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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종단 한목소리로 이주민 혐오와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인종차별은 반대의 대상이 아니며 인종차별은 철폐되어야 한다”
유금문 | 승인 2020.06.17 17:08
▲ ‘인종차별금지의 법제화를 촉구하는 4대종단 이주·인권협의회 기자회견’이 열린 가운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이주민소위원회 우삼열 목사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지몽 스님(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부위원장), 이광휘 신부(천주교 서울대교구 이주사목위원회 위원장), 우삼열 목사(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이주민소위원회 서기), 민성효 교무(원불교 인권위원회 운영위원) ⓒ유금문

최근 미국 미네소타 미니애폴리스에서 발생한 조지 플로이드 씨의 사망 사건으로 ‘BLM운동(Black Lives Matter, 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이 전 세계적인 인종차별 철폐 운동으로 번져나가는 가운데, 한국 종교계에서도 인종차별 철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이주민소위원회, 천주교 국내이주사목위원회 전국협의회,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마하이주민지원단체협의회, 원불교 인권위원회 등 4대 종단 이주·인권협의회가 인종차별금지의 법제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진 것이다.

6월17일 오전11시 가톨릭회관 205-2호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사회를 맡은 양한웅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집행위원장은 먼저 “한국 사회는 이주민에 대한 혐오와 차별이 아주 심각한 사회”라며 기자회견의 배경을 이같이 밝혔다.

이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이주민소위원회 우삼열 목사는 인종차별 철폐를 위한 법 제정을 촉구했다. 우 목사는 “인종차별은 반대의 대상이 아니며 인종차별은 철폐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1979년 국회에서 인종차별 철폐 협약을 비준한 만큼 이행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대한민국에서 인종차별을 조장하고 확산하는데 종교계 중 특히 개신교 보수 극우세력이 크다는 것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며 극우 개신교를 비판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이주사목위원회 위원장 이광휘 신부는 “차별금지법 제정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라며 차별금지법 제정의 당위성을 이같이 주장했다. 이 신부에 따르면 한국여성정책연구조사에서 시민 87.7%가 차별금지법 제정에 찬성한다고 응답하였다고 전했다. 하지만 “과연 이 시대 사람들 의식 안에 차별의 마음들이 정말 사라졌는지는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민성효 교무(원불교 인권위원회 운영위원)는 “법률 제정이 중요하지만 그와 함께 우리 마음속의 차별 요소를 드러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말이나 글로 평등을 주장하는 것보다 마음속 차별과 혐오를 살펴야 한다.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이주민과 난민은 함께 정을 나누며 살아야 할 동포이며, 이들을 위해 무엇을 할지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몽 스님(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부위원장)은 “이주민들은 한국 사회 모든 분야에 진출했으며 어느 분야는 이주민 없이 유지되지 않는다”며, “코로나19로 우리가 알게 된 것은 우리 자신만 안전할 수 없다는 것이다. 내가 행복하려면 다른 이들이 행복해야 하고, 다른 이들을 혐오하면서 우리가 행복해질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미국 사회의 인종차별과 그 이중성에 대해 반문명적이라고 규탄하지만, 한국 사회의 혐오와 차별도 다르지 않다. 차별과 혐오의 뿌리는 반드시 뽑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4대 종단 이주·인권 협의회는 성명서를 통해 1979년 UN인종차별철폐협약을 비준하였음에도 인종차별을 범죄로 규정하지 않아 UN으로 개선 권고를 받는 한국의 현실을 지적했다. 특히 코로나 19 상황에서 질병 예방에서 배제된 이주민의 현실과 질병에 대한 공포가 혐오로 변질되는 상황을 비판했다. 이어 “허술한 규제와 차별적인 정책으로 인해 이주민들이 이중의 고통을 겪고 있지 않는지 정부 당국은 돌아보아야 할 것”이며, “이주민은 일상생활에서 다양한 형태로 인종차별을 경험해 왔고, 이제는 국회와 정부가 나서야 한다”며 인종차별 철폐를 위한 정치권의 노력을 촉구했다.

끝으로 4대종단 이주·인권 위원회는 “인종차별을 금지하기 위한 과제는 21대 국회가 지고 있으며, 국회는 반드시 차별금지법을 제정하여 헌법과 UN인권협약이 실질적으로 이행되어야 한다”며 차별금지법의 제정을 다시 한번 촉구했다.

이주민 혐오와 차별을 금지하는 법률 제정을 촉구한다!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은 부처님과 예수님을 믿는 종교인들이다. 그리고 부처님도 예수님도 모두 이주민이셨다. 오늘날의 불교인과 원불교인들은 “존재하는 모두가 부처다.”(불경, 원불교정전)라는 말씀을, 그리고 그리스도인들은 “너희는 너희에게 몸 붙여 사는 사람을 구박하거나 학대하지 마라. 너희도 이집트 땅에서 몸 붙여 살지 않았느냐?”(공동번역 출애 22, 20)는 말씀을 마음에 새기며 살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조지 플로이드 씨 사망사건으로 인해 인종차별의 심각성이 드러나며 큰 충격을 주었다. ‘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는 외침은 한 나라뿐 아니라 세계의 모든 곳에서 울려 퍼져야 한다. 또한 인종차별이 UN이 규정한 반인류적 범죄임을 모든 국가가 인식하고 강력한 법적 규범을 확립해야 할 것이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1979년 UN인종차별철폐협약을 비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인종차별을 범죄로 규정하지 않고 있어 UN으로부터 개선 권고를 받고 있다. 인종차별을 남의 나라 문제로 보는 안이한 태도를 버리고, 법률 제정을 통해 UN의 인권기준에 부합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특히 최근 코로나19가 발생하여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초기 과정에서 상당수 이주노동자들이 질병 예방을 위해 필요한 정보를 자국 언어로 받지 못했으며, 마스크 5부제가 시행된 이후에도 근무시간에 일터에서 나오지 못해 약국 방문을 통한 마스크 구입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더욱이 질병에 대한 공포가 특정 국가와 이주민에 대한 혐오로 변하여 인터넷과 SNS를 통해 이들에 대한 공격이 나타나 큰 우려를 낳고 있다. 또한 최근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국가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에 난민, 결혼이주민, 영주권자 등 일부 이주민을 건강보험 가입을 기준으로 하여 포함시키고 있으나, 일본의 경우 체류자격을 가진 모든 이주민을 지급 대상으로 하고 있어 우리나라보다 확대된 사회적 기준을 보이고 있다. 국가적인 재난 상황에서 이주민들도 예외 없이 내국인과 동일한 고통을 겪고 있으나, 허술한 규제와 차별적인 정책으로 인해 이주민들이 이중의 고통을 겪고 있지 않는지 정부 당국은 진지하게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코로나19의 발생 이전부터 이미 이주민들은 일상생활에서 다양한 형태로 인종차별을 경험해왔다. 가난한 나라에서 왔다는 이유로 멸시와 모욕을 경험하고 있으며, 이들을 혐오하는 각종 단체와 커뮤니티들은 가짜뉴스와 혐오 표현을 퍼뜨리고 있다. 이제는 국회와 정부가 나서야 한다. 인종차별과 혐오를 금지하는 법률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지난 해 11월 28일 <헌법재판소>는 "차별·혐오표현이 금지되는 것은 헌법상 인간의 존엄성 보장 측면에서 긴요하다."고 만장일치의 심판 결정을 발표하였으며, 이를 통해 차별·혐오의 금지가 반드시 필요한 것임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이제 인종차별을 금지하기 위한 과제는 21대 국회가 지고 있다. 국회는 반드시 차별금지법을 제정하여 헌법과 UN인권협약이 실질적으로 이행되도록 해야 한다. 이것만이 이 땅의 230만 이주민의 인권을 보호하는 길이며, 동시에 인종차별의 완전한 종식을 위한 첫걸음이라 하겠다.

우리 <4대종단이주인권협의회>는 종교인의 양심과 신앙을 따라 차별없는 세상을 위하여 끝까지 협력하며 목소리를 낼 것이며, 모든 인간이 가진 고귀한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더욱 많은 이들과 손을 잡고 나아갈 것이다.

2020년 6월 17일
4대종단 이주·인권협의회
천주교 국내이주사목위원회 전국협의회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 마하이주민지원단체협의회
원불교 인권위원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이주민소위원회

유금문  1234asdlk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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