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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누가교회 정금교 목사에게 듣는 대구 상황“대구에 사는 우리는 무척 긴장하고 있습니다”
이정훈 | 승인 2020.03.05 02:47

COVID-19가 몰고온 사태는 한국 사회 전반을, 좋은 쪽이든 해로운 쪽이든 변화시키고 있다. 특히 종교를 갖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그저 같은 기독교로 보이는 신천지로 인해 교회는 이전보다 더욱 변화의 요구에 직면하고 있다. 금과옥조로 여기던 주일 예배마저 자의반 타의반 멈출 것을 요청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감염자가 덜 나타나고 있는 교회들의 사정이 이정도인데 신천지 본부 바로 곁이고 대규모의 감염자가 나타나 도시 전체가 마비되어 있는 대구의 상황은 어떨까. 이에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회원이자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교단 소속 대구누가교회 정금교 목사와 메일 인터뷰를 나누었다.

▲ 목사님이 목회하시는 교회에 피해는 없으신가요?

저희 교회는 아직 감염사례는 없습니다. 기도 모임 회원 한 분이 오늘 선별진료소에 가서 검사 받았습니다. 그 분의 직장동료가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신천지 교인이라고 뒤늦게 알려졌답니다. 검사 결과는 내일 나오는데, 그 외에는 다들 건강하게 잘 지내십니다.

▲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교단 소속 대구누가교회 정금교 목사

▲ 전국적으로 많은 교회들이 온라인 예배나 가정예배로 대체하고 있는 교회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대구 지역 교회들은 거의 마비 상황이 아닐까 싶은데 어떤가요?

그렇습니다. 대구교회들은 제가 아는 바 대부분 예배를 중단했고 목사님들도 일상 목회를 중단하고 있습니다. 주보와 설교를 SNS로 보내서 공유하고, 필요한 물품을 비대면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농촌교회는 어르신들이 많아서 더 접촉을 삼가하고 조심하고 있습니다.

▲ 신천지 때문에 감염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고 그 기간이 짧았던 터라 구체적인 대응책을 교회들이 나누기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또한 목회자들이 따로 모이는 것도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온라인 등을 통해 혹시 다른 목회자들 함께 대응책을 논의하신 부분이 있으신가요?

대구지역 기독교 단체들이 사안에 따라 ‘대구·경북 기독인연대’ 이름으로 연대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NCC대구인권위원회’가 먼저 제안을 했습니다. 재난지역인 대구에서 목회자들이 봉사할 일을 찾아보자는 제안이었습니다. 어제 화요일부터 모금통장을 공개하고 모금 캠페인을 본격적으로 펼치고 있습니다. 이미 여러 곳에서 성금이 도착하고 있습니다.

이제 목사님들을 비롯한 회원들이 모여서 사회취약계층을 위해 활동할 것입니다. 이미 목회자 개인들도 여러 곳에서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는데, 쪽방상담소에 가서 방역 봉사와 운전을 돕고, 사회 취약 계층에게 나누어 줄 김밥 도시락 만들기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시급한 상황이 계속 드러나고 있어서 더 많은 일을 감당해야 할 것 같습니다.아름다운 사례가 있어서 소개합니다. ‘대구벧엘교회’(한상규 목사)는 교인들과 다른 지역교회들의 도움을 받아 모은 마스크를 지난 2월 25일에 대구지역 교회목사들에게 보냈습니다. 저도 받고 너무나 감동하였습니다. 동봉된 편지글 전문을 소개하겠습니다.

“주님의 이름으로 평안을 기원합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교회를 향하여 주님께서 주시는 작은 마음을 마스크로 나누고자 합니다. 현재 대구지역의 심각한 발병과 확산으로 마스크 대란이 일어난 상태입니다.
자신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려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자기보호본능이 상식을 넘어서 극단적 이기주의로 치닫는 이때 그리스도 예수의 공교회성과 공동체성을 기억하면서 부끄럽지만 작은 마스크 나눔 운동을 실시했습니다. 먼저 저희 교회 가정에서 한 두 개씩 기부 받았고 외부 타지역 교회에서 소량 지원받은 것은 나눕니다.
우선, 목회자는 개인이 아니라 공인이므로 목사님들의 건강을 위해서 소량을 발송합니다. 목회자가 확진되면 교회 전체가 마비됩니다. 항상 목사님 건강 지키시고 맡겨주신 양무리를 잘 돌보시는 은혜 있으시길 바랍니다.
202년 2월 25일(화) 대구벧엘교회 한상규 드림”

▲ 신천지 본부가 대구 지역에서 가까운 터라 이번 사태가 불거지기 전부터 신천지로 인한 피해가 많았을 것 같습니다. 이전에는 어떤 조치를 취하셨나요?

제가 속한 교단(예장 통합)과 노회 차원의 이단 대책도 많았고 각 교회들도 신천지를 경계 해왔습니다. 수년 전부터는 신천지라는 이름을 드러내놓고 길거리 포교를 하는 것을 보면서 드러낼 만큼 커졌구나 걱정은 했지만 이번 코로나 사태로 많이 놀랐습니다. 사이비 혹은 이단 종교가 해로운 것이라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구체적으로 반사회적이고 반공동체적인지는 몰랐던 것이지요. 사실 교회가 더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드러냈어야 했다는 생각이 들어 시민들에게 미안하기도 합니다.

▲ 이번 사태를 계기로 신천지가 일반 교회와 구별이 되어서 조금 나아진 부분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많은 분들이 걱정하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여전히 신천지와 일반 교회를 구분하지 못하시는 분들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런 부분에서 대구 지역에 종교를 갖지 않은 분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일반인들은 이단과 정통교회를 잘 구별하지 못합니다. 전광훈과 신천지와 개신교를 하나로 보고 욕을 합니다. 분명 교회가 제대로 하지 않은 탓입니다. “돌들이 소리치리”라는 말씀처럼 코로나 바이러스를 통해 이단을 드러냈다고 봅니다. 다만 조금 다행이다 싶은 것은 신천지가 반사회적 집단임이 드러났고, 이것이 해로운 집단이라는 인식이 확산되었으니 앞으로 신천지에 미혹되는 이들이 조금은 줄 거라는 점입니다.

▲ 대구지역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회원 목사들과 대구쪽방상담소 직원들과 함께 쪽방 방역 활동을 하고 있다. ⓒ정금교 목사 제공

▲ 이번 사태를 겪으시면서 교회와 예배에 관해 많은 생각을 자의반 타의반으로 하게 되셨을 것 같습니다.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시면 부탁드립니다.

이번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고 나면 교회는 심각한 고민을 해야 합니다. 신천지와 교회의 차이가 무엇인지 사회가 인식할 수 있을 정도의 교회개혁이 일어나야 한다는 겁니다. 개신교를 향한 이기적이고 반사회적이라는 비난은 교회가 공공성을 잃어버렸다는 증거이고, 이는 하나님의 공의를 교회가 버렸다는 말입니다. 공의를 포기한 교회는 교회가 아닙니다.

6년 전 세월호 참사 때도 교회의 반사회성은 비난을 받았는데 지금 신천지 사태를 통해 여전히 같은 비난을 받습니다. 그간 반성이 없었다는 말입니다. 사순절 기간을 지나면서 예수의 수난을 심각하게 묵상해봐야 합니다. 교회의 공공성에 대한 반성은 신학적 고민이라고 할 것도 없이 상식선에서의 성찰입니다.

지금 이 코로나19 사태를 교회가 사회를 향해 열리는 계기로 삼지 않는다면 이 재난으로 교회가 얻을 것은 아무 것도 없을 것입니다. 이는 후원과 모금과 봉사보다 더 중요한 교회의 사회적 책무이자 본분입니다.

▲ 특히 교우들의 변화가 나타날 것 같습니다. 주일 예배라든지 주일 성수의 개념이 많이 변화될 것 같습니다. 이런 변화에 목회자들은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까요?

그러게요, 예배중단이라는 단어가 통용되고, 교회가 문을 닫고 주일 예배를 드리지 않는 초유의 일이 일어났으니 목사인 저로서도 어안이 벙벙합니다. 하지만 교인들의 의식이 많이 성숙했다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신앙을 무척 소중하게 여기고 진심으로 예배에 참여해오던 많은 분들이 이웃을 위해 소중한 자기 신앙을 양보한 것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목회자들은 주일예배를 드리지 못한 이들의 텅 빈 마음을 돌봐줘야 합니다. 오래 신앙생활을 해오던 어르신들에게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또 이기적으로 예배를 강행했다는 비난을 들은 교인들의 마음도 살펴야겠지요. 신앙과 이웃에 대한 배려가 속에서 상충하는지 동화하는지를 봐야지요.

지인 중에 한 분은 교회가 문을 닫지 않는다고 항의하는 전화에 많이 응대해야했습니다. 욕을 퍼부으며 무지막지한 폭력을 정의의 이름으로 행사하는 사람들에게서 섬뜩한 기운을 받았다고 말하더군요. 목숨 걸고 예배를 드리고 싶어 하는 이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다면 그런 공의는 폭력입니다. 이러한 폭력의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를 목회자는 잘 살피고 돌봐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거론하다면 교인들과 함께 예배와 교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사회와 교회의 관계에 대해 더 넓게 배워야 한다는 점입니다.

▲ 이제 교회가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더 이상 지탱하기 어렵게 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회와 더 가까워지고 소통하지 않으면 존폐의 문제가 대두될 것 같습니다.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까요?

네, 교회가 이 점을 배우게 되었기를 바랄 뿐입니다. 교회는 사회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동안 신앙의 이름으로 격리했던 담을 허물고 교회와 사회가 서로 소통해야 합니다. 교인들은 곧 시민입니다. 이들의 삶이 곧 교회의 기도가 되고 예배의 향기가 됩니다. 교회는 세상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으면서 곧바로 이웃의 요청에 응답하는 공동체입니다. 주님은 사람 가운데서, 낮은 이들과 함께 계시니 거기가 교회의 자리입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지나면서 안성용 집사님이 쓰신 글을 아프게 읽었습니다. 다소 긴 글인데 그 중에서 개신교 언급 부분만 따로 옮겨 보겠습니다.

“… 불교, 천주교, 개신교 등 종교의 역할과 존재감이 없다는 것이다. 단지 종교는 다중이용 시설의 사용 자제 차원에서 불교는 법회를 천주교는 미사를 공식 중단했다. 많은 개신교 교회도 마찬가지이다. 종교지도자들의 대국민 메시지는 없었고, 있더라도 매우 미약하게 받아들여지는 상황이다. 현재 우리사회의 종교는 이번과 같은 상황에서 시민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며 사회심리를 강화하는 데에 그 역할을 하지 못함이 밝혀졌다. 근본적인 이유는 그동안 종교계가 기복신앙과 돈과 권력을 추구한 결과 시민들의 마음에서 멀어져 있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

다들 비슷하게 느꼈을 것입니다. 교회를 비롯한 종교계의 역할이 너무나 없다는 점은 코로나 사태를 지나며 깊이 숙고할만한 주제입니다.

대구의 모교회는 한 달에 한번 독특한 기도회를 하고 있습니다. 매월 주제를 정하고 강사를 초대하여 이야기를 듣고 기도를 하는데, 그 주제는 다양한 사회적 이슈들입니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통해 들으면서 한정된 교회의 시각을 벗어나 사회를 품는 기도회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목회자가 교인들로 하여금 교회와 사회를 연결하는 기회를 계속 제공해주고 봉사와 환대를 배우도록 해야 합니다. 교회가 세상을 향해 할 일은 ‘환대’ 아니겠습니까?

▲ 마지막으로 목사님께서 목회하시는 교회나 대구 지역 교회들의 필요가 무엇인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코로나19로 재난의 한 가운데 있는 대구 사회에 여러 가지 도움이 필요합니다. 먼저 많은 위로와 격려를 부탁합니다. 요즘 SNS에 해시태그를 달고 대구를 응원하기도 하던데 고맙습니다. 저 역시 대구시민으로서 대구 바깥에서 전해지는 응원에 힘을 얻습니다. 심지어 라디오에서 대구 시민을 위해 노래를 띄운다는 멘트에 눈물이 난 적도 있습니다. 미처 몰랐는데 대구에 사는 우리는 무척 긴장하고 있습니다. 스치지 않으려고 조심하고, 강박적으로 손 씻고 마스크 해야 됩니다. 친구가 보고 싶고, 가족이 그립습니다. 소소할지라도 응원과 위로는 긴장을 완화 시키고 막연한 두려움을 내려놓을 수 있도록 도울 것입니다.

다음으로는 실제적인 도움이 필요합니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사회 취약 계층의 어려움을 공유하면서 돕기 시작했습니다. 김밥을 싸고, 방역을 돕고, 후원을 합니다. 교회가 여기에 참여하는 것이 필요한데 대구교회는 헌금부족으로 쉽지 않다고 예상합니다. 시민활동에 비해 교회의 사회참여는 아직 들리지 않습니다. 대구의 교회가 지역에서 봉사할 수 있도록 이곳 교회들에 후원해 주세요.

지역 교회들에 직접 위탁하셔도 되고, 대구경북기독인연대에 위탁하셔도 됩니다. 대구경북기독인연대 후원계좌 : 대구은행 508-10-909200-0 대구기독교교회협의회(대구NCC)

▲ 쪽방촌 거주자 분들과 장애인들을 위해 김밥 도시락 싸고 있다. ⓒ정금교 목사 제공

이정훈  typolog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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