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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모한 시도(아모스 7:1-17)천천히 걷자
여상범 목사(제주노회) | 승인 2020.01.07 17:38

선입견은 사람이 공정하고 정확한 생각을 하지 못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인으로 지목되곤 합니다. 특히, 정치적 선입견은 매우 강한 감정을 불러일으키곤 하기 때문에, 부모와 자녀 사이에도 정치적 입장이 서로 다른 경우에는 큰 다툼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정치적 입장이 서로 다른 사람과 대화할 때 사람들은 대체로 옳고 그름이 아닌 유불리를 대화의 기준으로 삼게 됩니다. 그래서 정치적 대화에는 프레임이라는 것이 생겨나게 마련이고, 정당한 것이라도 아군에게 불리한 주장과 정보는 자연스럽게 배제되곤 합니다.

이렇게 서로 정치적인 대립이 배경에 깔린 상태에서 정의나 진리를 말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 될 것입니다. 듣는 사람들이 선입견을 바탕으로 듣기 때문이기도 하고, 말하는 사람이 아무리 공정한 입장을 견지하려 하더라도 자신도 모르게 특정한 입장의 영향을 받게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하나님은 사회의 정의의 척도로 다림줄을 말씀하셨다. ©Getty Image

북이스라엘과 남유다 왕국은 종교적으로는 야훼를 자신들의 하나님으로 섬길지라도 정치적으로는 이미 남남이나 다름없는 상태였고, 서로 동맹을 맺기도 했지만 적대적인 관계가 되어 싸우기도 했습니다. 그러므로 아모스는 이미 강한 정치적 선입견이 자리 잡은 상태에서 조금 무모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보아야 하겠습니다.

그런 점에서 생각하자면 벧엘의 제사장 아마샤의 반발은(10절) 충분히 정당화될 수 있는 행동이었습니다. 아마샤는 북이스라엘 왕국의 녹을 먹는 관리였기 때문입니다. 아마샤는 아모스도 자신처럼 나라의 녹을 먹는 관리일 것으로 생각했고, 그래서 하나님의 뜻을 선포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유다왕국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 선입견에 대항하기 위해 아모스는 자신의 직업을 밝혀둡니다(14절). 자신은 가축을 기르는 목자이며, 무화과나무에서 열매를 거두는 사람이라고 소개합니다. 아모스는 자신이 정치가 아니라 신앙에 대해 말하고자 하는 중이며, 사람의 정치적 입장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대언하기 위해 왔다는 것을 분명하게 주장하고자 한 것입니다.

여기에서 아마샤는 생각지도 못한 방식으로 의문의 1패를 당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결국은 월급쟁이 공무원일 뿐 하나님을 섬기는 사람은 아니었음을 드러내게 되었던 것입니다.

정치가와 신앙인의 차이는 여기에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정치적 유불리나 현실적 손익관계를 판단의 기준으로 삼지 않고, 옳고 그름과 선한 가치 여부를 판단의 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 것이 신앙인의 자유라는 말씀입니다.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이 문제를 흑백논리로 단순화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할 수도 있겠으나, 현실에 매이지 않고 진리를 추구하는 자유를 얻기 위한 선한 싸움은 모든 신앙인의 과제입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자유롭게 하려고 자유를 주셨으니 그러므로 굳건하게 서서 다시는 종의 멍에를 메지 말라”(갈5:1)

여상범 목사(제주노회)  uptige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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