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기독교강요』 제2권 12-14장, 칼빈의 그리스도론의 핵심적인 부분입니다. 그리스도에 관한 칼빈의 논설은 단지 하나의 목표만을 갖고 있습니다. 왜 “정죄를 받아 죽고 멸망한 우리가 의와 해방과 생명과 구원을 그리스도에게서 구해야 하는지”(II.xvi.1)를 설명하려는 것입니다.

칼빈의 그리스도론의 근본

칼빈에 의하면 이것은 “천하 사람 중에 구원을 받을 만한 다른 이름을 우리에게 주신 일이 없다”(행4:12)는 베드로의 말과 같은 맥락에 있는 것입니다. 칼빈은 그리스도의 신성에 대해서는 이미 제1권 삼위일체 하나님에 관한 장(13장)에서 다루었습니다. 여기서 그는 그리스도 안에서 구속주이신 하나님에 대한 지식에 집중합니다.

그러나 그리스도론(그리스도의 인격에 관한 논설)에 대한 칼빈의 표현방식은 두드러지게 간결합니다. 그의 교리는 단순히 4세기와 5세기의 중요한 그리스도론적 공의회들, 특히 칼케돈 회의(451년)에서 전개된 신조들에 근거해 있습니다. 칼케돈 신조는 다음과 같이 선언합니다.

중세 신학자들이 그렇게 몰두했던 성육신의 필연성과 구속에서의 그것의 역할에 관한 토론들에 관한 한, 칼빈은 그것들을 무시하기보다는 오히려 바울의 말씀(갈4:4-5)에 의지하여 간단히 처리합니다.

그리스도, 참 하나님이고 참 사람

우선 칼빈은 중보자가 왜 동시에 참 하나님이고 참 사람(Vere Deus Vere Homo)이어야 하는지 그 이유에 대한 설명과 함께 시작합니다. 그것은 우리의 죄악이 우리와 하나님 사이를 갈라놓아서(사59:2), 하나님에게 속한 사람이 아니면 화해를 위한 중보자의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모든 인간이 하나님께 죄를 지었기 때문에, 아담의 후손 가운데서는 그 일을 할 사람이 없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지극히 자비하신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가장 좋은 길을 결정하셨는데, 그것은 바로 “하나님의 아들이 우리를 위해서 임마누엘 곧 우리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이 되시는 것”(사7:14; 마1:23)이었습니다 (xii.1). 하나님의 아들은 자신을 낮추어 인간이 되심으로써 “지옥의 상속자들을 천국의 상속자들로” 만들어 주셨습니다(II.xii.2). 이것은 그분이 우리의 몸을 취해서 자기 몸을 만드시고, 우리의 살로 자기의 살을, 우리의 뼈로 자기의 뼈를 만들어, 우리와 하나가 되시는 것으 로 실현되었습니다(엡5:29-31;창2:23-24).

그러므로 이 연합은 그분이 “우리의 것을 취하시고, 자신의 것을 우리에게 주시며, 본질상 그에게 속하는 것을 취하여 은혜로 우리의 것이 되게 하는”(II.xii.2) 일종의 교환을 통해서 일어난 것입니다. 루터는 이 교환을 “자리를 뒤바 꾸는 즐거운 교환”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다시 말하면, 하나님께 대한 우리의 죄, 소외, 적의를 극복하는 일은, 사도 바울이 고후 5장18-21절에서 언급한대로, 하나님 자신에 의해 진행된 하나의 ‘교환’을 통해서 성취됩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그것을 ‘화해’라고 번역하지만, 그러나 진정한 의미는 교환입니다. 한편으로, 이 교환은 하나님이 죄인들과의 완전한 연대를 받아들이면서, 사람의 죄를 떠맡는 것이며, 다른 한편으로 교환은 그리스도가 우리의 죄를 떠맡기 때문에, 우리 자신이 하나님과 올바른 관계를 가질 수 있게 된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이 일을 위해서 우리의 구속자는 참 하나님이시며 참 사람이시어야 한다는 것이 필수적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이 화해의 과제에서 가장 우선적이고 주된 부분은 하나님의 아들이 인간과 연합함으로써 모든 것을 인간과 공유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 칼케돈 신조의 앞부분, 참 하나님 (Vere Deus)이 강조됩니다.

참 사람으로 하나님께 죽기까지 복종

그런데 우리가 하나님과 화해하기 위해서는 또 하나의 조건이 필요했습니다. 그것은 불복종으로 멸망한 사람이 화해에 이르기 위해서 불복종을 상쇄할만한 순종을 드리며, 하나님의 심판을 만족시키고, 죄에 대한 벌을 받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일을 첫 사람 아담과 그의 모든 후손은 할 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창조주 하나님께 모든 은혜를 입고 있는 피조물이기 때문입니다. 그가 죄의 값으로 하나님께 치를 수 있는 것은 이미 하나님께 속해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 주께서는 참 사람으로 나타나시며 아담의 인격과 이름을 취하셔서 아담 대신에 아버지께 복종하며, 하나님의 의로운 심판에 대한 배상금을 지불하시고, 같은 육신으로 우리가 받아야 했던 벌을 받으셨다”(II.xii.3). 그러나 이 일은 단지 그리스도의 육신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 일은 그분의 두 본성에 관련 됩니다.

따라서 그리스도의 인성이나 신성을 부정하는 것은 이중으로 죄를 범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자비를 의심한다는 점에서 하나님께 대한 범죄이며, 그리고 그것이 인간의 희망을 파괴한다는 점에서 인간에 대한 범죄입니다. 그런데 기독교의 역사 초기부터 예수의 신성을 부인􏰀는 자들(에비온주의자, 아리우스, 사모 사타의 바울, 네스토리우스 등)이나, 예수의 인성을 부인하는 자들 (가현설론자, 사벨리우스, 유티케스, 아폴리나리우스 등)이 생겨나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진 하나님의 구원의 역사를 상대화하고 축소, 왜곡하거나 변질시켰습니다.

최영 소장(기독교장로회 목회와신학연구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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