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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칫국부터 마시는 사람(아모스 5:18-27)천천히 걷자
여상범 목사(제주노회) | 승인 2019.12.31 17:13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안 하고 있는데 김칫국부터 마시게 되는 까닭은 현실을 잘못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리고 어떤 사람이 현실을 지나치게 비관하거나 혹은 낙관하고 있는데, 자신이 그렇다는 사실을 스스로 깨닫지 못한다면 그 사람은 잘못된 잣대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분명합니다.

이스라엘이 자기 신앙을 점검하는 기준은 모세의 율법이어야 했습니다. 율법은 그 자체로 완전무결한 것은 아니지만, 그것이 야훼 하나님과 이스라엘 사이에 맺어진 언약의 주춧돌이기 때문입니다.

▲ 오직 공법을 물같이 정의를 하수같이 ©Getty Image

하지만 이스라엘은 자신들의 신앙을 율법이 아닌 주관적 공로를 바탕으로 판단하고 있었습니다. 예배와 집회에 대한 출석률(21절), 헌금과 교회 봉사(22절), 뜨거운 통성기도와 찬양(23절) 등을 통해 자신들이 충분히 하나님께 인정받을 만한 신앙생활을 했노라고 자부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여호와의 날”이 임하면 자신들의 헌신과 노력이 보상을 받게 될 것이라고 확고하게 믿고 있었습니다(18절).

하지만 이런 것들은 하나님의 말씀, 곧 율법에 기초한 헌신이 아니라, ‘헌신하는 사람이 좋아하는 헌신’일 뿐이었음을 아모스 예언자는 예리하게 지적합니다(암4:5).

하나님께서 요구하시는 진정한 예배, 진정한 헌신, 진정한 기도와 찬양은 두 주인을 섬기지 않는 것이며, 의로우신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것입니다. 특별히 오늘 본문 말씀에서는 “오직 정의를 물 같이, 공의를 마르지 않는 강 같이 흐르게”(24절)하라고 명령하심으로써 하나님을 믿는 자들이 세상살이의 원리로 삼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선명하게 일러두고 계십니다.

오늘날 많은 교회가 부끄럽게도 하나님의 정의를 바로 세우는 일보다 교회를 유지하고 성장시키는 일에 헌신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기 교회가 가짜뉴스를 생산하고 유통하는 기지국 역할을 하고 있어도 창피한 줄 모르고, 정의를 짓밟고 있는 일본 정부에게 머리를 조아려야 한다는 말을 부끄러움 없이 내뱉고 있습니다. 이렇게 잘못된 잣대를 지니고 부끄러움을 잊은 신앙에 열중하다가는 “여호와의 날”이 구원의 날이 아니라 심판의 날이 되고 말 것입니다.

내 기준대로 믿는 믿음이 참된 믿음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의 기준을 따라 믿는 믿음이 참된 믿음입니다. 좋은 일만 기대하며 머리를 조아리는 기복신앙은 영생의 구원을 허락하신 예수님의 가르침과는 다른 믿음입니다. 하나님의 정의에 대해 깊이 묵상하며, 그분의 뜻을 세워가는 교회가 되도록 기도합시다.

여상범 목사(제주노회)  uptige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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