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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에 가까운 행위임에도 심각성을 모르는 학교본부[인터뷰] 천막농성장에서 실신한 한신대 부총학생회장
이정훈 | 승인 2020.06.11 18:15
▲ 천막 내부온도 측정 결과 41.2°C이다. ⓒ에큐메니안

연규홍 총장이 취임한 이래 한신대학교 교정에는 현수막과 천막 농성장이 보이지 않았던 때가 없었다. “현수막과 천막농성장이 없는 학교 교정이 이제는 낯설다.”는 학생들의 자조섞인 이야기는 현재 학내 상황의 일면을 보여주고 있다. 연일 폭염이 계속되고 있는 한신대학교 장공관 앞에는 벌써 16일째 천막 농성장이 운영되고 있다.

오전9시, 천막농성장 온도가 40도를 넘었다

에큐메니안을 통해 몇 차례 보도되었지만 이번 천막 농성장도 역시 연 총장과 학교본부와 갈등 속에서 차려진 것이다. 지난 5월27일 총학생회 주도로 비민주적인 학사운영과 학생자치를 탄압하는 학교본부를 규탄, 학내정상화를 요구하며 천막 농성장을 세운 것이다. 또한 현재 계속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로 개인 농성으로 전환한지도 11일째를 접어들었다.

이런 천막의 특성상 외부 온도와의 차이가 많이 발생한다. 한신대 부총학회생장이 개인 농성을 하고 있던 6월 11일 한낮 최고 기온은 34도였지만 오전 9시에도 천막 내부 온도는 40도를 넘겼다. 가만히 있어도 얼굴과 등에는 땀이 흘러내리는 날씨에 천막 안은 그야말로 찜질방을 방불케 한다.

소위 찜질방은 넓은 공간이라 공기의 흐름이 원활하지만 천막 안은 외부의 공기 유입마저도 어려운 현실이라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급기야 개인 농성 중이던 부총학생회장이 어지러움과 탈수 증세가 심해져, 급히 보건실로 이동했다. 열이 38도까지 올라가는 급박한 상황은 일단 넘겼다.

천막 속에 학생이 있었다

왜 이런 사태가 발생했을까. 학교본부가 천막 농성장을 ‘불법 시설물 설치’로 규정하고 학칙 위반이기 때문에 농성 천막에 전기 공급을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폭염에 지친 부총학생회장이 잠든 사이 아무런 언급도 없이 전기 공급을 중단하는 바람에 사용하고 있던 선풍기가 작동을 멈추었고 이미 오전 9시에도 40도를 넘긴 기온에 부총학생회장은 소위 실신상태였던 것이다. 농성장에 잠시 방문한 또 다른 학생이 없었다면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던 것이다.

이렇게 보건실로 이송된 부총학생회장과 전화 인터뷰를 나누었다. 부총학생회장에 따르면 천막 농성장을 위해 신고서를 제출했음에도 학교본부는 이를 반려했다고 한다. “학생안전 최우선”이라는 규정을 들어서 반려했다는 것이다.

학생안전이라는 말이 무색해지는 순간이다. 오전9시의 천막 온도가 40도에 육박하고 천막 안에 학생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전기를 차단한다는 건 학생안전은 무시한 처사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건 살인행위나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학교 당국은 문제의 심각성을 모르고 있는 눈치다.

다음은 보건실로 이동한 부총학생회장과의 전화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 학생들이 마련한 천막농성장으로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 이용했던 필헌관 전기 콘센트에 마개와 실리콘으로 처리해 전기 공급을 중단했다. ⓒ에큐메니안

▲ 학교가 전기를 중단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현재 진행하는 농성장이 불법 시설물이기 때문이다. 정확히는 학교에서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는 시설물이다. 규정대로 농성 신고서를 제출하라고 해서 있는지도 몰랐던 신고서를 제출했는데 해당 신고서들을 모두 반려했다. 반려할 거면 왜 신고하라고 했는지 모르겠다.

▲ 왜 반려했는지 사유가 궁금하다.

공문 상으로는 코로나 19 바이러스의 집단감염을 막기 위해서이다. 현재 진행하는 농성은 1인 농성이다. 가끔씩 몸 상태를 봐주러 오거나 지지방문을 오는 사람들은 모두 발열체크를 하고 방문자 명단에 기록하고 있다. 손소독제나 각종 소독 물품들도 배치되어 있다.

오산시청과 관할 경찰서에도 연락 했었는데 1인 농성은 집회 및 시위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답변도 받았다.

첫 번째 신고서는 사실 고공농성을 계획한 신고서였는데, [캠퍼스 시설 및 교사시설물 이용 규정] 제1조 “학생안전 최우선”이라는 규정을 들어서 반려했다. 이를 일부 수렴하여 ‘장공관’ 앞으로 왔는데 전기공급을 중단하며 학생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규정대로 하자는 본부가 규정을 어기고 있는 상황이다.

참 멋대로라는 생각이 든다.

▲ 학교가 몇 차례 전기공급을 중단했는가?

5차례라고 공지했지만, 사실 날마다 와서 코드를 빼놓는다. 농성 시작 전에는 장공관 전기를 사용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려서 필헌관(장공관 옆 건물)로 옮겼는데 그쪽 전기도 중단했다. 비가 오는 날에 롤선을 길게 늘어뜨려서 도서관까지 연결했는데, 그것도 뽑았다.

비가 오면 위험하기도 해서 장공관에 연결했었는데 코드를 뽑는 것으로 모자라서 이제는 아예 내부 전기선을 끊어놓고 플러그를 마개로 막아두고 실리콘 처리를 해서 코드를 꽂을 수 없도록 만들었다.

▲ 향후 대응 계획이 있는가?

대응이라고 할 게 사실 없다. 농성장 안에 있다가 선풍기가 멈추면 ‘코드를 뽑았구나’ 한다. 코드 뽑으시는 직원 선생님들도 위에서 지시가 내려오면 어쩔 수 없기 때문에 직원 선생님들과의 마찰도 최소화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듣기로는 뽑아놓은 코드를 우리가 다시 연결한 것 때문에 직원 한 분이 ‘업무지시 불이행’으로 사유서를 쓰셨다고 들었다. 이런 사유들 때문에 더더욱 전기를 사용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다.

▲ 이전 농성이나 단식 투쟁 등에서 전기를 중단한 적이 있는가?

18년도부터 총학생회를 했는데 지금까지 농성하면서 전기 공급을 중단한 적은 없다. 전기공급 중단은 파업투쟁 등을 다루는 기사에서만 봤지 우리에게도 이런 일이 생길 줄은 몰랐다. 그 전에는 학교가 어느 정도 선은 지켰던 것 같은데 올해는 우리도 처음 겪는 상황이어서 당황스럽고 화도 난다.

▲ 전기공급이 차단되면 어떤 것이 문제인가?

내 몸이 안 좋아진다. 그리고 농성장이 너무 더워서 전자기기가 폭발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요즘에는 아침에 맨날 전기가 끊어져 있어서 일어나면 몸이 익어있다. 오늘은 어지럽고 숨쉬기도 힘들어서 몇 도인가 하고 천막 안의 온도를 재보니 40도가 넘었다. 국원이 깨워주지 않았다면 정말 큰 일 날 뻔했다. 사실 지금도 두통이 심하고 탈수증상이 있는 상황이다. 일주일 째 이런 상황인데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해달라.

우리는 지금 이런 모든 상황을 포함한 학생 탄압 중지를 외치고 있다. 학교 본부는 이런 방식으로 학생들을 탄압하며 입을 막지 말고 학생들의 요구안을 제대로 듣길 바란다. 소통하자고 하는데, 어째 항상 먼저 연락하는 것은 학생측이다. 학교에서 어떤 조치를 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이 든다. 학생탄압이 중단될 때까지 농성장은 접지 않을 것이다.

▲ 40도가 넘는 천막농성장에서 개인농성을 하던 한신대 부총학생회장이 열이 38도까지 올라가고 어지러움과 탈수 증세가 심해져 보건실로 이송되었다. ⓒ에큐메니안

이정훈  typolog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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