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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좋으려고” 드리는 예배(아모스 4장 1-13)천천히 걷자
여상범 목사(제주노회) | 승인 2019.12.27 16:50

벧엘은 하나님과 이스라엘의 만남이 시작된 곳이고, 길갈은 가나안 땅의 역사가 시작된 곳입니다. 아브라함과 야곱이 하나님의 약속을 받고 제단을 쌓은 곳이 벧엘입니다. 그리고 여호수아가 요단강을 건너 12지파의 기념비를 세운 곳, 사무엘이 사울을 왕으로 세운 후 이스라엘 백성들과 함께 새로운 국가의 시작을 선포한 곳이 길갈입니다.

그러므로 이스라엘이 ‘벧엘에서 범죄하고 길갈에서 죄를 더했다’(4절)는 말씀의 뜻은, 이스라엘이 하나님과 맺은 관계를 어그러뜨리는 죄를 지었다는 뜻으로 풀이될 수 있겠습니다.

▲ 어느새 예배가 하나님을 달래기 위한 예배가 되어버리지 않았는지 돌아보아야 한다. ⓒGetty Image

그리고 그들이 아침마다 희생제물을 드리고 삼일마다 십일조를 바치고 수은제와 낙헌제를 드리는 일을 자신들의 기쁨으로 삼았다는 말씀은(5절) 정말로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죄를 적당히 하기 좋은 일, 즉 ‘돈 내는 일’로 무마하려 했다는 의미가 되겠습니다. 게다가 수은제(감사제)는 누룩 없이 드려야 하고(레7:12) 낙헌제(자원제물)는 자랑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되는데, 그나마 드리는 제물조차 엉터리로 드렸습니다.

6절부터 11절까지 기록된 말씀은 이스라엘의 아둔함, 무감각함에 대하여 질책하는 내용입니다. 이전 시대에 하나님께서 벌을 내리실 때 사용하셨던 여러 가지 표적(sign)들을 보여주셨으나 그들이 하나님께 돌아오지 않았음을 지적하십니다. 즉, 자신들의 죄를 깨닫지 못했음을 책망하신 것입니다.

이제 이스라엘은 자신들의 어긋난 행실들(1절)과 하나님을 멸시한 행위들(4-5절)에 대한 책임을 물으시는 분과 만날 준비를 해야 합니다(12절). 마음 단단히 먹고 온 세상의 주인이자 주권자이신 하나님(13절)이 행하실 심판을 직면할 채비를 해야 합니다.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역사의 심판”이라는 것을 달게 받아야 할 처지가 된 것입니다.

하나님을 경외하지 않는 백성이란 다름 아닌 정의를 짓밟고, 진리를 왜곡하고, 진실을 외면하는 백성들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그런 백성들이 드리는 예배나 제물은 하나님께서 받지 않으십니다. 그것들은 그저 “자기 좋으려고” 행하는 가식적인 예배일 뿐입니다.

하나님께서 받으시는 진정한 예배는 마음의 중심을 그분에게 드리는 예배, 그분에게 ‘돌아온 자’가 드리는 예배입니다. 그리고 하나님께 돌아오는 일이란 다름 아닌 자기 죄를 회개하는 일입니다. 날마다 회개하며, 자기를 죽이고 하나님께 돌아오는 일을 게을리하지 맙시다.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있습니다.

● 수은제(레7:12)의 무교병에 대한 알레고리적 묵상 한 줄 : 무교병은 누룩을 넣지 않은 빵입니다. 누룩은 밀가루를 부풀게 합니다. 감사제를 드릴 때 누룩을 넣지 않은 빵을 드린다는 것은, 우선 감사의 기본이 출애굽 사건과 관련이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보아도 좋을 듯합니다.

그와 더불어 감사의 예물, 특히 우리가 ‘감사헌금’이라는 제목으로 드리는 예물을 드릴 때는 순수하게 감사만을 담아서 드려야 한다는 뜻으로 무교병의 의미를 이해해 볼 수 있겠습니다. 감사예물을 드릴 때 ‘더 많이 돌려받고 싶은 마음’의 누룩을 넣어서 드리는 것은 감사의 본질을 흐리는 일이 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든 사람에게든 감사의 본질은 먼저 받은 것에 대한 보답이므로, 그 보답에 대한 보답을 기대하는 것은 우리 자신의 영적인 수준을 떨어뜨리는 일이 되고 말 것입니다.

여상범 목사(제주노회)  uptige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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