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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볼턴, 트럼프는 공화당의 대의명분을 대변하지 않는다영국 텔레그라프와의 단독 인터뷰
영국 텔레그라프/이정훈 | 승인 2020.06.23 17:44
▲ 트럼프 행정부의 국가안보보좌관이었던 존 볼턴이 백악관 재임 시절 있었던 일들 엮어 회고록을 출판하면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AP

평생을 공화당원으로 레이건과 부시 행정부 시절 고위직을 지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 국가안보보좌관이었던 존 볼턴은 보통 민주당에게 투표하지 않는 사람이다.
 
하지만, 이 71세의 워싱턴 베테랑은 트럼프의 대통령직에 강한 불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11월 미국 대선에서 어떻게 투표할 것인지에 대한 분명한 의향을 내비쳤다. 볼턴은 지난해 사임할 때까지 17개월 동안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재직했으면서도 트럼프에게 투표하기보다는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2016년 나는 힐러리 클린턴에게 승리하도록 트럼프에게 투표했다.”고 말했다. “이제 트럼프 대통령을 가까이에서 경험했으니 다시는 트럼프에게 투표할 수 없다. 내 관심은 국가에 대한 것이며, 그는 내가 지지하는 공화당의 대의명분을 대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에 대해 통렬히 비판한 책인 ‘그 일이 벌어진 방’(The Room where it happened)이 출간되기 전 데일리 텔레그라프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볼턴은 “트럼프가 당의 대의명분을 대변한다고 믿지 않기 때문에 바이든에게 투표하는 것은 공화당 뿌리를 배신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볼턴은 “트럼프가 철학적 근거나 전략을 갖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미국의 국익과 자신의 관심사 사이의 차이를 모른다. 국익과 사익에 대한 혼선이 있어 국가적으로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볼턴은 “트럼프가 백악관에 입성할 때 정부가 어떻게 운영되는지에 대한 개인적인 지식을 거의 갖추고 못했고, 배움에는 관심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지난 세기에 이런 접근법을 가진 대통령은 없었다.”
 
그리고 이전에 조지 W. 부시 대통령 밑에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를 지낸 볼턴은 미국 국민들에게 자신들의 나라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알리기 위해 이 책을 써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한다.
 
그는 “고위직에 있을 때는 진실을 말할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행정부 활동 17개월 만에 (트럼프가) 대통령으로서 필요한 역량이 없다는 것을 우려하게 되었고, 미국 국민이 그에 대해 알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볼턴이 백악관에서 근무한 기간 동안 일어난 일들에 대해 설명한 내용 중, 트럼프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에게 올해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는 주장과 영국이 핵무기로 무장하고 있다는 것을 몰랐다는 등의 의미심장한 구절이 이미 대서양 양쪽에서 사전에 유출돼 논란이 일고 있다.
 
백악관은 기밀 정보가 담겨 있다고 주장하며 출판 중단을 시도하며 대응에 나섰다. 볼턴은 또한 이 책을 저술할 당시 트럼프 행정부에 의해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방해하고 기밀이 아닌 문서에 대한 접근을 거부한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볼턴에 대해 “전쟁만 원했던 비열하고 싫증나는 바보”라고 비난하며 개인적으로 공격했고,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은 전 동료를 “배신자”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나 볼턴은 이 책을 쓰기로 한 자신의 결정에 대해 여전히 후회하지 않으며, 워싱턴 법원이 토요일 트럼프 행정부의 소송을 기각함으로써, 출판이 예정대로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볼턴은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목적이 11월 선거 전에 출판되는 것을 막는 것이라고 믿고 있으며, 그의 저서에 기밀 자료가 들어 있다는 주장을 거부하고 있다.
 
그는 “민감한 국가안보 문제를 다년간 다뤄본 경험이 있고, 미국의 국익을 해칠 만한 어떤 것도 책에 담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나는 핵심 외교 정책과 국내 문제에 대한 사실을 밝히고 미국 국민들이 스스로 결정하게 하고 싶었다. 나는 이것을 미국 국민들 앞에 내놓고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었는지 스스로 읽을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이것은 그가 대통령이 될 수 없는 것에 대한 이야기이다.”
 
2018년 4월부터 2019년 9월까지 트럼프의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재임하는 동안 공화당 내 강경파로 꼽히던 볼턴은 북한, 이란, 나토 등 여러 핵심 정책 현안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접근법을 공식화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볼턴은 트럼프가 캠프 데이비드에 탈레반 지도부 대표단을 초청하기로 한 것에 대한 의견이 틀어진 뒤 사표를 제출했고, 볼턴이 웨스트 윙을 떠난 후 이 행사는 취소되었다.
 
볼턴은 트럼프 정부의 운영 능력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트럼프는 정부 운영이 마치 가족 소유의 작은 사업인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 하지만 국가가 이렇게 운영되기에는 문제가 너무 중요하다.”
 
“일관된 주제나 전략이 없다는 뜻이다. 어느 날 이루어진 결정은 다음 날 쉽게 바뀌기도 한다.” 볼턴은 특히 중국과 러시아와 관련 장기 전략 개발에서부터 이란과 북한과 같은 국가의 핵 확산 위협 등의 보다 즉각적인 문제까지 트럼프의 주요 외교 정책 및 국가 안보 문제를 다루는데 것에 대해 비판적이다.
 
그는 “러시아와 중국에 대한 장기적인 전략이 없다.”고 말했다. “북한이 한국과 함께 건설한 건물을 폭파하고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 작업을 계속할 정도로 북한 협상은 실패했다. 그리고 이란은 지난 3년 동안 봉쇄되지 않았다.”
 
“트럼프의 역량 부족이 더욱 분명해지는 것은 이런 문제에 있다.”
 
볼턴은 트럼프가 11월 선거를 앞두고 “방어”(circling the wagons)를 하고 있다고 믿는다. 과거에는 대통령이 경험이 풍부한 국가안보 전문가, 이른바 “어른들의 축”(Axis of Adults)을 초청해 중요한 문제에 대해 조언을 요청할 수 있었지만, 볼턴을 포함한 그들 대부분은 더 이상 행정부에서 볼 수 없다. 볼턴은 이러한 상황이 벌어진 것에 대해 “대통령은 그에게 조언을 해주려는 사람에게 생각 없는 기계적인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볼턴이 우려하고 비판하는 것은 대통령이 다른 세계 지도자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성공의 열쇠라고 믿는다는 점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좋은 관계를 맺으면 중국과도 좋은 관계를 맺는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리고 만약 테레사 메이와 나쁜 관계에 있다면, 영국과 나쁜 관계를 맺고 있다고 생각한다. 시 주석과 같은 지도자들은 그들이 자국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한다. 나는 트럼프가 그렇게 하는지 확신할 수 없다.”
 
볼턴은 비록 “내가 테레사 메이 전 총리를 비난하지는 않지만” 메이 총리 하에서 런던과 워싱턴의 관계가 경색되었다는 것을 인정한다.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었다.” 보리스 존슨이 총리가 된 이후 관계가 개선되었다.
 
볼턴은, 그의 책에서, 그의 외무장관 시절, 존슨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와 정상적인 외교 경로를 거치지 않고 자주 접촉한 것에 대해 놀라움을 표시했다.
 
“나는 이같이 행동한 것에 대해 그를 비난하지 않는다. 그가 전화를 건 이유는 아마도 행정부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아는 다른 사람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트럼프 경영 스타일은 어떤 경영 스타일도 갖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영국과 미국 사이, 소위 “특별한 관계”를 강력히 주장한 볼턴은 영국 총리가 두 가지 핵심 쟁점, 즉 이란 핵 협상과 중국의 거대 통신 회사인 화웨이의 영국 5G 네트워크 통신사업 참여 문제에 대해 주도적으로 나설 것을 원한다.
 
이란과의 협상에 대해 볼턴은 영국은 자국의 결점을 보고 “결코 다시 화려했던 시절로 돌아가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화웨이에 대해서도, 존슨 총리 취임 이후 영국 정부가 테리사 메이 전 총리의 화웨이에 대한 지원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영국 관료들은 화웨이의 위협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볼턴은 이 두 가지 사안이 향후 트럼프 행정부와 영국 정부 사이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이 두 가지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영국의 이익이라고 믿는다.
 
그는 “보리스 존슨 하에서 트럼프는 다른 역동성을 갖고 있다. 그것은 모두 개인적인 관계에 관한 것이다.”라고 결론지었다. “하지만 만약 트럼프가 그것을 잃는다면, 우리는 이전에 빠져있던 곤경으로 되돌아갈 수도 있다.”

영국 텔레그라프/이정훈  typolog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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