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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이 마비될 때 신앙의 모습김상기 목사와 함께 하는 <성서와 위로>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 승인 2020.03.20 17:00
바로 여기에 하나님의 계명과 예수에 대한 믿음을 지키는 성도들의 인내가 있다.(요한계시록 14,12)

‘여기’가 가리키는 것은 요한계시록이 13장 이후 끝까지 문제삼고 있는 ‘우상의 표’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소위 666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그 표는 그 우상을 경배하는 자에게 주어집니다. 그러나 그런 자는 하나님의 진노 아래 놓인다고 요한은 경고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언급되는 ‘여기’는 바로 그 우상에게 굴복하지 않고 그 표를 거부하는 것입니다. 일상생활을 통제하는 그 표 없이 살기는 상당히 어렵겠지요. 그만큼  위협적인 방식으로 우상에게 굴복하라고 강제하는 우상 배후조종자는 그가 우상을 만든 그 짐승의 후계자로 놀라운 이적을 보이는 자니 사람들을 미혹하는 힘이 얼마나 클지 짐작하고도 남습니다.

게다가 그는 그 우상에게 말을 할 수 있게 합니다. 이렇게 놀라운 일들의 연속이니 그의 우상에게 경배하지 않고 산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겠습니까? 우상에게 절하는 사람이 늘어가면 갈수록 남은 사람들은 버티기가 점점더 어려워질 것입니다. 인내 내지 ‘참다’는 말을 써야 하는 경우가 있다면 바로 이런 경우일 것입니다.

▲ 요한계시록 13장을 형상화한 작품 ⓒGetty Image

우리는 이런 경우가 있다면 언제 있을지 또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와 우리의 인내를 시험할지 알 수는 없습니다. 다만 그것이 여러 세대에 걸쳐 계보를 이루고 거대한 세력을 형성한다는 것은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종교적/신비적 능력을 내세우며 미혹하고 정치적.경제적 힘으로 억압하는 세력입니다.

그렇지만 그 세력의 핵심은 이적을 행하고 하나님을 ‘실질적으로’ 모독하고 자신을 하나님으로 삼는 등 '종교적'입니다. 이것이 주께서 그의 이름으로 예언, 귀신 축출, 권능 등을 했다고 자랑하는 자들을 쫓아내시며 모르는 불법자들이라 하신 이유입니다.

이러한 자들의 유혹을 물리치고 위협을 견디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요? 최소 조건을 건강한 신앙이라고 한다면 무엇이 신앙의 건강성을 담보할 수 있을까요? 바울은 교회에서 가르치기 위해 일만 마디 방언을 하는 것보다 이성/마음(누스)으로 다섯 마디 말을 하기 원했습니다.

신앙의 든든한 반석은 이성이기에 그렇습니다. 하나님의 계명을 분별하고 지키고자 하는 것은 이성이 제대로 작동할 때입니다(롬 7,25 비교). 우리 속에 이를 방해하는 요소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깨닫지 못한다면 갈등조차 없을 것입니다.

이성이 마비될 때 신앙은 한국교회에서 자주 보듯 이적과 영을 앞세운 불법자들의 먹이가 될 것입니다. 이성(누스)과 영(프뉴마)이 균형을 이룰 때(고전 14,15) 하나님의 계명과 예수에 대한 믿음을 지킬 수 있습니다. 그때 어떤 유혹과 위협도 이겨낼 수 있습니다.

이성의 빛과 영의 불꽃이 어우려져 우리 속에 평화와 기쁨의 강이 흐르는 오늘이기를. 혼탁하고 교회가 사회의 짐이 시대에 하나님의 계명과 예수에 대한 믿음으로 빛을 던지는 이날이기를.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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