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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사람보다 주님 안에서 소중한 사람이 되겠습니다”노인수, 이 사람이 살아온 삶
노인수 | 승인 2019.12.31 17:17
올해로 10년 째 노숙인 사역을 펴고 있는 이수교회(담임 권영종 목사)는 해마다 어버이날과 성탄절 무렵에 노숙인들과 함께하는 예배와 잔치를 벌이고 있다. 올해 노숙인 성탄절 예배는 12월 7일 수도교회(담임 정현진 목사)에서 열렸다. 이날 예배에서 이수교회에 출석하는 노인수 씨가 간증을 하여 참석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권영종 목사의 노숙인 사역은 10여년 전부터 노숙인들 한두명씩 교회에 찾아오면서 시작되었다. 권영종 목사는 이들을 중심으로 성가대를 만들어 역할을 하도록 뒷바침했다. 노인수 씨의 간증 전문을 게재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노인수라고 합니다. 제 성이 노씨인 것은 저는 부모님에게 버려져 고아원에서 자랐는데 그 고아원 원장님 성이 노씨라서 저도 원장님 성을 따라 노씨가 되었습니다. 저는 전라남도 광주시 산동고아원에서 자랐습니다. 거기에는 방이 총 15개가 있고 각 방에는 이모라고 불리는 책임자분들과 밥해주시는 분들 모두 합하여 160명 정도가 생활하였습니다.

그곳에 살면서 많은 고생을 했습니다. 내가 중학교 2학년 때 원장님이 아들이 하는 양계장에 가서 일하라고 해서 갔습니다. 돈은 적금을 들어줄테니 일만 열심히 하라고 해서 그 말만 믿고 했더니 3년 동안 돈은 한푼도 안 주고 원장님 아들에게 매를 무수히 맞고 쫓겨났습니다. 연탄불 꺼졌다고 때리고, 사료 늦게 주었다고 때리고, 청소를 깨끗이 안했다고 때리고 해서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같이 일하던 친구하고 도망 나왔습니다.

도망은 나왔지만 막상 갈 곳이 없어 울면서 무작정 길을 가는데 어떤 아저씨가 “너 집이 어디냐”라고 묻길래 “저는 부모도 없고 집도 없어요.” 했더니 저를 중국집 설거지하는데 보냈습니다. 그곳에서 조금 일하다가 또 다른 아저씨의 소개로 공장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이 사장님도 저에게 월급 대신 적금을 들어준다고 했습니다. 그러다가 몇 년이 지나고 공장이 부도가 나서 사장님은 도망가고 저는 빈털터리로 공장을 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또 갈 곳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친구들이 있는 전라남도 광주에 갈려고 서울역으로 왔는데 차비가 없어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오락실이라는 곳으로 호기심에 들어갔습니다. 한참 구경하는데 어떤 아저씨가 “너 집이 어디냐”고 묻길래 “저는 집이 없어요.” 하니까 따라오라고 해서 서울역 건너편 후암동에 있는 만화방에서 낮에는 만화보는 손님, 밤에는 집이 없어 심야 2000원을 주면 잠도 자고, TV도 보면서 쉬는 그곳에서 심부름을 하면서 생활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곳에서 저는 처음으로 용돈이라는 것을 받았습니다. 그러면서 주위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세상 살아가는 것을 조금씩 알아가게 되었습니다. 노동일도 따라가고, 이삿짐일도 하면서 돈을 모아 쪽방을 얻어서 생활하기 시작했습니다. 일이 끝나면 사람들 만나서 술도 마시고, 밥도 먹고, 오락실도 가고, 때론 말다툼도 하면서 세상과 벗해 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IMF가 와서 일거리가 없어져서 방세도 못 내고 결국 길거리로 나와 서울역 지하도에서 노숙생활을 시작하였습니다. 교회에서 예배가 끝나면 주는 급식으로 끼니를 해결하며 살았습니다. 그때 제 몸이 많이 상한 것 같았습니다.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고 고달팠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 몸이 많이 피곤하고 아파서 아는 형을 통해서 수원에 있는 쉼터를 소개 받아 입소하게 되었습니다. 입소조건에 건강검진이 필수조건이라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이곳에서는 병명을 확인할 수 없으니 을지로 6가에 있는 국립중앙의료원에 가서 재검진을 받아보라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검사 결과 간암 3기라고 하였습니다. 순간 저는 너무 슬퍼 눈물이 났습니다.

쉼터 원장님께서 몸이 안 좋으니 경기도 가평에 있는 꽃동네로 가서 요양하라고 하셔서 짐을 차에 싣고 가는데 “이제 내가 죽는구나” 하고 생각하니까 눈물이 한없이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꽃동네에 있으면서 항암치료 두 차례를 받으면서 너무 힘들고 아파서 죽고 싶을 때도 있었습니다. 그 후 3년이 지나 건강이 많이 좋아져서 청소도 하고 봉사도 하며 꽃동네에서 잘 지내다가 그곳에서 제일 힘세고 고참인 형이 내가 힘없는 친구들을 도와주고 보살펴준다는 이유로 나를 때리고 화를 내고 모욕을 주었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곳을 떠나 도망 나왔습니다.

▲ 노숙인(출신)들로 이루어진 임마누엘 성가대가 수도교회에서 열린 ‘노숙인분들과 함께하는 메리 크리스마스’ 예배에서 찬양하는 모습.

그리고 다시 서울역 노숙인 상담소를 찾아갔더니 직원 선생님이 수급자로 나를 추천해주셔서 고시원방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평소에 알고 지내는 분이 교회에 가면 돈을 준다고 해서 여기 저기 교회를 전전하던 중에 이수교회(담임 권영종 목사)로 오게 되었습니다. 서로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노숙인들이 함께 모여 찬양 연습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권영종 목사님께서 직접 피아노를 반주하며 찬송과 찬양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어느 날 목사님께서 “저는 여러분이 찬양을 배워서 병든 자들과 어려운 사람들을 찾아가서 찬양하고 기도해주는 게 저의 꿈”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매주 수요일 찬양연습을 하고 토요일 예배와 성가대 찬양을 드렸습니다. 성가대 이름은 임마누엘 성가대로 하였습니다. 우리는 찬양과 말씀을 통해 조금씩 하나님을 알아가며 서로 사랑하고 용서하고 이해하는 것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찬양 연습이 끝나면 목사님께서 고급 음식으로 식사 대접을 해 주시며 차비도 챙겨 주셨습니다. 꼭 음식을 먹고 돈을 받아서가 아니라 목사님의 말씀과 사랑과 헌신을 통해 저는 비로소 살아갈 용기와 힘을 얻게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하나님께서 저희들에게 지혜와 은혜를 주셔서 저희들 힘으로 예금통장을 만들었습니다. 용도는 임마누엘 성가대원이나 우리 주변에 몸이 아픈 사람이나, 생일을 맞이한 사람에게 위로해 주고 축하해 주기 위한 것입니다. 목사님 30만원, 우리들 25만원을 모아서, 또 매주 토요예배 때 드려지는 헌금을 이 통장에 계속 저금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병문안 3번, 생일 4번, 목사님과 함께 찬양과 기도로 위로해주며 케익과 선물로 진심으로 축하해 주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목사님의 꿈과 저희들의 뜻을 저버리지 않으시고 이렇게 우리에게 구체적으로 나타내신 것을 보고 저는 하나님은 살아 역사하시는 분이라는 사실을 믿게 되었습니다.

이수교회에 와서 내가 많이 변화된 것을 느꼈습니다. 놀러 가는 것, 술 먹는 것, 바둑 두는 것, 욕심부리는 것 등 세상 일 하나하나 다 내려놓고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고 기도하고 찬양하고 성경보고 봉사하며 살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임을 고백합니다.

그리고 토요일이 쉬는 날인데도 임마누엘 성가대와 함께 매주 예배하며 예배가 끝나면 먹을 음식을 준비해 주시는 김상숙 집사님과 황영란 집사님, 그리고 예배 반주를 위해 수고해 주시는 김선미 사모님, 이 분들의 헌신과 사랑과 섬김이 있었기에 저희들은 모두 행복하고 저희에게 큰 힘이 되었습니다.

저는 지난 내 삶을 통해서 세상에서 방황하고 간암을 통해 고통을 받았지만 주님께서 이곳까지 인도해 주시고 회복시키시고 내 인생을 정말 새롭게 다시 태어나게 하신 은혜로 인하여 늘 감사하고 기쁘고 행복합니다. 목사님께서 주일마다 설교하시기 전에 꼭 우리에게 질문하시는 것이 있습니다. “하나님은 살아 계신가?”, “살아계신 하나님이 나를 통하여 무엇을 하고 계신가?”를 각자 자신에게 질문하라고 하십니다. 저는 감히 고백합니다. 이제껏 제가 살아온 온갖 어려움과 죽을 병에서 나를 지켜주시고 인도해주시고 지금 이 자리에 서게 하신 하나님을 믿습니다. 그 하나님이 살아계심을 확실히 믿습니다.

마지막으로 요한복음 11장 4절 말씀을 봉독하고 마치겠습니다.

“이 병은 죽을병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함이요 하나님의 아들이 이로 말미암아 영광을 받게 하려 함이라”
 
저는 성공한 사람보다 주님 안에서 소중한 사람이 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이 모든 은혜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며 저에게 살아갈 용기와 힘을 주시고 믿음과 신앙으로 이끌어 주신 권영종 목사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함께 같은 믿음으로 이 길을 걸어가고 있는 임마누엘 성가대 가족 여러분에게도 감사합니다. 부족한 사람의 모자란 얘기를 끝까지 들어주신 여러분들께도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노인수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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