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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찬린 선생은 한국적 신학과 신앙의 완성을 보았다”이호재 교수가 말하는 한밝 변찬린
이정훈 | 승인 2020.01.15 18:04

‘한밝 변찬린’ 한국 종교계는 물론이고 사회에서도 생소한 인물이다. 속된 말로 ‘아는 사람’만 아는 그런 인물로 보인다. 그 ‘아는 사람들은’ 그에게 푹 빠져 있다.

도대체 왜 그럴까? 지난해 8월26일 에큐메니안에 이 변찬린 선생이 남긴 필생의 역작, 『한밝성경해석학 시리즈: 성경의 원리』에 대해 서평 기사를 기고한 이호재 교수가 그 대표적인 ‘아는 사람’이다. 이호재는 교수는 중국사회과학원의 중국종교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성균관대 교수로 재직했다가 퇴직하고 현재 변찬린 선생 알리기를 남은 삶의 과제로 삼고 있다.

이런 저런 가벼운 이야기를 나눌 틈도 없이 변찬린 선생과 관련된 인터뷰를 시작했다.

“변찬린 선생님을 처음 알게 된 계기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성장하면서 제도종교에 몸담아 본 적이 없었지만, 종교 경전에는 관심이 꽤 많았다. 대학 시절 경전에 관심이 많던 나를 알고 있던 지인이 성경에 대해 잘 아는 분이 있다며 소개해 준다고 해서 변찬린 선생 댁을 방문하게 되었고, 그 곳에서 처음 만났다. 그게 아마 변찬린 선생이 돌아가시기 3년 전이었던 것 같다. 굉장히 마르셨고, 몸이 불편해 보였지만, 눈빛이 살아있고, 카리스마 있는 모습으로 기억된다. 그 후 성경 공부하는 자리에서 변찬린 선생의 경전강의를 몇 차례 들을 기회가 있었다. 

“그렇다면 변찬린 선생님에 대해 본격적으로 연구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언제 하게 되었나요?”

중국에서 유학을 할 당시, 중국 사회의 기독교와 민간종교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다. 당시 중국 기독교계는 외형적으로 국제적인 교류를 통해 그리스도교 문화를 수용하는 형식을 보였다. 하지만, 속내는 중국사상사의 맥락 속에서 그리스도교 신학을 재해석해 내려는 장기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 대학시절 알게 되었던 변찬린 선생님과의 인연은 그를 평생의 학문적 목표를 만들어주었다고 하는 이호재 교수. ©에큐메니안

바로 ‘중화신학中華神學’의 건설이다. 중국은 문화대혁명 기간(1966-1976)이 학문의 중단시기였고 아직도 그 여파가 지속되고 있다. 그에 반해 한국은 오히려 토착화 담론으로 한국 신학계가 불타오르던 시기였다.

근·현대사에서 중국과 유사한 역사적 경험을 가진 한국의 종교계는 동아시아의 종교전통을 공유하고, 자본주의, 사회주의, 공산주의 그리고 그리스도교 토착화 문화의 역사적 경험, 그리고 남북분단의 냉전 이데올로그가 작동되는 역사 현장에 살고 있다. 또한 세계 신학 담론에서 아시아 신학의 종교성이 부각되며, 우리의 역사적 종교의 축적된 전통과 그리스도교가 제대로 ‘합류’하다면 우리의 성경해석과 토착화 신학의 경험이 아시아 국가는 물론이고 서구 신학의 돌파구로서 ‘신학 한류’, ‘종교 한류’의 중심지가 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 가능성을 대학 시절부터 관심을 가졌던 유영모 선생, 함석헌 선생을 연구하기 시작하게 되었고, 대학 재직 중에 연구년 기간을 이용하여 변찬린 선생을 본격적으로 연구하게 되었다. 

“구체적으로 변찬린 선생님의 어떤 부분을 연구하고자 했나요?”

석사 시절에는 한국 신종교를 연구했고, 박사 시절에는 중국 종교, 특히 도교와 민간종교를 연구했다. 그 당시 한국의 종교사상이 외래 종교사상과 교류하면서 한국 사상의 독창성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지구촌 사유체계가 합류하는 시기에 탄생한 동학 등 신종교와 토착화 신학에 관련된 신학자들의 저서를 읽지 않을 수 없었다.

변찬린 선생은 당대 종교인 가운데 다양한 종교적 경험과 다학제적 학문지식, 그리고 상호텍스트적 해석을 동원하여 성경 텍스트를 구속사보다는 문명사적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다. 그럼에도 변찬린 선생에 대해서는 아무도 연구하지 않는 현실에 의문이 생겨, 변찬린 선생의 생애와 학문적 배경, 그리고 그의 종교 세계와 성경해석의 방법론을 체계화해 보고 싶었다. 그 결과 그의 종교철학적 사상은 ‘한밝’ 사상과 문명, 그의 학자적 풍모는 풍류학자로 자리매김을 할 수 있었다.

또한 그의 『성경의 원리』 4부작을 “성경은 기독교의 전용문서가 아니다”, “성경은 기독교(문화)가 아니다”, “성경은 인간이다”라는 3대 선언과, 언어·상징·재현해석을 포함한 7개 해석 체계를 ‘한밝 성경해석학’으로 체계화하여 2017년에 『한밝 변찬린: 한국종교사상가』(도서출판 문사철, 2017)를 출판하게 되었다.

“기존의 토착화 신학을 연구했던 학자들과 변찬린 선생님을 비교하자면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요?”

인터뷰 형식으로 무언가를 비교하는 것은 조심스럽지만, 종교학자 입장에서 설명하고자 한다. 기존의 토착화 신학자는 서구 그리스도교 체계에서 형성된 축적된 교리전통을 ‘씨’로 간주하고, 한국의 종교문화를 ‘토양’으로 간주한다. 물론 신학자에 따라 다양한 토착화 유형을 제시하고 있다.

조금 거칠게 표현하면, 한국 토착화 신학은 그리스·로마 신화에 나오는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와 같은 방법을 적용하는 것 같다. 즉 서구 신학의 ‘침대’에 맞으면 ‘정통’이고, 다르면 ‘이단’이라는 식이다. 따라서 교회와 비교회, 성경텍스트가 희랍적 이원화의 사유체계에서 형성된 신학전통이 반드시 성경해석의 기준이 되어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물을 줄 알아야 한다.

이런 서구 신학의 전통에 대해 변찬린 선생은 예리하게 묻고 대답하고 있다. 최근에 일부 한국 신학자도 그리스도교의 구원론, 원죄론, 타락론 등을 우리 삶의 정황에서 새롭게 재정의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예를 들면 신학계에서 유동식 선생의 풍류신학이 이상적인 토착화 모델로 한국 신학의 큰 성과물이라고 하면서, 이것이 아직 성경해석에까지 미치지 못하는 것은 아쉽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필자가 아는 범위에서 유동식 선생의 풍류신학으로는 성경해석에 적용하는 데 상당한 한계점을 드러내지 않을까 생각한다. 변찬린 선생은 유동식 선생보다 십여 년 전에 이미 성경해석에 ‘풍류’를 성경해석에 적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에큐메니안에 연재를 통해 자세히 밝혀보고 싶다.

또한 변찬린 선생은 ‘성경은 성경으로 해석한다’는 전제하에서 서구 신학의 전통을 비판적으로 성찰하면서 성경텍스트를 ‘우리 삶의 정황’에서 새롭게 읽고 해석한다. 유영모 선생과 함석헌 선생이 특정 성경 구절을 대해 성경해석을 하였지만, 변찬린 선생은 성경 66권을 조직신학적으로 논술한 『성경의 원리(상)』(1979), 구약사건을 해석한 『성경의 원리(중)』(1980), 신약사건을 해석한 『성경의 원리(하)』(1982), 요한계시록을 성구마다 해석한 『요한계시록 신해』(1986) 등을 체계적으로 저술하였다.

특히 『성경의 원리(상)』에는 도맥론, 장자론 등 서양 신학에서 언급조차 않았던 새로운 성경사상을 조직신학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20세기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발달한 성경 비평학적 관점에서 변찬린 선생님은 어떤 입장을 가지고 계신가요?”

변찬린 선생은 ‘성경의 해석원리는 성경의 틀 안에서 해석한다’는 방법론적인 틀을 가지고 있다. 이 틀 안에서 변찬린 선생은 성경 안에서 300여 개의 다양한 질문을 하고, 성경 텍스트 안에서 답변을 한다. 역사 비평에 관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그가 성경강의를 한 300여 개 녹음테이프에는 역사 비평에 대한 충분한 인식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성경의 원리』를 읽어보더라도 복음서의 성경에서 ‘오병이어의 기적’을 신화적 사건이라고 한 불트만을 언급한다. 또한 칼 바르트, 폴 틸리히, 하비 콕스, 라인홀드 니버, 본회퍼, 알타이저 등을 거론하기에 당시 서구신학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식견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무엇보다 성경텍스트가 해석을 통해 현실에서 실천되어야 하는 생활경전이라고 생각하였다.

예를 들면 ‘오병이어의 기적’은 신화적 사건이 아닌 오늘날 재현되어야 할 상징적 사건이라고 이해하고, 성경텍스트 안에서 현재의 크리스챤이 실생활에서 재현해야 할 사건이라고 해석한다.

절판되었던 그의 『성경의 원리』 4부작이 최근에 “한국신학연구소”에서 개정신판으로 출간되었기에 독자들이 직접 읽고 평가할 토대가 마련이 되어 있다. 또한 에큐메니안에 연재가 이루어진다면 다양한 신학자들이 변찬린 선생의 저술에 대한 정당한 신학적 평가를 해주기를 기대한다.

“그렇다면 변찬린 선생님이 기독교라는 틀 안에서 한국/동양 종교를 녹여 낸 것으로 보아야 할까여?”

이 질문에 충실하게 대답하면 앞으로 연재에 써야 할 내용을 다 말해야 한다.(웃음) 변찬린 선생의 저술이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연구를 하는 과정에 『성경의 원리』에 없는 내용이라고 생각한 한 시간의 성경강의 내용이 나중에  『성경의 원리』에는 단 두 줄로 표현되어 있는 것도 있다. 그래도 답을 해야 한다면 저술에 기독교, 유교, 불교, 도교 등 종교적 언어, 동서양 철학, 심리학, 종교학, 천문학, 수비학, 미학, 육종학, 고생물학, 물리학 등 학문적 용어가 적재적소에 알기 쉽게 적혀있다.

기독교의 해석학적 틀 안에서 한국/동양 종교를 회통시켰지만, 한국의 종교적 심성으로 성경이 바르게 해석될 수 있다는 인식도 역시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성경이 이야기하는 종교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자기를 둘러싼 종교들을 연구했다고 보아야 할까요? 해석학적 측면에서의 ‘지평융합’을 통해 ‘나’안에서 나를 둘러싼 다양한 종교적 층위의 융합이 발현되는 것이라고 보는 것일까요?”

변찬린 선생은 성경과 교리체계를 엄격하게 구분하면서, 우리의 삶의 자리에서 성경텍스트를 고쳐 읽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졌다. 사실 우리는 이미 성경을 교리화 하고 헬레니즘에 의해 해석된 전통의 프리즘을 통해 성경텍스트를 읽어왔다. 한국의 종교 전통은 이미 유교, 불교, 도교라는 ‘선이해’를 가지고 있기에 성경텍스트를 우리의 선이해 구조에서도 해석을 하여야 한다는 주체적 성경해석 방법을 강조한다.

모든 경전해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이지 않는가? ‘나’가 주체이고 다른 것은 전부 참고자료이지 않은가? 하나님이 없는 나의 존재는 무엇이고, 내가 없는 하나님의 존재는 무엇인가? 이 부분은 연재를 할 때 별도의 주제로 삼아서 언급을 할 계획이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돌아보면 변찬린 선생님의 해석이 초대 기독교의 오리겐의 영해와 유사하게 보입니다.”

오리겐의 『원리론』을 읽어본 적이 있다. 변찬린 선생은 성경은 상징과 비유로 이루어져 있다고 하지만 바빌론 포로시대의 이후 사건에는 상징과 비유가 거의 없다고 한다. 그의 성경해석은 ‘성경을 성경으로 해석한다’는 대원칙을 전제로 한다.

현대신학이 발견한 역사비평, 독자반응비평 등 다양한 해석학적 비평이 나온다는 것 자체가 당대인과 대화하기 위해 부단히 새로운 해석학적 방법이 나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 변찬린 선생은 성경이 당대인과 소통하지 못하는 종교문헌이 아니라 현대의 한국인과 소통할 수 있는 생활경전으로서 성경을 해석하려고 하였다.

어떠한 대가라도 특정인의 성경해석이 표준이 될 수는 없다.

“그렇다면, 변찬린 선생님은 한국적 신학, 한국적 신앙에 많은 관심을 두셨던 것으로 이해할 수 있을까요?”

그렇다. 변찬린 선생은 원래 세계 경전을 새롭게 해석한다는 학문적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기에 동서양의 사상적 회통은 물론이고 다양한 종교 경전에 상당히 정통했고, 다학제적인 전문지식을 가지고 성경해석을 한다. 근현대의 한국 종교인들은 대부분 한국인의 종교적 사명을 말하고 있다.

변 선생이 다른 경전보다도 성경해석을 선택한 이유는 성경은 이미 보편화된 세계경전으로 한국의 종교적 심성-풍류, 선(僊)-만이 성경해석을 바르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리스도교 2천 년의 성경해석학적 전통은 아시아 종교, 특히 한국 종교를 바탕으로 새롭게 해석해 세계 신학계에 새로운 등불로 제시해야 한다는 역사적 자의식을 가지고 있다. 또한 한국 그리스도교인은 ‘예수를 믿는 이긴 자’들이 되어 새 문명의 빛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변찬린 선생은 지구촌 시대에 한민족중심주의라는 민족주의나 국수주의를 부르짖는 것이 아니고 지구촌 시대에 한반도가 어느 나라보다도 세계사적인 지평에서 중요한 위치와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변찬린 선생님에 대해 연구를 하시면서 여러 신학자들을 만나셨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때의 입장 혹은 반응에 대해 이야기 해주요.”

한신대 김상일 선생은 「교수신문」에 “한국의 선맥과 기독교의 부활사상을 상호 교차적이며, 융합적으로 이해한 것은 변찬린 선생이 세계 종교계에서 최초라고 평가된다. 어느 누구도 변찬린 선생과 같이 ““성경은 선맥(僊脈)이다”라는 논지를 초지일관 주장하지 못했다”라고 평가하고 있다. 어느 유명한 신학자는 변찬린 선생의 생애와 『성경의 원리』를 읽고 이런 분이 어떻게 아직도 한국 신학계에 알려지지 않았는지 의아스럽기까지 하다고 안타까워 하셨다. 김진호 선생은 “좀 더 공부해야겠지만 어쩌면 이 책들은 한국 개신교의 뿌리를, 그 근본주의적 표상 체계로 인해 숨겨진, 하지만 신앙적 수행법에서는 기독교인들의 삶 속에 깊게 스며 있는 체험적 종교성을 해석한 책이다. 말할 수 없었던 것을 말한 셈이 되는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이름을 밝히기는 어렵지만 변찬린 선생의 책을 읽고 상당한 신학적 충격을 받으신 분도 여러분이 계시고, 미국에서 십여 년 이상 공부한 원로 신학자는 변찬린 선생의 책이 ‘성경해석의 결정판’이라고 말한 분도 계셨다.

“변찬린 선생님의 사상이 한국 신학이나 사상계에 가져다 줄 수 있는 이익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변찬린 선생의 생애는 한국 현대 종교지형이 형성되는 격동기였다. 그의 책에는 서구 기독교의 해석학적 전통에 대한 반성적 성찰, 한국 신학자의 토착화 신학에 대한 고민, 그리스도교 신종교의 비성경적 분야에 대한 비판적 견해가 오롯이 담겨있어 새 축 시대의 새로운 성경해석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신학적 기제일 수도 있다.

또한 한국 그리스도교의 교회현상에 대한 예언적 비판은 작금의 교회 매매와 세습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을 위한 대안 등도 제시되어 있기에 새로운 한국 그리스도교 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

나아가 변찬린 선생은 지구촌의 다양한 종교가 대화해야 한다는 대전제와 종교 간의 대화에 대해 유용한 사례를 제시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다종교의 전통에서 살아온 우리에게 또 다른 형식의 오리엔탈리즘에 불과하하다. 하지만, 세계 종교는 서로 대화하고 소통하여야 한다는 시대적 조류 속에 변찬린 선생의 경전간의 해석학적 방법은 우리에게 의미하는 바가 크다.

마지막으로 그는 하나의 문화권으로 인식되는 지구촌의 부조화로 인해 발생하는 인류의 생존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종교적 사유체계의 차별로 발생하는 종교전쟁, 국가 패권주의로 인한 국가 간의 전쟁, 인간의 생태계 파괴, 과학발전에 따른 인공지능의 발전, 생명공학의 혁명 등 문명전환기에 새로운 인식체계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

“앞으로 교수님 개인의 학문적인 계획에 대해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아시아의 사유체계와 서구의 사유체계, 그리고 냉전 이데올로기의 부산물인 남북 분단, 경제의 양극화, 영성의 양극화란 우리의 삶의 정황 자체가 세계 문제의 축소판과 같다. 이런 종교 문화적 지평 안에서 뜻이 맞는 학자들과 집단지성을 모아 노력한다면 번역학문과 수입학문의 틀을 벗어던지고 주체성과 보편성을 담지할 수 있는 새로운 사유체계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변찬린 선생 연구는 ‘새 축시대의 영성생활인’이라는 개인적인 학문 프로젝트의 첫 학술작업이다. 앞으로 긴 호흡으로 세계 학문의 지평선 상에서 한국 근현대의 종교인과 사상을 중심으로 새 문명의 사유체계를 만들고 싶다.

“이호재 교수께서 보내주신 800페이지에 육박하는, 인터뷰에서도 언급된, 『한국종교사상가: 한밝 변찬린』(도서출판 문사철, 2017)을 읽고 있다. 읽으면 읽을수록, 속된 말로 묘한 매력을 가진 사상가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그를 깊게 알든 겉모습만 알든, 그에 대해 의심에 찬 눈초리를 가지게 되는 그의 다양한 종교경험이 눈에 들어온다.

변찬린 선생님에 대한 연구는 바로 이 다양한 종교경험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성경해석에 대한 원리를 밝혀 놓은 두툼한 연구서가 있음에도 그를 아는 사람들이 우려하는 그의 다양한 종교경험이 걸림돌이지 않을까 한다. 이호재 교수의 에큐메니안 연재를 통해 어떻게 해명될 수 있을지 기대해 보아도 좋지 않을까 한다.”

이정훈  typolog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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