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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그리스도교와 주체사상 간의 대화의 한 주제북한 선교를 위해 꼭 알아야 할 주체사상 100문 100답(81)
정대일 연구실장(그리스도교-주체사상 대화연구소) | 승인 2020.04.16 17:01

Q: 주체사상은 ‘사람’에 대해 어떠한 철학적 견해를 가지고 있나요?(1)_사람은 ‘사회적 존재’

A: 지난 연재에서 우리는 주체사상의 ‘철학적 원리’가 ‘사람이 모든 것의 주인이며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것임을 살펴보았습니다. 이 주체사상의 철학적 원리는 주체사상 전반을 관통하고 있기에 주체사상의 기초를 이루는 ‘근본원리’가 된다는 사실도 살펴보았습니다. 이 근본원리를 살펴보면 ‘사람’과 ‘모든 것’ 즉, ‘세계’로 구성되어 있으며, 여기에서 주도적인 역할은 ‘사람’이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주체사상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주체사상을 다른 말로 ‘사람 위주의 철학사상’이라고도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주체사상을 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주체사상이 ‘사람’에 대해서 어떠한 철학적 견해를 가지고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주체사상이 말하는 사회적 존재

주체사상은 사람을 ‘사회적 존재’라고 합니다. 맑스주의에서도 ‘사회적 존재’를 언급합니다. 이때는 ‘사회적 의식’과 대립되는 개념으로 사용하는 것입니다. 맑스주의의 ‘사회적 존재’는 ‘사회적 의식’을 규정하는 ‘사회의 물질적 생활조건’을 의미하는 개념으로 쓰이는 것입니다.

그러나 주체사상에서 ‘사람은 사회적 존재’라고 할 때의 ‘사회적 존재’는 물질적 존재 일반이나 단순한 생물학적 존재와 구별되는 ‘사람’이라는 존재를 특징짓는 개념입니다. 이것은 사람이 사회적 관계를 맺고 생활하고 활동하는 존재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여 사람이 사회적 관계를 주동적으로 맺고 목적의식적으로 개조·발전시키면서 사회적으로 생활하고 활동하는 존재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람은 다른 모든 생명물질과는 달리 ‘사회’를 이루고 살아갑니다. 사람의 모든 생활과 활동은 사회 안에서 진행되며 사회를 떠나서 사람은 생존할 수 없습니다. ‘사회’는 사람들이 생활하고 활동하는 집단으로서 사람의 단순한 집합체가 아니라 ‘일정한 관계에 기초하여 조직된 유기체’입니다.

물론 동물 가운데도 개미와 벌과 같이 일정한 질서에 따라 무리생활을 하며 공동으로 집을 짓고 먹이를 얻는 것과 같은 행동을 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러나 동물의 무리 안의 관계는 생물학적 진화과정에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되고 본능에 의하여 맹목적으로 유지되는 것입니다. 이와는 달리 ‘사회적 관계’는 사람이 자연을 개조하고 지배하기 위하여 ‘의식적으로 맺는 관계’이며 ‘의식적으로 유지되고 변혁되는 관계’입니다.

사람들의 ‘사회적 관계’는 ‘사람들의 생활, 사회에서의 그의 지위와 역할을 규제’합니다. 그러나 사람은 다만 사회적 관계에 의하여 규제되기만 하는 존재는 아닙니다. 사람이 다만 사회적 관계에 의하여 규제되는 수동적인 존재라면, 사람은 사회적 관계에 순응하는 존재로 되며, 주위환경에 맹목적으로 순응하는 무리생활에 본능적으로 복종하는 ‘생명물질 일반’과 차이가 없는 것으로 됩니다.

그러나 사람은 사회적 관계에 의하여 제약될 뿐 아니라, 사회적 관계를 주동적으로 맺으며, 또 그것을 자체의 생존과 활동에 유리하게 개변해나갑니다. 이와 같이 단순히 사람이 사회에 의하여 제약되는 존재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이 주동적으로 사회적 관계를 맺고, 사회적 활동으로 자기의 존재를 유지하고, 자기의 목적을 실현하며, 사회적 관계를 개조하고 지배해나가는 존재라는 것을 의미하는 개념이 바로 주체사상이 독창적으로 내놓았다고 주장하는 ‘사회적 존재’의 개념입니다.

물질적 존재로서의 사람

주체사상이 주장하는 바, ‘사람’이 ‘사회적 존재’로 되는 것은, 무엇보다도 사람이 ‘사회를 형성함으로써 자연계에서 벗어나와 인간으로 되었기’ 때문입니다.

▲ 븍한의 한 가정에 소장되어 있는 주체사상의 구호 ⓒGetty Image

사람은 물론 물질적 존재입니다. 사람은 그 육체를 놓고 보면 물질적 원소들로 이루어졌으므로 물질적 존재의 범주에 속합니다. 그리고 사람은 생물학적 존재 일반에 고유한 생명활동을 하므로 생물학적 존재의 범주에 속합니다. 사람의 고유한 의식도 초자연적인 것이 아니라 육체적 기관인 뇌수의 기능이며 산물입니다. 그러나 사람은 단순한 물질적 존재가 아니라 가장 발전된 물질적 존재입니다.

사람은 자연의 오랜 발전과정에 형성된 생명유기체 가운데서도 장구한 진화를 통하여 이루어진 가장 발전된 유기체입니다. 사람은 다른 생명물질이 가지지 못하는 특유한 기능인 사유기능과 노동기능을 수행하는 고도로 발전된 육체적 기관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람은 가장 발전된 물질적 존재일 뿐 아니라, 특출한 물질적 존재입니다.

사람은 물질세계발전의 특출한 산물로서 자연계에서 벗어나온 유일한 존재입니다. 사람은 자연계에서 벗어나올 때 벌써 특출한 존재로 등장하였습니다. 사람 이외의 다른 모든 생명물질은 아무리 발전된 것이라 하더라도 객관세계에 종속되고 순응함으로써만 생존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와는 달리, 사람은 자연으로부터 자신을 분리하고 자연에 대립하며 자연을 정복합니다. 사람은 객관세계를 인식하고 변혁하며 자기에게 복무하게 만듦으로써 생존하며 발전합니다.

사람이 객관세계를 인식하고 개조하고 지배하는 특출한 물질적 존재가 될 수 있는 것은, 그가 사회적 존재가 된 것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사람은 사회적 관계를 맺고, 사회적으로 생활하고 활동함으로써 의식과 언어를 가지게 되었고, 객관세계를 인식하고 개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람이 사회적 존재로 됨으로써 객관세계를 인식하고 개조하는 특출한 존재로 되었다는 것은, 사람이 먼저 사회적 존재로 된 다음에 특출한 존재로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사람이 자연계에서 벗어나와 특출한 존재로 되는 과정은 사람이 사회적 존재로 되는 과정이었습니다. 사람이 사회적 존재로 되었다는 것은 자연계에서 벗어나와 특출한 존재로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며, 사람이 특출한 존재로 되었다는 것은 단순한 물질적 존재이기를 그만두고 사회적 존재로 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람이 세계를 변혁하고 지배하는 특출한 존재로 되는 과정과 사회적 존재로 되는 과정은 밀접히 연관되어 있는 하나의 통일된 과정입니다.

유기체를 주위환경에 적응하게 변화시키거나 기껏해야 자연에 기성형태로 존재하는 사물을 그대로 이용할 뿐인 동물의 본능적 활동과는 다릅니다. 자연에 기성형태로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사물을 만들어내는 인간의 활동은 사유하는 의식과 사유의 물질적 외피이며 의사를 교환하는 수단인 언어를 전제로 합니다. 그런데 의식과 언어, 자연을 개조하는 활동의 발생은 오직 사람이 사회적 관계를 맺음으로써 가능하였습니다.

유인원과 비슷한 인간 선조들의 무리생활과정에 우연적으로 나무, 막대기로 열매를 따며 돌로 조개를 깨는 것과 같은 첫 생물학적, 본능적 형태의 노동이 발생하고, 그것이 반복되는 과정에 사유와 노동에 필요한 육체적 기관들이 점차적으로 형성되어 갔으며, 이 과정에 무리생활 안에 사회적 관계의 맹아가 나타나고 자라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형성되기 시작한 ‘사회적 관계’는 의식과 언어의 발생과, 생물적, 본능적 형태의 노동을 의식적 노동으로 이행하도록 자극하고 추진시키는 객관적 조건을 이루었습니다. 특출한 물질적 존재인 사람의 출현은 이와 같이 노동과 의식, 언어, 발전된 육체적 기관 및 사회의 형성과 관련됩니다.

사람의 발전된 육체적 구조와 기능, 의식과 언어, 노동, 사회적 관계는 다른 모든 물질적 존재들과 다른 사람의 고유한 징표를 이룹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모든 징표의 형성과 발전의 근본조건으로 되는 것은 ‘사회적 관계’의 형성입니다. 사람의 육체적 기관의 완성, 의식과 언어, 노동의 발생은 사회적 산물입니다.

그리고 그것들은 사회적 성격을 가집니다. 사람의 의식은 사회적 의식이며, 언어는 사람의 사회적 교제의 수단이며, 노동은 사회적 활동입니다. 사람은 ‘사회적 관계’를 형성한 때로부터, 본능에 따라 맹목적으로 움직이는 단순한 생물학적 존재이기를 그만두고, 자연과 사회를 의식적으로 개조해나가는 특출한 존재로 되었으며, 생물학적으로 진화하는 과정에 종지부를 찍고, 사회적으로 발전하는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물론 사람은 사회를 형성한 다음에도 그 육체를 놓고 보면 생명유기체로 남아 있으며, 따라서 그의 출생과 성장 및 사망은 생물학적 법칙에 따릅니다. 그러나 원인(遠人)과 고인(古人)의 단계를 거쳐 신인(新人)이 출현한 다음에는, 오늘에 이르는 수 천 년 동안 사람의 생물학적 진화에 따르는 형태의 변화는 거의 없었지만, 사람의 사회적 의식과 사회적 생산력 그리고 사회적 관계는 현저히 변화 발전하였습니다. 또한 사람은 사회를 형성한 다음에도 생리적, 본능적 요구를 가지며 그것을 충족시키기 위한 본능적 활동도 합니다.

그러나 사람은 사회를 형성함으로써 사람의 본능적 요구의 충족수단을 자연적, 본능적 활동에 의해서가 아니라 사회적 활동에 의해서 마련하게 되었으며, 사람의 생물학적, 본능적 요구 자체가 사회역사적으로 규정된 특성을 획득하게 되었습니다. 사람의 본능적 요구는 사회적 생산의 발전수준과 사회적 관계의 성격에 의존하여 변화 발전하게 되었고 그것을 충족시키기 위한 활동도 사회역사적으로 변화 발전하는 사회적 규범에 맞게 진행되게 되었습니다.

이 모든 것은 사람이 사회적 존재로 됨으로써 자연계에서 벗어나와 특출한 존재로 되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사회적 관계를 맺기 이전의 존재는 사람이 아니라 단순한 생명물질이며, 사회적 관계를 맺고 생활하는 존재는 오직 자연계에서 벗어난 사람뿐입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사람’을 ‘사회적 존재’라고 한다는 것입니다. 

사회적 관계 안에 있는 사람

주체사상이 주장하는 바, ‘사람’이 ‘사회적 존재’로 되는 것은, 다음으로 사람이 ‘사회적 관계 속에서만 생존하고 발전할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생존에 필수적인 생활수단은 사회적으로만 생산됩니다. 사람은 혼자서 단독적으로 자연을 개조하여 생활수단을 생산할 수 없습니다. 사람의 생활의 필수조건이며 인간 활동의 기본분야인 생산노동은 처음부터 사회적이었습니다. 생활수단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사람에게 사상의식과 자연에 대한 지식, 그리고 노동도구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사상의식과 지식은 사회적 활동과정에 축적된 실천적 경험의 일반화에 기초하여 이루어지는 사회적 의식이며, 노동도구는 사회적으로 축적된 경험과 지식을 사회적 힘으로 물체화한 것입니다.

또한 자연을 개조하는 생산노동 자체도 사회적인 협력의 힘에 의해서만 성과적으로 실현될 수 있습니다. 물론 노동은 개별적인 사람에 의하여 단독적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노동은 사회적 분업의 한 고리를 이루며, 노동과정에 이용되는 노동도구나 기술기능은 사회적으로 이루어진 사회적 산물입니다.

그러므로 노동은 어디까지나 사회적 성격을 가집니다. 사람의 생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객관적 조건을 이루는 사회적 관계도 사회적으로만 개변될 수 있습니다. 사회적 관계는 사람들의 관계이므로 개인의 단독적인 의사와 힘에 의해서는 개조될 수 없으며 사람은 사회적 힘으로 사회적 관계를 개조함으로써 생활과 활동에 보다 유리한 조건을 마련해나갑니다.

사람은 사회적으로만 더욱 힘 있는 존재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사람의 모든 자질과 능력은 사회적 관계 속에서 형성 발전됩니다. 사람들은 사회적 관계 안에서 태어나 자라는 과정에 이미 선행세대들에 의하여 사회적으로 형성된 사회적 의식과 경험, 물질 문화적 재부를 물려받아 자기의 인식능력과 실천능력을 형성합니다.

자연도태과정에서 획득된 생물학적 속성은 유전에 의하여 선행세대로부터 후대에게 전달됩니다. 인간유기체의 개체적 특성과 생명활동은 세포핵의 유전자에 들어있는 데핵산분자(DNA)에 기록된 유전부호에 의하여 규정됩니다. 이와는 달리 사회적으로 형성된 사상의식과 지식을 비롯한 물질 문화적 재부는 유전에 의해서가 아닙니다. 사회적인 교육교양사업과 유산의 계승에 의하여 후대들에게 전달됩니다. 사람은 사회적으로 선행유산을 물려받을 뿐 아니라 사회적 관계 안에서 자기가 놓여 있는 처지를 반영하고 사회적 실천을 통하여 자기의 사상의식과 자식, 기술기능을 발전시키며 더욱 힘 있는 존재로 발전합니다.

물론 사람은 생물학적 유전에 의하여 타고나는 개체적인 자연적 소질을 가지며, 이것은 사람의 능력과 심리 나아가서 인격형성에 일정한 영향을 줍니다. 그러나 사람의 능력과 인격형성에서 결정적 작용을 하는 것은 사회적 환경의 영향과 사회적 교육 및 그 자신의 사회적 실천입니다. 사회적 환경과 사회적 교육 및 사회적 실천의 발전에 따라서, 사람의 능력과 심리, 인격형성에서 생득적인 자연적 소질의 영향은 더욱더 후면으로 밀려갈 뿐 아니라, 그 자체가 개조됩니다. 이것은 사람이 어디까지나 사회적 존재라는 것을 입증합니다.

그러므로 사람이 육체적 구조와 기능의 측면에서 다른 생명물질과 구별됩니다. 또 사람의 선천적으로 주어진 자연적 소질이 사람의 능력과 심리, 인격형성에서 커다란 작용을 한다고 하면서, 사람을 전면적으로 특징짓는다는 명목 밑에, 사람을 ‘사회적인 것과 생물학적인 것을 결합하고 있는 존재’라고 하는 것은 사람의 본질을 모호하게 하는 것으로 됩니다. 이와 같은 주장은 사람과 다른 생명물질과의 계선을 똑똑히 가르지 못하게 하며, 생물학적 속성까지도 사람의 본질적 속성으로 인정하는 데로 떨어지게 됩니다.

비록 생물학적 유전에 의하여 주어지는 자연적 소질이 사람의 능력과 심리, 인격형성에 이러저러한 영향을 줍니다. 하지만 자연을 개조하여 생활수단을 생산하고 사회적 관계를 변혁하며 생활조건을 개선하며 자신의 사상의식과 지식, 능력과 인격을 발전시키고 더욱 힘있는 존재로 되기 위한 사람의 모든 생활과 활동은 사회적으로만 진행되고 사회적 요인의 결정적 작용 밑에서 진행됩니다. 이와 같이 ‘사람’은 ‘사회적으로만 생존하고 발전할 수 있다’는 데 ‘사회적 존재’로 되는 또 하나의 근거가 있다고 합니다.

사회적 연계를 통해 발전하는 사람

주체사상이 주장하는 바, ‘사람’이 ‘사회적 존재’로 되는 것은, 또한 사람이 ‘사회적 연계를 더욱더 강화 발전시켜나가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사회적으로 자연을 개조하고 사회적 관계를 변혁할 뿐 아니라 이 과정에서 자기들의 사회적 연계를 더욱 더 강화해나갑니다. 사회적 연계의 강화발전은 사람의 장성하는 수요의 충족을 위한 필수조건입니다. 인류의 역사적 발전과정에서는 사람의 수요가 끊임없이 늘어나며 이에 따라 물질 문화적 재부의 생산이 확대발전합니다.

그리고 생산의 확대발전은 사회적 연계의 강화를 요구하며 또 실현합니다. 생산이 확대발전하는 데 따라서 매개 생산부문, 생산단위의 규모에서나 전사회적 규모에서나 분업이 발전하며, 분업의 발전은 전문화된 분업들 사이의 경제적, 문화적 연계를 강화합니다. 물질 문화적 부의 생산을 확대발전시키는 데 필요한 물질 기술적 수단, 특히 현대적 기술수단들은 고도로 세분화된 여러 전문과학부문의 최신성과의 종합적 이용에 의해서만 가능합니다.

현대과학 자체가 더욱더 세분화되어가므로 그 발전은 매개 전문부문에 대한 심오한 연구와 함께 전문부문간의 긴밀한 협동에 의해서만 가능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경제적 및 문화적 연계의 강화는 물질 문화적 부의 생산의 발전의 합법칙적 요구로 되며 인류사회발전의 필연적 추세로 됩니다. 인류역사가 보여주는 바와 같이 사회제도의 교체에 따라 사람들의 경제적, 문화적 연계는 그전 사회에 비할 바 없이 강화되었습니다.

사람들의 자주적 요구의 발전은 경제적, 문화적 연계뿐 아니라 정치사상적 연계의 강화발전을 요구하며 또 그것을 실현합니다. 정치는 계급 또는 사회의 공동의 이익에 맞게 사람들의 활동을 통일적으로 조직하고 지휘하는 사회적 기능이므로 사회생활에서 결정적 의의를 가집니다. 정치를 떠나서는 사람들의 공동생활이 이루어질 수 없고 사회가 유지될 수 없습니다.

사람들의 경제생활이나 문화생활도 정치에 의하여 보장됩니다. 또한 사상의식은 사람의 요구와 이해관계의 반영으로서 사람의 모든 활동을 규제하므로 사람의 활동에서 결정적 역할을 합니다. 사람들은 자기의 요구와 이해관계를 반영한 사상을 가져야 그 기치 밑에 결속되어 힘 있는 사회정치적 역량으로 될 수 있습니다. 단결의 위력을 발휘하여 자기의 요구를 실현해나갑니다. 그러므로 사람들이 자기의 요구와 이해관계를 자각하면 할수록 정치와 사상에 더욱더 깊은 관심을 가지며 정치적, 사상적 연계를 강화합니다.

실지로 역사는 인류의 발전과정이 사람들의 경제적, 문화적 연계가 강화되어온 과정이었을 뿐 아니라, 정치적, 사상적 연계가 강화되어온 과정이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원시사회에서 사람들의 정치사상적 연계는 혈연적 연계로부터 분리되지 못하고 그에 융합되어 있었습니다. 계급사회에 들어오면서 사람들의 정치적, 사상적 연계는 독자적인 사회생활영역으로서 발전하기 시작하였으나, 사회적 적대적 계급들로 분열되어 있는 조건에서 전사회적 규모로 발전할 수 없었습니다.

노예사회나 봉건사회, 자본주의사회에서 착취계급들은 계급적 지배를 유지하기 위하여 저들의 정치적, 사상적 연계를 강화하려고 시도합니다. 그러나 사적 이해관계의 대립으로 말미암아 그것은 공고한 것으로 되지 못합니다. 그리고 노예사회나 봉건사회에서 근로인민대중은 계급적 자각이 미약하였으므로 자기의 사상과 정치적 조직을 가질 수 없었고, 정치적, 사상적 연계를 맺는 경우에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없었습니다.

계급사회에는 적대적 계급 사이의 정치적 관계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계급적 이해관계의 대립에 기초한 것으로서 강권에 의하여 유지되는 지배와 복종의 관계이거나 투쟁의 관계입니다. 그러므로 그것은 이해관계의 공통성에 기초한 사람들의 정치적, 사상적 연계와는 근본적으로 구별됩니다.

자본주의사회에서 정치적 무대에 등장한 노동계급은 자체의 계급적 이익을 옹호하는 사상을 내놓고 계급의 전위조직을 가집니다. 평범한 인민대중을 결속시킴으로써 정치적, 사상적 연계를 강화 발전시킵니다. ‘사람’은 이와 같이 자기 발전과정에 물질적, 문화적 수요를 충족시키고 자주적인 요구를 실현하기 위하여 ‘사회적 연계를 더욱더 강화 발전시키는 존재’이므로 ‘사회적 존재’로 된다고 합니다.

사람을 사이에 둔 그리스도교와 주체사상의 대화

이상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주체사상은 사람에 대해 ‘사람은 사회적 존재’라는 철학적 견해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 중, 실존주의 철학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그리스도교 신학에 노출된 그리스도인들은 ‘사람’에 대해 ‘신 앞에 선 단독자’라는 상(像)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철학적 견해로 따지면 개인주의에 입각한 인간 이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체사상은 사람을 개인주의에 입각하여 파악하는 견해에 대해 ‘관념론적’이고 ‘형이상학적’이라고 다음과 같이 비판하면서, 오직 주체사상이 밝힌 사람에 대한 철학적 견해만이 ‘유물론적’이고 ‘변증법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올바른 견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사회적 존재라는 것을 부인하고 독립적이며 고립적인 단독자라고 하는 견해, 사람이 사회적 관계 속에서는 자유를 구속당하고 개성을 말살 당하므로 사회와 동떨어져 고립적인 개인으로 존재하고 행동하여야 한다는 주장은 한갓 기만이며 개인주의, 이기주의와 부르조아적 방종을 합리화하는 반동적인 견해이다. 사람의 개성의 발전과 자유는 사회적 연계 밖에서는 결코 실현될 수 없는 것이다. 물론 자본주의적 사회관계는 사람의 개성을 말살하고 자유를 난폭하게 구속 유린한다. 그렇다고 하여 사람의 개성의 발전과 자유는 사회적 연계를 끊고 사회적 관계를 외면함으로써가 아니라 개성의 자유로운 발전을 보장하는 사회주의적 사회관계를 창설하기 위하여 사람들이 혁명적인 사회적 연계를 강화 발전시켜야 실현되는 것이다. 원래 사람은 사회적 관계 밖에 있을 수 없다. 사람은 다만 관념적으로만 사회적 연계를 끊을 수 있으며 독립적인, 고립적인 개인으로, 단독자로 자처하는 환상을 가질 수 있다. 사람은 오직 사회적 연계를 끊임없이 강화하여야 생존하고 발전할 수 있으며 개성의 발전과 자유를 실현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은 사회적 연계를 끊임없이 강화해나가는 것이며 따라서 사람은 사회적 존재로 되는 것이다.
주체사상이 내놓은 사람이 사회적 존재라는 견해는 유물론적, 변증법적 입장을 철저히 고수하면서 세계의 인식과 개조의 주체인 사람을 고찰의 중심에 놓는 주체의 관점에서 독창적으로 밝힌 유일하게 올바른 견해이다. 주체사상은 바로 자연과 사회를 개조하고 지배하는 사람, 인민대중을 고찰의 대상으로 삼고 분석함으로써 사람이 사회적 존재라는 것을 명확히 밝힐 수 있었으며 사회적 존재의 의미를 정확히 해명할 수 있었다.
주체사상이 밝힌 사람이 사회적 존재라는 견해는 사람의 본질에 대한 온갖 비과학적이며 독창적인 견해들을 철저히 짓부수게 한 위력한 사상이론적 무기이다. 주체사상에 의하여 사람이 사회적 존재라는 것이 새롭게 과학적으로 밝혀짐으로써 사람을 단순히 정신적 존재라고 하거나 물질적, 생물학적 존재라고 하는 온갖 비과학적이며 관념론적인 견해가 종국적으로 분쇄되게 되었을 뿐 아니라 생물학 위주에 양보하여 사람을 사회적인 동시에 생물학적인 존재라고 함으로써 사람의 본질을 모호하게 하는 견해의 부당성도 폭로 극복되게 되었다.
주체사상이 밝힌 사람이 사회적 존재라는 견해는 사람의 본질적 속성을 과학적으로 해명할 수 있는 전제를 마련한 귀중한 견해이다. 사람이 사회적 존재라는 견해에 의하여 사회적 존재에게만 고유한 근본속성을 찾아내고 사람의 본질적 속성을 정확히 밝힐 수 있게 되었다. 주체사상은 바로 사람이 사회적 존재라는 데로부터 출발함으로써 사람의 본질적 속성이 자주성과 창조성, 의식성이라는 가장 과학적인 견해를 독창적으로 확립하였다.
참으로 주체사상이 밝힌, 사람은 사회적 존재라는 견해는 사람에 대한 완벽한 철학적 견해를 확립하는 데 이바지한 더없이 귀중한 사상이론적 재부이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이상과 같은 주체사상의 진리주장에 대해 대답해야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리스도교 신앙’과 ‘그리스도교 신학’을 구분하는 것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우리가 만난 하느님에 대해 우선 ‘신앙’을 고백합니다. 그렇게 고백된 ‘신앙’의 내용에 대해 ‘신학화’ 작업이 뒤따르는 것입니다. 다만, 이렇게 성립된 ‘신학’은 자신이 담아 낸 ‘신앙’에 대해 표준으로서의 역할을 감당하며, 그 신앙의 전파에 기여하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 중 다수가 노출되어 있는 실존주의 철학에 입각한 ‘개인주의 신학’은 ‘개인주의 신앙’을 지지하며, 그 신앙의 ‘표준’으로 기능하면서, 그 신앙의 전파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개인주의 신앙’을 지지하는 ‘개인주의 신학’은 신자유주의 경제체제와 강한 친화력을 가지면서 남측 그리스도교 교회의 많은 부분을 잠식하고 있습니다. 개인주의 신앙과 개인주의 신학에 입각한 ‘개인주의적 그리스도교 교회’는 민족공동체를 회복하는 통일시대를 맞아 남과 북의 평화공존과 평화통일을 위한 비전을 제시하거나 주체사상과 대화할 수 있는 새로운 신학을 모색해야 할 필요성을 찾아낼 수 있는 동력을 본성적으로 상실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한국교회의 과제가 도출됩니다. 그것은 ‘교회를 새롭게’하는 교회갱신의 과제이며,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신앙갱신, 신학갱신의 과제입니다. 이 갱신은 역사적 예수로부터 이어지는 유구한 교회의 전통 속에서 ‘공동체 신앙’과 ‘공동체 신학’을 발굴하여 되살리는 갱신이며, 결과적으로는 ‘한국을 새롭게’ 하는 갱신입니다. 이러한 갱신을 통하여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주체사상과 대화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 그리스도교의 신앙 유산을 발굴하고, 이에 기초하여 통일시대의 대화신학인 ‘주체신학’을 정립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정대일 연구실장(그리스도교-주체사상 대화연구소)  jungsc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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