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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나의 몰락(요나서 1:1-17)천천히 걷자
여상범 목사(제주노회) | 승인 2020.01.17 16:14

요나서는 예언서로 분류되기는 하지만, 예언자들의 방식으로 메시지를 전달하지 않고 사건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설화적 방식으로 기록된 책입니다. 그래서 요나서를 읽을 때는 이 책 안에 등장하는 여러 요소가 각각 무엇을 상징하는지를 새겨보는 묵상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요나는 선택받은 백성 이스라엘을, 니느웨는 이스라엘과 적대적인 이방 민족들을, 다시스는 땅끝을, 바다는 세상 전체를, 폭풍은 전쟁을, 물고기는 이스라엘을 포로로 잡아간 나라를 상징한다는 식으로 문학적인 방식의 묵상을 하게 되면, 요나서가 전하는 메시지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런 식으로 요나서를 묵상하게 되면 이 책이 단지 어떤 사람이 하나님의 명령에 불순종했다가 큰 변을 당한 후에 회개하여 돌아왔다는 간증을 기록한 책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게 됩니다. 요나서는 이스라엘과 그 주변 세계의 역사에 나타난 하나님의 섭리를 기록한 책임을 바르게 알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16절과 같은 말씀은 이스라엘의 멸망이 오히려 이방인들로 하여금 하나님을 찬양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음을 증언합니다. 예수님의 죽음이 온 세계로 하여금 하나님의 구원의 은총을 알게 하고 그 은혜를 찬양하게 한 계기가 된 것처럼, 하나님의 백성인 이스라엘의 멸망이 오히려 그 주변 민족들이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알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말씀입니다.

▲ 야훼의 낯을 피해 요나는 땅끝으로 도망친다. ©Getty Image

이방 민족들은 요나의 몰락을 통해 하나님은 이 세계 전체를 주관하는 분으로서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으시는 공평하신 분이심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그분이 선택하신 민족에 대해서는 무조건적 포용을 보여주시고 그렇지 않은 이방 민족에 대해서는 배타적인 태도로 일관하시는 분이 아니심을 알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요나의 불순종을 통해서 ‘유일하고 전능하신 온 우주의 주인에게 선택받았다’는 것이 그 백성의 특권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순종해야 할 사명을 나타내는 것임을 분명하게 깨닫게 됩니다.

그러므로 자신이 진정으로 하나님의 백성이라고 믿는 사람은 어떤 의미에서든 배타적인 특권에 대한 기대를 버려야 하며, 모든 종류의 차별적인 행위를 경계하는 신앙을 지향해야 합니다. 잘하든 못하든 “믿습니다” 카드만 있으면 만사형통이라는 식의 잘못된 믿음이 오늘날 우리의 교회를 병들게 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선택받았다는 믿음이든, 구원받았다는 믿음이든 믿음은 특권이 아닙니다. 행위가 아니라 믿음으로 구원을 얻습니다만, 구원에 이르는 진정한 믿음은 반드시 행위로 이어집니다.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바르게 고백하는 신앙인이 되도록 기도하며 나아갑시다.

여상범 목사(제주노회)  uptige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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