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흩어짐이 두려웠던 사람들김상기 목사와 함께 하는 <성서와 위로>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 승인 2020.03.15 15:49
야훼께서 말씀하십니다. 봐라, 이들 모두가 한 백성 한 언어야. 이것은 저들이 할 일의 시작이다. 이제는 그들이 하고자 계획하는 일들이 무엇이던지 못하게 할 수 없을 것이다.(창세기 11,6)

일명 바벨탑 이야기에 나오는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지금 일어나는 일이 무엇이길래 그것이 앞으로 일어날 일들의 시작이라고 하시며 우려를 표명하시는 걸까요?

사람들은 어디론가 이주하기 시작했고 도중에 광활한 평지를 만나 정착하기로 합니다. 아무 것도 없는 곳에 생활터전을 일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우리는 압니다. 경우는 전혀 다르지만 중앙 아시아의 벌판으로 강제이주당한 조선인들의 역사를 보면 조금은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안전을 확보하고 흩어지지 않기 위해 그들이 생각해낸 것은 성 쌓기였습니다. 이것이 잘못된 일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그렇게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거대한 기획은 강제적인 힘이 작동되지 않으면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그 힘은 성의 크기에 비례할 것입니다.

▲ Marten van Valckenborch(1535&#8211;1612), 「The Tower of Babel」(1600) ⓒWikimediaCommons

탑의 높이가 하늘을 찌를 듯 하다고 하면 그 성의 규모는 얼마나 커야 하겠습니까? 그런 성을 쌓는데 얼마나 큰 희생이 뒤따를까요? 그런데도 일을 진척시키기 위해서는 일종의 집단적 ‘세뇌작업’이 필수입니다.

그들은 밤낮으로 똑같은 구호를 외칩니다. “성과 탑을 쌓자!” 다른 말을 할 수 없고 다른 생각은 인정되지 않습니다. 이것이 바벨탑 이야기의 사람들이 만들어내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나님이 여기에 개입하십니다. 창조주 하나님과 대역사를 기획한 사람과의 충돌입니다. 하나님은 그 일을 보시고 앞으로 전개될 인간 역사의 한 면을 보십니다. 그리고 그러한 일이 가능해진 이유를 한 민족 한 언어에서 찾습니다. 그래서 언어와  민족의 다양성에서 대안을 찾으십니다. 그러나 이것을 궁극적 해결책으로 여기지 않으십니다. 그러한 일이 역사 속에서 반복될 것을 예상하신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지금도 언어들이 사라지고 종족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그러면 하나님의 개입은 무의미할까요? 하나님은 서로 의사소통을 할 수 없게 하심으로 그 일을 중단시키셨습니다. 하나님은 이렇게 하심으로 앞으로 있을 동일한 유형의 일들을 중단시키셨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런 일들이 계속되겠지만, 그것들은 처음 사건과 함께 영원히 정당성을 갖지 못할 것입니다.

하나님은 이렇게 하심으로 우리에게 가야 할 역사의 길을 보여주셨습니다. 전제적 체제 거부, 억압으로부터의 자유, 인종과 언어 및 사유의 다양성 존중, 강제적 구호적 통일이 아닌 이해와 공감에 바탕한 소통 등 역사 속에서 실현되어야 가치들은 그 어떤 역사적 체제나 종교에 의해 부정될 수 없습니다.

이를 부정하는 세력들에 맞서 그 가치들을 지키고 실현시켜가는 오늘이기를. 일과 성과를 위해 ‘사람들을’ 잊어가는 지금 시대에 사람에 대한 하나님의 관심과 사랑에서 새 시대를 보고 발걸음을 옮기는 이날이기를.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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