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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잃은 교회 길 찾는 세상(마가복음 13장 1~2절)평화와 개혁 2
양재성 목사(가재울녹색교회) | 승인 2020.04.05 16:55

모세종교와 예수종교

우린 시방 주님의 사순절을 걸어 고난주간을 순례하고 있습니다. 하나님 뜻이 실현된 사회를 표방한 예수는 제자들을 불러 모으더니 마침내 하나님 나라 운동을 시작하십니다. 갈릴리를 출발한 예수 일행은 이방인 지역은 물론 사마리아 등 여러 지방 도시를 거쳐 드디어 예루살렘에 도착하였습니다. 예수의 지방 순례는 가는 곳마다 인산인해를 이루었고 폭발적 대중이 동참했습니다. 예수의 순례는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고 주민들의 인식을 바꾸어 해방의 주체 세력을 세우기 위한 방안이었습니다. 어느 정도 세력 규합에 성공한 예수 일행은 예루살렘으로 들어갔습니다. 예수살렘은 사상과 종교의 중심이며, 권력의 핵심이었습니다. 예수의 최대 관심은 우상화된 예루살렘 성전이었습니다. 도착 첫날 예수는 성전을 둘러봅니다.

이튿날 예수는 다시 성전에 올라가 예루살렘 성전이 장사꾼의 소굴이 되어 있는 것을 한탄하시고는 거기서 성물을 매매하는 자들을 내어 쫓고 돈 궤짝을 둘러엎음으로 성전 체제를 뒤집어엎습니다. 그 후 예수는 성전에서 율법학자들을 비롯한 예루살렘 지도체제와 일련의 논쟁을 벌이고 대척점에 서게 됩니다. 이미 제사장들은 율법을 이용하여 민중들을 정죄하고, 정치세력과 야합하여 민중을 착취하고 억압하였습니다. 예수는 성전체제를 맹비난하는 것을 끝으로 드디어 성전 밖으로 나오십니다. 성전 종교로는 하나님 나라를 세울 수 없다고 판단하신 것이며, 성전체제포기를 선포하신 거대한 사건입니다. 성직자와 예배의 타락, 율법 정신과 사랑의 실종은 성전 종교의 실상이었습니다. 이는 수천 년 동안 내려온 율법 중심의 모세종교의 종말이며, 성전 제의 중심의 솔로몬 종교의 종말입니다. 동시에 이는 하나님의 뜻으로 기초한 하나님 나라 실현을 위한 예수 종교의 시작을 알리는 혁명적 사건입니다.

오늘 성서본문에서 예수는 성전을 떠나면서 예루살렘의 성전의 멸망을 예고하십니다. 성전을 나오는데 제자 중 하나가 굉장한 돌과 화려한 건물인 성전의 위용에 감탄합니다. 그 때 예수는 기다렸다는 듯이 얼마 뒤에 이 성전은 돌 위에 돌 하나 남지 않고 다 무너질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하나님의 마음에서 떠나 제국의 손아귀에 들어간 성전체제로는 하나님의 새로운 역사를 지어갈 수 없음을 분명히 하신 것입니다. 예수는 지금 성전체제가 꿈꾸는 사회와는 전혀 다른 하나님 나라를 주창하심으로 새로운 길을 떠나십니다.

제국의 종교의 붕괴

굉장한 돌, 굉장한 성전은 실상은 굉장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신루와도 같았습니다. 정신이나 영혼을 잃은 육체가 아무것도 아니듯이 하나님의 뜻을 상실한 성전은 하나님의 얼굴에 먹칠을 하고 있었습니다.

지금도 그와 똑같은 현상들이 여기저기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교회들은 자본의 포로가 되어 바알의 번영신학을 가르쳤고 물량적 축복을 하나님의 축복으로 둔갑시켰습니다. 교회는 하나님의 뜻을 버림으로 예수의 정신을 강탈당했고 가난의 영성을 상실한 채 부패하여 썩어가고 있습니다.

민중을 해방해야할 종교가 자본의 포로가 되어 제국의 종교가 되었습니다. 교회는 더 이상 하나님의 뜻을 담아 하나님의 뜻을 실천하는 공동체가 아니고 자신의 출세를 위한 인적 인프라가 되었고 삶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보호막일 뿐입니다. 권력자들은 자신들의 장난감이 된 교회를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권력자들이 두려워하지 않는 교회는 이미 살아있는 교회가 아닙니다. 오히려 세상은 교회를 우습게 여기고 개독교라고 조롱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의 태도는 단호하십니다. 굉장한 예배당, 화려한 장식과 예복, 가식적인 예배, 위선적이고 시끄러운 기도, 억지로 하는 헌신으로 구성된 성전은 붕괴될 것이라고 선언하십니다. 가증과 위선은 진정한 그리스도인들이 걸어가야 할 길이 아님을 명확히 하셨습니다. 고난과 고통은 그리스도인들이 살아내야 할 치열한 삶의 모습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화려한 것을 계획하고 굉장한 것에 붙들려 살아가지만 참된 신앙은 그것들이 무너질 허구임을 알기에 굉장한 것들에 붙들리지 않습니다. 실상 굉장한 것은 한분 하나님, 그분과 함께 깨어 사는 삶입니다.

참된 교회

이렇듯 예수께서는 우리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주셨습니다. 성전체제와는 전혀 다른 길이었습니다. 참 신앙으로 사는 길입니다. 참된 신앙은 하나님은 살아계시며 당신을 믿고 찾는 이들을 귀한 분으로 환대하는 분이라는 확고한 믿음과 참된 마음으로 하나님께 나아가는 삶입니다. 하나님은 결코 그런 사람들을 거절하지 않으시며 빈손으로 돌려보내시지 않는 분이십니다. 늘 하나님만을 절실히 원하셨던 예수님은 하나님의 뜻으로 평생 길 안내를 받으셨습니다. 그리고 착한 행실로 몸을 깨끗하게 하셨습니다. 약속하신 분은 신실하신 하나님이니 그 약속을 반드시 지킵니다. 우리는 서로 마음을 써서 사랑과 선한 일을 하도록 격려해야 합니다.

오늘날 교회는 예수를 팔아 배를 채우고 예수를 팔아 성공하려는 사람들로 넘쳐납니다. 예수 믿고 부자 되고, 예수 믿고 성공하고, 예수 믿고 천국가려는 사람들은 다 장사꾼들입니다. 시장에서 좌판을 벌여 놓고 콩나물을 판매하여 드린 헌금으로 재산을 축적하는 목사들. 그들은 하나님의 나라를 자신들의 왕국으로 세워놓았습니다. 성직매매, 교회매매 금지법을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버젓이 성직 매매와 교회 매매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천문학적인 돈을 써 총회장, 감독 선거운동을 벌이는 등 번영신앙의 끝판 왕입니다. 교회는 길을 잃었는데 세상은 길을 찾고 있습니다.

“돌 위에 돌 하나도 남기지 않고 다 무너지리라.”

그러나 희망은 남아 있습니다. 예수를 통하여 자비로우신 하나님을 만난 사람들, 중재자의 미신적 제사에서 풀려난 사람들, 예수 그리스도의 거룩함을 입은 사람들이 교회를 교회되게 할 것입니다. 하나님을 향한 절대적인 믿음과 사람을 향한 지칠 줄 모르는 사랑이 교회를 온전히 세우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고난 받는 사람들의 손을 잡아주는 거룩한 일에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나를 죽여 너를 살리는 십자가의 의미를 되새기는 고난주간에 우리 모두 교회를 온전히 세우는 거룩한 길에 나섭시다.

▲ 가재울녹색교회 양재성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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