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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그 어디쯤에 서 있는 자2020년 신년기획 컬럼 – 복음, 현실을 마주서다
임석규 대표(기독청년학생실천연대) | 승인 2020.02.05 17:12

2020년, 신정과 구정 모두 지났다. 사람들은 저마다 희망 또는 설렘으로 새로운 하루를 열어나가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러한 인파 속에서도 아직도 제 날개를 제대로 펼치지 못하고 있는 수많은 청년들이 많다. 언론등지에서는 명절기간임에도 학업 및 취업준비 또는 생계의 어려움으로 인해 귀향조차 꿈꾸지 못하는 수많은 청년들의 생기와 미소를 잃어가는 모습을 조명하고 있다. 20살의 새로운 청춘을 만끽하기도 전에 청년 새내기들은 그들에게 주어진 사회적 짊에 질식하고 있는 중이다.

사회 속에서의 청년의 현재

개선되어가고 있다고 하지만 아직도 여전한 청년실업난에 청년들은 10대 때 가졌던 소박하면서도 포부가 컸던 꿈들을 거세당하고 있다. 10대 시절에 사교육에 시달려 온 청년들은 취업 또는 또 다른 학업을 준비하기 위해 다시 사교육의 시장으로 반강제적으로 끌려가고 있는 것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공무원을 지망하는 청년들의 인파는 늘어가고 그에 맞춰 사교육들은 10대뿐만 아니라 20대 이상을 위한 학원의 설립과 확장을 공격적으로 늘여가고 있는 현실과 민간기업의 청년취업난이 교차되면서 10대 때 로봇처럼 키워진 청년들은 또 다시 창살 없는 옥에 갇혀버린 셈이다.

지난 해 충남에서 비정규직 발전노동자로 일하던 김용균 청년이 목숨을 잃고 나서도 또 다른 곳에서 노동자로 일하던 청년들이 사망하거나 산재를 당하여 신음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생명의 상해에도 불구하고 기업과 정부는 여전히 복지부동이다. 어제까지 함께 힘겹게 일해 온 동료가 한 순간에 싸늘한 주검으로 변해버린 것을 목격하는 동료들은 슬픔을 넘어 기업과 사회를 향한 분노와 배신감에 치를 떨어야만 했다.

▲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청년들 ⓒ연합뉴스

어디 이 뿐인가? 현 정부의 초기약속과는 달리 노동시장의 조건은 해마다 악화되어가고 있다. 이로 인해 부모세대보다 더 적은 급여에 시달려야 하며 여기에 기성세대를 살아온 상급자들의 각종 갑질에 남녀를 따질 것 없이 청년 이전에 사람으로써의 존중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는 수많은 청년들이 업무과도로 인한 탈진에 시달려 무기력이란 늪에 빠져버렸다. 이런 노동현실로부터 보호해줄 노동조합 가입률은 정권교체 이후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하여 현재 민주노총이 한국노총을 제치고 제1 노총으로써 성장했지만 여전히 청년층 조직율은 아직도 전세계의 노동조합 조직률에 비하면 현저히 낮은 것이 현실이다. 여기에는 10대 때부터 교육으로써 주입받아 온 개인주의와 사회적 풍토였었던 개인이기주의에 세뇌되다시피 물들어 버리다보니 직장에서는 물론이고 사회적으로도 함께 어울려 부당함에 맞서 싸우는 방법조차 학습되지 못해 다른 국가의 청년들에 비해 한국의 청년들은 날개를 스스로 제거한 새와 다를 바 없는 것이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교회 속에서의 청년의 현재

이렇게 우리사회에서 제대로 자리하지 못하게 된 청년층들은 어디로부터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것일까? 심지어 청년들은 교회에서조차 청년으로써 자의식을 제대로 갖지 못하였다. 지방에서 뿐만 아니라 이제는 수도권에 이르기까지 각 지역의 교회들의 인원 구성층은 그야말로 빈익빈 부익부의 정점을 찍었다. 교단이나 각 교회의 정체성을 떠나서 규모가 크고 유명한 목회자가 있는 교회로 인력의 쏠림이 심화되었다.

여기에는 이전세대의 부흥론과 관련이 깊다. 부흥이 된 교회일수록 외형과 인원이 큰 쪽을 성령이 제대로 임재하는 교회라는 인식에 빠져 지역과 소통하는 법조차 잊어버린 한국교회는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그야말로 이기집단 중 최고봉이란 불명예까지 얻어버렸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에서 발표한 한국교회 신뢰도 조사를 보면 이젠 한국교회를 신뢰한다는 비율이 10명중 3명에 밖에 이르지 못한다는 끔찍한 결과가 나온다. 더 큰 성장을 위해 자본과 권력에 아첨하다가 한기총 회장으로 전횡을 저지르고 있는 전광훈과 같은 극우주의자들을 제대로 거르지 못한 한국교회는 해를 거듭하면 할수록 극우의 꼭두각시로 전락해 당장 공동체 내에서 사회적 고통을 받고 있는 청년들의 피눈물과 절규를 외면했다.

그 뿐만 아니라 그들에게 헌신이라는 명목아래 각종 사역에 착취하듯이 투입하다보니 세상에서 기계취급 받은 것도 서러운데 교회에서까지 끔찍한 경험에 시달린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믿음으로 남았던 청년들은 또다시 교회 내 각종범죄의 피해자로 전락하여 교회만을 떠난 가나안(냉담자)를 넘어 이제는 한국교회를 개혁해야 한다는 피울음을 토해내고 있다.

엇갈린 모습들

과연 기성세대들이 소위 말하는 ‘노오력’이 청년들에게 부족한 것일까? 그것은 지난 박근혜 퇴진 운동 시기, 소위 촛불혁명기에 광장으로 쏟아져 나온 청년들의 모습을 통하여 정면으로 반박할 수 있다. 광장에 나아온 청년들의 시국선언들을 훑어보면 도리어 한국사회의 현실을 누구보다 더 직관적으로 잘 이해하고 있으며 기성세대의 타협과 무감각으로 인해 가려진 눈이 더 이상 미래에 통용될 수 없음을 적나라하게 선언하고 있다.

또한 함께 광장에서 집회들을 만들어냈던 구성원들 중 사회자부터 질서유지 자원봉사자에 이르기까지 각 분야를 청년들이 누구보다 앞장을 서왔다. 그리고 기성세대의 모순을 혁신하고자 수많은 진보정당에 청년들이 이전 세대보다 더 많이 입당하였다. 원내정당인 정의당과 민중당, 그리고 원외정당인 녹색당, 미래당 등 저마다 성향은 다르지만 진보정치를 꿈꾸는 청년의 정치적 관심이 그만큼 증가했다 해석할 수 있다.

또한 앞에서는 한계점이 있음을 제시하고 있지만 청년들이 각 업무현장에서 노동조합 조직을 시작하고 있는 것은 역시 고무적인 일이다. 더하여 최근에는 라이더노동자 및 새로운 산업영역의 플랫폼노동자들의 노동조합 등록신청 승인은 더 이상 노동자로써 살아가는 청년들이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거짓된 위로에 속지 않음을 보여 준 것이라 할 수 있다.

한국교계에서도 청년들이 갱신운동의 주역으로써 활약했던 것 역시 인지해야 할 것이다. 지난 박근혜 정권의 수많은 불법과 탄압에 맞서서 신학생들과 기독청년들이 뭉쳐 ‘신학생시국연석회의’의 깃발을 들어 올렸고 박근혜 정권의 퇴진과 정권교체 이후 각 교단의 개혁을 촉구하는 외침을 발산하며 행진하였다. 또한 감신대와 한신대는 학내민주화를 위한 총장직선제를 위해, 장신대는 명성교회의 불법세습을 저지하기 위해, 총신대는 학내부패 주범인 김영우의 퇴진을 위해 학생들이 함께 학내투쟁을 전개했고 또한 각 대학 간 상호 연대를 하였다. 또한 세월호 참사와 스텔라데이지 참사 때에도 청년들은 곁에서 피해유족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진상규명을 위해 함께 거리에서 호소하였다.

사회적 이슈에 누구보다 앞장서서 헌신한 교계의 청년들은 또한 소속된 교회 내에서도 변화의 씨앗을 함께 심어내었다. 이전세대가 형성해온 울타리를 넘어 사회적 이해를 수반하는 새로운 학습모임들을 각지에서 조직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복음이 사회에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지에 대한 새로운 방안들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지역과 사회를 바라보는 눈을 가렸던 안대를 점점 풀어나가는데 청년들이 앞장서기 시작한 것이다.

무엇을 해야 할까

오늘날 우리사회에서 한국교회는 사회적으로 존경이 아닌 사회적 지탄을 받는 존재로 전락해버렸다. 또한 우리사회에서 반공론에 입각한 색깔론과 아전인수식으로 성경을 해석하는 창조과학 등 우경화 현상의 주력용의자가 한국교회로 지목되고 있는 현실에서 청년들은 지금 이 시간에도 피해자요, 개혁의 주체로써 그 자리에 놓여있다. 이러한 맥락을 통해 한국교회라도 이제부터 청년들에게 꼰대로 섰던 지난 과오를 당사자들 앞에 엎드려 사죄해야 한다. 아울러 기성세대의 한국교회 개혁의 실패를 인정하고 이제 개혁의 주체를 청년세대로 이관해야 한다. 부패하고 무능력한 선장이 그 배가 문제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내어주지 않으면 그 배의 결말은 처참한 침몰밖에 없는 것이다.

기성세대가 청년들을 보면 미래가 불투명해 보인 것은 그 자신들이 기성세대의 극우적 색안경을 끼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사회와 한국교회의 개혁을 위해 청년층이 앞장서서 그 장벽을 부숴 무너뜨려야 할 것이다. 그것은 현실에 짓눌려진 청년세대의 숨구멍을 틔워 세상의 질식을 막아낼 첫 걸음이다.

임석규 대표(기독청년학생실천연대)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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