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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동시에 아프고 힘든 예배였다”온라인 예배를 드리고 난 후 소감
이경로 목사(장유중앙교회) | 승인 2020.03.11 17:44

벌써 두 주째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렸다. 한마디로 “색다른 동시에 아프고 힘든 예배였다”라고 말하면 그 느낌이 전달될까? 온라인으로 실시간 예배 영상을 송출한다는 의미는 녹화의 개념과는 달라서 온전히 오프라인에서의 예배와 똑같이 진행되어 진다는 의미다. 그러므로 평소 주일 예배를 섬길 때의 그 긴장감과 그만큼의 준비, 즉 그만큼의 에너지는 기본적으로 소비 되어진다.

그런데 여기에 더해 예배 참여자들이 예배 현장에 함께 하고 있다는 생각을 공유하게 하고 예배 속으로 몰입하며 참여하도록 하기 위해 또 다른 긴장감이 흐른다. 마치 TV 속에 나오는 아무 관계도 없는 유명 목사, 혹은 어느 교회의 목사가 하는 설교, 어느 교회의 예배를 관전, 구경하는 느낌이 아닐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은 보통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필자가 목회하고 있는 김해 장유중앙교회는 3년전부터 전 예배를 실시간 중계를 해 왔다. 그러나 회중과 함께 공동예배로 드려지는 그 현장을 온라인으로 그야말로 중계하는 것과 온라인상에, 네트워크 어딘가에서 자신의 매체를 통해 바라보고 있는 교우들을 카메라를 통하여 소통하며 예배를 드린다는 것은 큰 차이가 있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예배 인도자이며 설교자인 목회자 또한 예배자라는 측면에서 말한다면 예배 속에 가장 몰입하기 힘든 첫 번째 사람이 목회자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할까? 그런 의미에서 아프고 힘든 예배였다.

▲ 장유중앙교회 한 교우가 온라인예배를 드리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이경로 목사 제공

사실 지난 3월 8일 온라인 예배 때에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 한 주 전 첫 번째 온라인 가정예배를 드리고 나니 평소와 비교할 수 없는 방송 시청과 클릭이 있었기 때문에 일정 정도 고무 되어진 부분이 있었다. (이 부분을 보고 너무 속물로 보지 않기를 바란다. 이런 일이 있고 나면 엉뚱하게도 수치에 눈이 가는게 인간의 본성 중에 하나가 아닌가?)

그래서 다른 때 보다 많은 준비를 했고 이전 방송에서 부족하게 느껴졌던 부분을 보완하고 몇 가지 아이디어를 더하여 전날인 7일 토요일부터 몇 차례 리허설을 한 터였다. 이전엔 별 신경 쓰지 않았던 영상의 색감이라든지, 보다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오디오의 음량과 음질에 신경을 써서 준비를 했다.

그런데 당일 예배 20분전 갑작스럽게 방송 송출이 안되는 것이다. 아무런 문제가 없었고 잠시 전까지만 해도 잘 되던 것이 갑자기 안 되니, 나를 비롯하여 방송을 담당한 사역자들은 크게 당황하였다. 마치 “네놈들이 아무리 잘 준비해 봐라, 내가 붙잡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닌거야?”라고 하나님이 말씀하시는 듯했다. 결국 비상시에 사용해온 다른 방송 채널을 이용하여 송출을 하니 문제 없이 송출이 되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을 모르고 기다리고 있는 교우들에게 알린다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라 정신없이 다른 채널을 공유하고 겨우 약속된 시간에 예배를 시작할 수 있었다. (후에 안 일이지만 그렇게 실시간 예배 방송이 송출되는 중에 문제가 생겨 갑자기 송출되지 않던 방송 채널이 다시 송출이 되었다고 한다.)

그런 상황에서 예배를 다 마치고 나니 공허감이 밀려왔다. 열심히 준비한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 것에 대한 실망감 같은 것이라 하겠다. 그런데 잠시 후에 한 연로하신 권사님께서 전화를 해왔다. “목사님~” 하고 부르시더니 한참을 우신다. 그리곤 “목사님 힘내세요” 하고 말씀하신다. 애쓰고 있을 목사가 안쓰러우셨나보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 연세 많으신 어르신이 온라인 예배를 스마트폰 작은 화면을 통해 예배하고 목사인 나도 몰랐던 나의 모습에 드려진 그림자를 느끼신 것이다. “목사님 보고 싶어요”라고 말씀하실 때, 나 또한 울컥하는 것을 참았다. 그런데 필자는 그 권사님과의 통화를 통하여 예배라는 것이 방법과 장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예배는 예배자인 그가 누구냐의 문제다. 잘 갖추어진 예배 환경에서도 예배하지 못하고 구경꾼으로 머무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반면에 열악하고 부족한 환경 속에서도 누구보다 온전한 예배를 드리는 사람은 또 얼마나 많은가 하는 것이다.

이번 사순절은 다른 어떤 사순절과도 비교할 수 없는 시간을 우리에게 선물해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예수께서 제자들과 마지막 만찬을 하시며 빵을 찢어 주시고, 잔을 주시며 이것은 너희를 위하는 내 “몸이라, 흘리는 피라” 말씀하시며 너희도 이와같이 하여 나를 기념하라 하셨다.

교회가 몸을 찢는 것, 교회가 피를 흘리는 것이 무엇이겠는가?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를 찢는 것. 바로 이번 온라인상에서 성도들이 찢어져 예배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러면서 동시에 하나의 예배 공동체를 이루는 것이 거룩한 공교회를 이루어 가는 것이 아니겠는가? 우리는 그동안 얼마나 편안하게, 긴장감 없이 마치 습관화된 루틴을 반복하듯이 예배를 드렸는가?

지금의 나는 비록 예배당 문은 닫혀 졌지만 오히려 진정한 예배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동안 아무렇지도 않게 누렸던 함께함의 가치를 다시 회복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나는 이 코로나 시대가 우리에게 던져준 이 경험을 계기로 한국교회가 우리 예배가 공간을 넘어, 예배당 어느 한 편에 갇힌 바 된 하나님이 아니라 초월적으로 보편 타당한 우리의 하늘에 계신 하나님을 예배하는 예배가 회복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인간 욕망의 투영의 시간이 아니라, 정치적 야욕의 표출이 아니라 하나님을 예배하는 예배가 회복되길 바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속히 다시 이전처럼 함께 한마음으로 예배드리길 소망한다.

이경로 목사(장유중앙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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