 손에 쥐어진 것은 중증 장애인과 경증 장애인으로 이원화시킨 “가짜 장애인등급제 폐지”였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박명애 대표)를 비롯 진보적 장애인인권단체들은 다시 인권위 1층에 농성장을 마련한 것이다.

이들이 인권위가 위치한 건물에 농성장을 마련한 것은 이 건물이 기획재정부 소유의 건물이기 때문이다. 즉 장애인등급제 폐지를 위해 소유되는 예산을 기획재정부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서 이곳에 농성장을 마련한 것이다. 장애인등급제 ‘진짜’ 폐지를 위한 예산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장애인등급제 ‘진짜’ 폐지 농성장”을 찾은 새벽송 일원들은 성탄의 기쁨을 나누며 새벽송을 부르고 선물도 증정했다.

▲ 새벽송 일원들이 인권위 1층에 마련된 “장애인등급제 ‘진짜’ 폐지 농성장”을 찾았다. ⓒ이정훈

노동자들이 웃을 수 있는 세상을 위해 싸우는 사람들

또한 새벽송 일원들은 세종문화회관 옆 톨게이트 노동자들의 농성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지난 8월29일 대법원이 톨게이트 노동잗을의 손을 들어줬음에도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은 “승소자들만 고용하고 나머지 수납원들은 직접 고용하지 않겠다.”고 밝혀 사태가 마무리 되지 않은 것이다. 이에 톨게이트 노동자들은 광화문에 농성장을 마련하고 모든 톨게이트 노동자들의 직접 고용을 촉구하며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광화문에서 톨게이트 노동자들을 만난 새벽송 일원들은 미리 준비한 승합차로 노량진 수산시장 농성장을 찾았다. 노량진 수산시장을 둘러싼 갈등은 한두마디로 정리가 될 수 없을만큼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 1927년 ‘경성수산’이름으로 개장한 노량진 수산시장은 서울역 일대에 있다가 서울역이 개발되자 현재 위치인 노량진으로 이전되었다.

▲ 톨게이트 노동자들의 전원 고용을 촉구하는 광화문 농성장을 찾아 새벽송 일원들이 찬송가와 선물을 증정했다. ⓒ이정훈

노량진 수산시장의 관리를 맡고 있는 수협이 수산시장을 관리하기전까지는 ‘한국냉장’이 관리하고 있었다. 1997년도 IMF 때 김대중 정부가 공기업 민영화 방안을 추진하면서 한국냉장도 매각 수순을 밝았다. 이후 2002년부터 수협중앙회가 관리운영을 이임 받았고 이후 수협이 노량진 수산시장을 관리해왔다.

수협은 2007년부터 현대화 시장을 계획하면서 2015년 10월 완공 하기 전 시장 상인들을 상대로 자리 추첨을 하고 본격 이전에 착수했다. 하지만 구시장 상인들은 완공된 신시장을 보자 반발했다. 도면과 다르다며 신시장에 입주하지 않겠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즉 면적도 좁고, 사방이 막혀 있어 통로 측 가게가 아니면 매상이 심하게 떨어져 구시장보다 매출이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다. 여기에 구시장에서는 한달에 임대료로 30~40만원 정도를 냈는데 신시장은 두 배 가량을 내야한다는 것이다. 상인들에게는 큰 타격일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신시장으로 이전을 마무리하려는 수협측과 구시장을 지키려는 상인들의 갈등은 폭력 사태를 빚고 했다. 수협측 고용인들의 강제 철거 과정에서 폭력 사태가 일어난 것이다. 인권위는 이에 대해 시정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아직 문제 해결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상인들은 농성장을 마련하고 구시장을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는 중이다. 새벽송 일원들은 이들 상인들을 찾아 새벽송을 전하고 선물도 증정한 것이다.

▲ 수산시장 이전 문제로 수협과 대치하고 있는 수산물 시장 상인들을 찾아간 새벽송 일원들 ⓒ엘림교회 한광수 목사

마지막으로 새벽송 일원들이 찾은 곳은 강남역 부근에 자리잡은 “삼성 & 콜트 농성장”이었다. 콜트콜텍 해고 노동자들의 싸움은 올해로 12년째이었다. 최장기 투쟁을 이어 오고 있다.

100억대 이윤을 남기고 있으면서도 2007년 인천 부평의 콜트악기 노동자 56명에 대한 정리해고에서부터 시작해 2008년 부평공장 폐업과 남은 노동자 125명 해고까지 노동자들의 사업장은 폐쇄의 길로 이어졌다. 그렇게 시작된 콜트콜텍 노동자들의 싸움은 이제 13년째로 접어들기 직전이다.

또한 강남역 사거리 20여 미터 CCTV 철탑 위에서 김용희 씨가 고공농성을 시작한 지 200일을 앞두고 있다. 삼성의 무노조원칙을 깨고 노조를 결성하려다가 1997년에 김용희 씨는 해고된 것이다. 김용희 씨 개인적으로는 20여 년을 싸우고 있는 것이다.

김용씨는 이렇게 외친다. “삼성이 노동자들에게 머리 숙여 사죄하는 날까지 싸우겠다.”고 말이다.

▲ 강남역에 위치한 콜트콜텍 농성장과 삼성해고노동자 김용희 씨를 찾은 새벽송 일원들 ⓒ엘림교회 한광수 목사

따뜻한 성탄절이 되었기를

2년만에 다시 재게된 고난 받는 이들과 함께 하는 새벽송, 이들이 찾은 농성장은 한국 사회의 모순을 직시할 수 있는 곳이다. 이들의 문제가 해결되는 사회, 이들이 웃을 수 있는 사회를 위해 예수께서 오신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들에게 따뜻한 성탄절이 되었기를 희망하며 새벽송 일원들은 흩어졌다.

이정훈  typolog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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