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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시대, 한국에 대한 서구사회의 착각오리엔탈리즘에 기반한 서구 미디어의 시각
이정훈 | 승인 2020.04.11 17:50

미국의 외교전문지가 코로나19를 통해 드러난 한국과 아시아에 대한 서구 사회의 오리엔탈리즘에 대해 비판하고 나섰다.

현지시각으로 지난 4월2일 미국의 격월간 「포린 폴리시」(Foreign Policy, FP)는 동아시아 정치와 경제 전문가인 S. 나단 박(S. Nathan Park)이 기고한 “유교는 코로나바이러스를 물리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Confuciansim Isn’t Helping Beat the Coronavirus)라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했다.

이 기사의 부제는 “문화적 전통들은 COVID-19에 대항한 한국의 성공을 설명하지 못한다. 유능한 리더십 때문이다”였다. 즉 한국과 아시아의 몇몇 국가들이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을 성공한 이유를 분석한 서구 미디어의 시각이 오리엔탈리즘에 기반한 것임을 비판했다.

박 연구원은 이 칼럼을 통해 먼저 코로나바이러스 방역 성공을 분석한 서구 언론의 시각을 분석했다. 특히 한국의 접촉 추적 시스템에 대해 서구 사회는 자유와 사생활을 중시하기 때문에 한국과 같은 시스템을 따라할 수 없다고 분석한 시각을 비판한 것이다. 이는 “아시아를 우리(서구)와 전혀 다른 존재로 보는 실수”이며 “아시아의 경험과 지식은 절대 서양에 적용할 수 없는 서양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곳으로 여기는 실수”라고 꼬집었다.

또한 박 연구원은 이러한 시각은 “오리엔탈리즘의 전형적 패턴”이라고 설명했다. 즉 “일본, 한국과 같은 아시아 국가에서 잘 작동하는 사회정책이 있을 때마다, 서양인들, 특히 미국인들은 주저하지 않고 아시아의 인종적 동질성과 잘 조화된 사회를 원인으로 꼽았”지만, “그 ‘조화’라는 것은 온순하고 순종적인 아시아인들로 구성된 사회라는 인종차별적 망상”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박 연구원은 온순하고 순정적인 한국이라는 시각에 대해 한국의 상황을 언급하며 반박했다.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으로 인해 일어난 분란과 발달된 인터넷 문화의 폐해를 소개했다. 특히 의협 최 회장이 코로나19가 만연했을 당시 문재인 정부에 대항한 행동을 언급했다.

박 연구원은 마지막으로 “한국 문화가 어느 정도까지 역할을 했는지 토론할 수 있지만, 실수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하며 “매일 수백만 명의 미국과 유럽인들은 구글이나 페이스북과 같은 곳에 자발적으로 개인 정부를 제공하면서 한국이 구현한 첨단 추적 시스템에 결코 굴복하지 않겠다는 제안은 어불성설”이라고 강조했다.

▲ 지난 4월2일 미국의 외교전문지 「포린 폴리시」가 한국과 아시아 몇몇 국가들의 코로나바이러스 방역 성공에 대한 서구사회의 미디어 시각이 오리엔탈리즘에 기반한 것임을 고발한 칼럼을 게재했다. ⓒ화면 캡쳐

다음은 박 연구원의 ‘칼럼 전문’(클릭하면 원문으로 연결된다)에 대한 해석이다.

유교가 감염 극복에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다
문화적 전통들은 COVID-19에 대항한 한국의 성공을 설명하지 못한다.
유능한 리더십 때문이다

COVID-19가 미국과 유럽을 파괴하는 가운데 한국의 대응은 전세계로부터 찬사를 받고 있다. 한국의 진단 및 격리 체계의 비할 데 없는 규모와 효율성 덕분에 2월말에 한국은 코로나바이러스의 증가를 멈추게 했고 하루 900건의 새로운 확진 사례가 약 100건으로 줄어들었다. 한국의 진단 능력 외에도 세계 미디어는 한국의 드라이브 스루 검사 시설, 정교한 환자 추적 시스템, 이전과 같은 양의 휴지를 사는 대중의 차분한 대응에 놀라워했다.

아마도 필연적으로 일부 미디어는 이러한 성공의 원인을 문화적인 요인에서 찾았다. 이들의 공통적인 표현은 한국인이 덜 개성적이고 공동체 지향적이며, 공익을 위해 개인을 기꺼이 희생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뉴욕타임즈 기사는 “서양 민주주의 국가들은 양극화와 포퓰리즘의 역풍을 맞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사회적 신뢰도는 그들보다 더 높다.”라고 주장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유교의 정적인 문화 때문에 권위적 정부가 위급상황에서 사람들의 삶을 침범할 수 있었다.”라고 했다. 몇몇 분석가는, 자유를 사랑하는 서양 사람들은 한국의 접촉 추적 시스템을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들이 감염을 퍼트리면서 돌아다닌 곳을 추적하는 사생활 침해를 그들은 용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것은 터무니없는 소리다. 미국과 유럽이 초기 감염 확산을 막지 못했던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 아시아를 우리와 전혀 다른 존재로 보는 실수이다. 아시아의 경험과 지식은 절대 서양에 적용할 수 없는 서양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곳으로 여기는 실수이다. 미국과 유럽은 지금 고통 받고 있다. 이 감염병을 서양에는 도달할 수 없는 “아시아 질병”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감염과 싸우는 최고의 해결법을 자신의 나라에는 절대 적용할 수 없는 “아시아의 해결법”으로 보고 그것을 거부하는 위험한 짓을 그들은 또 다시 저지르고 있다.

이것은 오리엔탈리즘의 전형적 패턴이다. 일본, 한국과 같은 아시아 국가에서 잘 작동하는 사회정책이 있을 때마다, 서양인들, 특히 미국인들은 주저하지 않고 아시아의 인종적 동질성과 잘 조화된 사회를 원인으로 꼽았다. 하지만 그 ‘조화’라는 것은 온순하고 순종적인 아시아인들로 구성된 사회라는 인종차별적 망상에서 온다. 한국은 미국인들이 상상하는 것처럼 전체주의적 사회가 전혀 아니다. 2018년 발표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한 조사에서, 2014년 한국의 “타인에 대한 평균 신뢰도” 점수는 0.32점에 불과했다. 노르웨이(0.68), 네덜란드(0.54), 캐나다(0.44), 미국(0.41) 등 이른바 개인주의 서구 사회가 1위를 차지했다.

인터넷에 의해 과장된 신랄하고 양극화된 정치의 현대적 경향은 한국을 건너뛰지 않았다. 한국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빠른 초고속 인터넷을 가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파급되는 여러 현대적 문제의 최전선에 있다. 미국이 유튜브가 무엇인지 알기도 전에 한국은 사이버 폭력과 잘못된 정보 선동과 같은 온라인 사회의 부정적인 영향을 다루고 있었다. 2016년 미국 대선과 영국의 브렉시트 국민투표에 러시아 정보기관이 개입하기 몇 년 전, 보수적인 한국 대통령들은 선거를 왜곡하기 위해 수백만 개의 가짜 트위터를 올리기 위한 자체 정보기관을 이용하고 있었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 와중에도 한국 정치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맹렬하다. 한 끔찍한 사건은 대통령에게 자문하는 의료 전문가 집단과 관련된 논쟁이었다. 한국에서 의사들을 대변하는 이익단체인 대한의사협회(KMA)는 진보적인(liberal)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했는데, 그들은 이러한 입장 가운데 한국의 국민건강보험의 범위를 의사들의 손해로까지 확대했다. 한국에서 2월말 COVID-19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그리고 한국전쟁 당시 민간인을 학살한 집단의 후계자임을 자처한 파시스트 집단의 설립자)는 문재인 정부가 보건복지부 장관과 대통령 자문단을 해임할 것일 요구했다. 대한의사협회의 의견에 동의하고 정치적 공격으로부터 위원들을 보호하기 위해, 자문단은 자발적으로 해산하기로 결정했다. 100년만에 가장 심각한 전세계적 감염병 사태의 한 가운데에서, 한국 정치는 감염병 전문가들이 대통령에게 조언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물론, 문화는 사람들이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유교가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정부의 대응을 대중들이 어떻게 수용되도록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정교한 토론을 하는 것은 전적으로 가능하다. (고대 유교 철학자 맹자는 통치자와 주체들 사이에 의무라는 유교적 그물망에 따라 실질적인 통치에 관한 풍부한 자료를 제공한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한국의 유교 전통을 다루는 서양 미디어는 실제 유교 경전을 전혀 언급하지 않는다. 대신에, 유교는 아시아인들을 자유의 진정한 의미를 모르는 영혼 없는 드론으로 여기는 피곤하고 오래된 고정관념을 꺼내기 위한 변명에 불과할 뿐이다. 감염병이 서구에도 만연함에 따라 “동양 문화”에 대한 논의는 계몽을 위한 것이 아니라 미궁에 빠져있는 변명을 찾기 위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궁극적으로, 한국의 성공은 대중의 신뢰를 얻은 유능한 리더십 덕분이다. 어떤 유교 경전도 한국 보건 당국자들에게 한국에 COVID-19 확진자가 4명 뿐일 때 의료 회사들을 소집해서 검사 역량을 늘리도록 지시하지 않는다. 어떤 아시아인의 지혜도 한국의 의사들로 하여금 여행력에 상관없이 폐렴 증상이 있는 모든 사람을 검사해야 한다고 생각하도록 만들지도 못했고, 지금은 악명높은 “31번 환자”를 찾아내고 비밀스런 신천지 집단에 의해 초래된 대구시에서 대규모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군을 진압하도록 만들지도 못했다. 한국인들이 화장지를 사재기하지 않는 것은 그들이 개인적인 힘이 없는 순한 양이어서가 아니라 단지 그들의 정부가 투명하고 신뢰할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우리는 한국 문화가 이러한 각각의 발전에 어느 정도까지 역할을 했는지 토론할 수 있지만, 실수를 범해서는 안 된다. 사재기 등의 반응을 막을 수 있는 문화는 어느 나라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매일 수백만 명의 미국과 유럽인들은 구글이나 페이스북과 같은 곳에 자발적으로 개인 정부를 제공하면서 한국이 구현한 첨단 추적 시스템에 결코 굴복하지 않겠다는 제안은 어불성설이다. (실제로 미국 정부는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을 연구하기 위해 이미 모바일 광고 위치 자료를 활용하고 있다.) 서양의 자유라는 개념이 수많은 죽음을 부르는 감염에 맞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 몇몇 개인을 격리하고 나머지 사회는 일상생활을 하는 것보다 나라 전체를 봉쇄하는 것이 자유의 개념에 더 부합한다고 주장하는 어리석음을 저질러선 안 된다.

비록 COVID-19가 중국에서 유래했지만, 유럽과 미국은 바이러스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못했기 때문에 대감염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서구 세계는 중국의 미숙하고 불투명한 대응을 조롱하고 반-아시아적 인종차별을 부추기는데 정신이 팔려 아시아의 문제가 자신들의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걸 이해하지 못했다. (한 이탈리아 보건 당국자는 이 사태를 중국에서 벌어지는 “자신들과 상관없는 공상 과학영화”처럼 생각했다는 걸 인정하기도 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과 유럽도 조기에 대규모 검역과 격리 프로그램을 실시해 코로나바이러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조치를 취할 수 있었다. 한국의 대응을 문화적 요인으로 돌림으로써, 서양은 “아시아의 해결책이 자신들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는 같은 실수를 또 다시 저지르고 있다.

이정훈  typolog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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