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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시설 무산 위기 장애인 위한 긴급구제 기자회견 열려탈시설 방해 시설장 성공회 신부 강하게 규탄, 성공회 개입 촉구
이정훈 | 승인 2020.03.21 00:27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사회복지부 등 5개 장애단체(이하 5개 장애단체)가 장애인거주시설 ‘도란도란’ 거주 장애인의 탈시설-자립을 위해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에 긴급구제 진정서를 제출했다.

시설장 성공회 신부가 탈시설 방해 했다

5개 장애단체는 지난 19일(목) 오후 2시 종로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인시설 거주 당사자들의 탈시설- 자립생활을 방해하는 ‘도란도란’의 시설장 이 아무개 신부를 규탄하고 시설장 조사와 거주인과 직원에 대한 긴급구제를 호소했다.

대한성공회 유지재단을 법인으로 하는 장애인거주시설 ‘도란도란’은 대한성공회 서울교구 사회복지재단 산하에 있으며, 탈시설-자립지원을 목적으로 지난 2009년 운영을 시작했다. 당시 ‘장애인 쉼터’가 법적으로 존재하지 않았던터라 20인 이상의 중증장애인 시설로 설립되었다. 2018년까지만 해도 18명의 장애인들이 거주했고, 현재는 11명의 시설 거주 장애인들과 원장을 포함한 직원 8명이 활동하고 있다.

작년 말, 11명의 거주인 중 허 아무개 씨를 포함 5인의 시설 거주 장애인들은 SH전세임대주택에 선정되어 탈시설이 가능하게 되었다. 장애인 거주시설에서 나와 지역사회에서 생활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것이다. 더불어 3명의 거주자 또한 탈시설을 신청했다고 한다.

하지만, 5개 장애단체의 설명에 따르면, 도란도란의 시설장은 직원들 사이에서 합의가 되지 않았고 가족과 후견인의 동의를 구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전세임대주택에 선정된 5인의 거주 장애인들의 탈시설을 지연시켰다는 것이다.

또한 문제가 된 시설장은 지난 12월 23일 가족과 후견인들에게 ▲ 당사자 의사 미확인, 정확한 욕구 조사 필요, ▲ 가족과 후견인의 충분한 정보와 동의 하에 자립추진, ▲ 시설의 정상적인 업무 속에서 탈시설이 진행되어야 한다 등의 내용으로 알림장을 보냈다고 한다.

나아가 시설장은 시설의 소재지 관악구 구의원들에게 “거주인들이 탈시설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거나 “투쟁의 명분이나 수단으로 전락해버릴 염려”가 적힌 글을 보냈다고 한다.

▲ 장애단체들이 지난 19일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시설-자립생활 무산 위기에 놓은 시설 거주 장애인들을 위한 긴급구제를 요구했다. ⓒ에큐메니안

이에 대해 5개 장애단체는 오는 3월 31일까지 임대주택계약을 하지 못하면 무산되는 사실을 설명하며, “시설 이용자가 시설 이용을 중단하려는 경우, 시설 운영자는 이용중단 희망자에 대하여 어떠한 차별이나 불이익 처분을 해서는 안 된다”(장애인복지법 제60조)는 ‘시설장의 의무’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도란도란, 설립 취지를 스스로 어겼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문애린(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이하 문 대표) 대표는 ‘도란도란’의 설립목적을 설명하며 탈시설을 막는 시설장에 대해 날선 비판으로 첫 발언을 시작했다.

문 대표는 지금과 달리 “예전에는 탈시설기관에서 인권비리가 일어나면 시설에 있는 거주인들이 지역사회로 나올 수 있는 계획을 세우기 어려웠다”며, 바로 지역사회에 거주 공간이나 활동 지원이 없는 사각지대를 위한 공간이 ‘도란도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문 대표는 “그래서 도란도란에 함께 하고 있는 직원들도 장애인 거주자들의 탈시설에 대한 계획을 함께 세우고 지원을 하고 있던 곳이기도 하다”며, “그런데 난데없이 시설 원장이 교체되었을 뿐만 아니라 교체된 시설원장은 마땅히 탈시설에 대해 지원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거꾸로 지역사회로 나가지 못하도록 탈시설 당사자의 의사를 방해하고 있다.”고 강하게 성토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성토의 대상인 된 탈시설을 조직적으로 방해하고 있는 인물은 도란도란의 시설장인 이 아무개 신부였다. 도란도란의 김치환 사회복지사는 “탈시설 최전선에서 일했던 실무자를 업무에서 배제하고 따돌리고 뒤에 숨어서 직원들을 시켜 이간질시킨다”며, 성지자의 양심을 운운하는 시설장에 대해 강한 분노을 표출했다. 김 사회복지사는 마지막으로 도란도란을 주목해 달라고 호소하며 “우리 스스로의 삶을 위해서 그렇게 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언급해 기자회견 참석자들을 숙연하게 했다.

한편, 시설장인 이 아무개 신부는 현재 이와 관련 고용노동부 관악지청에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된 상태라고 한다.

또한 강지영 사회복지사는 “도란도란은 복지관을 비롯해 커피숍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곳들과 관계망을 형성해왔다”며, 이는 “지역사회와 도란도란 차원의 지원을 넘어 장애인 당사자들의 자연스러운 생활의 결과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도란도란의 목적을 두고 “지역사회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하기 위함이지 시설에서 평생을 살게 하기 위함이 아니라”며, 현재 탈시설을 방해하는 시설장과 관망하는 법인을 비판했다.

계속해서 “우리는 당사자들이 인간다운 삶을 지향할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보탤 뿐이다. 당사자 중에는 탈시설을 걱정하는 분들도 있다. 탈시설하면 지원이 끊긴다는 말을 정확한 정보라고 알려주며 당사자에게 혼란을 주고 겁을 주는 역할이 종사자의 역할인가?”라고 반문하며 탈시설과 자립활동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기자회견이 마친 후 참석자들은 인권위에 긴급구제 진성서를 제출했다.

성공회 교단 적극 개입해야

이번 사건과 관련해 법인인 대한성공회는 책임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성공회 교단은 교구에 소속된 모든 사목지(교회와 사회기관 포함)에 대해 교구장 주교가 사제를 파송하는 ‘파송제’를 인사 원칙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즉 교회적으로 가지는 파송제의 의미와 함께 장애인복지시설 등 인권의 사각지대에 있는 사회 구성원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수반되는 성직자의 파송이 중요해지는 것이다.

또한 자칫 이번 사건에서 성공회가 시설 구성원에 대한 외면으로 비쳐질 경우 그간 성공회가 쌓아왔던 사회적 약자를 위한 모습에 오점이 남을 것으로 보인다. 성공회 교단의 적극적인 사태해결의지가 필요해 보이는 시점이다.

이정훈  typolog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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