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에 이어 조금 더 설명하자면 칼빈이 세례요한을 통해 말하려는 것은 구약과 신약이 내용과 진리에서 일치하며 단지 복음의 명료성에서 차이가 드러날 뿐이라는 것입니다. 칼빈은 우선 10장에서 구약과 신약의 일치점을 살펴봅니다. 그리고 11장에서는 둘 사이의 차이점을 말할 것인데, 그것은 내용과 진리의 차이가 아니라 단지 그 계약의 처리방식의 차이입니다.

구약과 신약의 일치점

먼저 칼빈은 구약과 신약의 일치점들을 세 가지로 제시합니다. 이는 우선 구·신약의 차이를 강조하여 단순한 사람들을 혼란케 하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유대인들이 받은 복은 단지 현세적인 번영과 행복에 국한된 것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칼빈은 구약의 많은 구절들을 검토합니다. 그리고 유대인들도 역시 영생의 소망을 받았고 율법과 예언자들에 의해서 그 사실을 확인받았다고 천명합니다. 이것이 첫 번째 일치점입니다.

▲ 야곱은 벤야민이 떠다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Getty Images

두 번째는, 그들이 하나님과 맺은 계약은 결코 그들의 공로에 의해서가 아입니다. 그들을 부르신 하나님의 자비에 의해서만 유지되었다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그들이 중보자 그리스도를 통해서 하나님과 연합되며 하나님의 약속에 참여하리라는 사실을 믿었다는 것입니다(II.x.2).

칼빈은 여기서 특히 첫째 부분에 집중하여 말합니다. 둘째 부분은 칭의의 주제를 다룰 때(III.ii-15) 집중적으로 다룰 것입니다. 셋째 부분은 이미 도처에서 확 인한 바 있습니다.

두 계약의 동일성

칼빈은 3절 이하에서 23절까지 많은 성경의 증거와 일화들을 토대로 두 계약의 동일성을 주장합니다. 한두 가지만 확인하고 넘어가겠습니다. 우선 칼빈은 그리스도인들이 세례의 특권에 의해서 유대인들보다 자기들을 더 낫다고 생각하지 않도록 설득하는 바울의 말씀을 인용하며, 성례전의 의미에서 동일성을 말합니다(II.x.5).

그 다음 계속되는 사도의 발언은 그들이 우리와 같은 성만찬에 참여했음을 말해주는 말씀으로 인용됩니다.“(그들은) 다 같은 신령한 음식을 먹으며 다 같은 신령한 음료를 마셨으니”(고전 10:3-4)(II.x.5). 또한, 흔히 생각하기를, 아브라함과 이삭, 그리고 야곱 같은 족장들은 하나님에게서 현세적이고 지상적인 놀라운 축복만을 받은 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칼빈은 일반의 예상과 다르게 족장들이 모두 세상에서 이방인이요, 방랑자로서 영생을 소망하며 살았다는 것을 사도의 말씀을 인용해 증명합니다.

그러나 만약 그들이 모세와 같이(창47:9) 현세를 “나그네 길”이라 부르며 가나안 땅에서 외국인과 나그네로서 살았다면, 그들을 아브라함의 후사로 만든 주께서 약속하신 땅은 어디에 있다는 것입니까? 그러므로 주께서 그들에게 소유로 주시겠다고 약속하신 땅은 분명히 전혀 다른 것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가나안 땅에서 무덤 외에는 “발붙일 만한 땅”도 얻지 못했기 때문입니다(행7:5).

칼빈은 바로 이 사실이 그들이 단지 죽음 이후에 얻게 될 영생을 소망하며 살았던 증거라고 주장합니다(II.x.13).

최영 소장(기독교장로회 목회와신학연구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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