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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로부터 떠오르는 태양우화 한 묵상 10
하태혁 목사(단해감리교회) | 승인 2020.06.04 16:39

한 랍비가 제자들에게 언제 밤이 끝나고 날이 새었는지 밤낮이 바뀌는 때는 어떻게 분간할 수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멀리서 한 짐승을 보고 그게 소인지 말인지를 분간할 수 있게 되는 그때지요.” 한 제자가 말했습니다.
“아니다.”
“멀리 서 있는 나무를 보고 멀구슬나무인지 망고나무인지를 알 수 있게 되는 그때지요.” 다른 한 제자가 말했습니다.
“또 틀렸다.”
“글쎄요. 그렇다면 그게 언제입니까?” 제자들이 물었습니다.
“어떤 남자의 얼굴을 들여다보든 그 남자 안에서 형제를 알아보게 되는 그때, 어떤 여자의 얼굴을 들여다보든 그 여자 안에서 자매를 알아보게 되는 그때다. 너희들이 이것을 할 수가 없다면, 아무리 해가 중천에 뜬 때라 하더라도 그때는 아직도 밤이다.”
- 앤소니 드 멜로, 『개구리의 기도 1』, 204.

ⓒ하태혁

말과 생각은 참 멋지고 그럴 듯한데
행동은 전혀 그에 미치지 못하는 사람
겉으로는 더 없이 착하고 선한데
속은 전혀 그렇지 않은 사람
솔직하고 진솔한 모습보다는
흠 없는 모습만 보이려 애쓰는 사람

싫어하던 그런 사람에게서
문득 자기 그림자를, 자기 표정을…
자신을 발견하고 당황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당혹스런 직면이 기회입니다.
어둠이 걷히기 시작하는 새벽 미명입니다.

사랑할 수 없는 너에게서
사랑하지 않는 나를 발견할 때
없는 그대로의 우리를 사랑할 수 있습니다.
믿을 수 없는 너에게서
믿지 않는 나를 발견할 때 
없는 그대로의 우리를 믿어줄 수 있습니다.

숨을 쉴 수 없어 고통으로 일그러진
수많은 약자들의 얼굴에서
엄마를 찾으며 죽어가는 얼굴에서
주님의 얼굴을 발견할 때
더 이상 이대로는 절대로 안 된다며
작은 그 무엇이라도 시작할 때
약자를 구하려 행하는 그때에야
구원의 낮이 밝아옵니다.
자신의 구원도 그제야…

하태혁 목사(단해감리교회)  devi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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