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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력의 이유우화 한 묵상 2
하태혁 목사(단해감리교회) | 승인 2020.02.07 17:19

제자: 스승님 너무나 무기력해지고 지쳐서 아무 일도 하고 싶지 않습니다. 어찌해야 합니까?

스승: 네 삶의 방향을 다시 확인해 보거라. 무기력해지는 건 힘들어서이기 보단 상실 때문일 때가 더 많다. 삶의 방향을 잃을 때, 그 방향을 향한 설렘을 잊을 때 지치고 무기력해지곤 하지. 네가 진정 바라는 미래의 삶은 어떤 모습이냐?

제자: 제가 바라는 건 제가 이끄는 공동체가 성장하고 훌륭한 책도 좀 쓰고 학문적인 성취나 영적인 성취도 좀 이루고…

스승: 그건 ‘삶의 모습’이 아니라 ‘소유물의 모습’이다. 네가 바라는 삶은 ‘어떤 모습’으로 존재하느냐?

제자: 아 그건… 마음껏 사랑하고 창조하는 삶을 누리며 나누는 모습입니다. 소중한 이들이 마음껏 사랑하고 창조하는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돕는 모습입니다.

스승: 그래 참 아름다운 모습이겠구나. 그럼 그때 넌 무엇을 하고 있겠느냐?

제자: 그렇게 되려면 제가 먼저 마음껏 사랑하는 창조의 자유가 되어야겠죠. 그것을 위해 매일매 기도하고 묵상하고 공부도 하고 글도 쓸 것입니다. 그리고 사람들과 아픔을 나누며 치유하고 그들이 사랑과 창조의 자유를 누리도록 도울 것입니다.

스승: 만약 그 미래가 이뤄졌다면, 네가 이미 마음껏 사랑하는 창조의 자유라면, 오늘 무엇을 하고 있겠느냐?

제자: 그렇다면… 전 기도하고 묵상하고 연구도 하고 글도 쓸 것이고 모든 만남을 통해 사랑과 창조의 자유를 전해주겠죠… 아!… 그런데 그런 건 지금도 하고 있는 일이네요. 또한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이네요.

스승: 너를 설레게 하고 네가 그렇게 바라는 미래, 이룰 수 있을까 두려워하던 그 미래가 지금과 다르지 않음이 보이느냐? 네가 동경하는 미래의 존재로서 오늘을 살아가면 마음속에 묵직하게 맺혔던 무기력과 두려움의 벽이 툭 트여 자유롭게 설렐 것이다.

▲ U.H.M. Gallery 단해기념관 앞마당 ⓒ하태혁

직장, 학위, 목표량 … 등
성과를 이루는 것이 삶의 목적라면 
그것은 먼 미래의 이야기가 되고
가능할까, 안 되면 어쩌지 싶은 
두려움과 불안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삶의 목적, 목표를 
이룸이 아니라 삶으로 잡는다면
성과가 아니라 행위로 잡는다면
뜻을 세우는 그 순간
바로 누릴 수 있습니다.

이룸에서 삶으로
성과에서 행위로
시선만 돌려도 툭 틔어 열립니다,
행복과 자유의 지름길!

가을의 열매 그득한 나무와
겨울의 메마른 나무 다르지 않듯
미래와 지금은 다르지 않습니다.
나날이 익어가는 사랑으로
같은 존재가 같은 일을 할뿐입니다.

고로 더욱 더 중요한 것은 
어떤 일을 얼마나 해냈느냐 보다
무슨 일이든 어떤 존재로 하느냐입니다.

하태혁 목사(단해감리교회)  devi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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