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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료의 새 판을 짜야 한다공공병원 확충에 힘써야 할 때
원용철 목사(대전 벧엘의집) | 승인 2020.06.26 15:26

나름 청정지역이라고 자부했던 대전도 지난주부터 코로나19가 지역사회 감염으로 확산되면서 시민들이 극도의 불안감에 쌓여있다. 처음 대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때만 해도 고온다습한 여름이 되면 바이러스 특성상 감염 속도가 늦춰지거나 어느 정도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라고 했는데 낮 최고기온이 30℃넘어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코로나19 확산추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하여 방역당국도 고온다습한 기후가 감염속도를 늦추지 못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런 코로나19 판데믹 상황에서 지난 월요일 국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김성주, 최혜영 의원과 정의당 배진교 의원, 건강과 대안, 보건의료단체연합, 참여연대가 주최한 의미 있는 ‘코로나19 확산 대비, 공공의료체계 강화방안’ 토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서울대 의료관리학과 김윤 교수는 앞으로 들이닥칠 2차 대유행을 준비해야 한다며 감염병 치료체계를 대폭 수정,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현재 우리나라 확진자가 다른 나라에 비해 적은 것은 코로나 19에 잘 대처하고 있어서가 아니라 방역만 잘 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코로나19 치명율에서 연령을 보정하면 대 유행을 경험한 다른 나라와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전체 의료기관의 5.7% 정도 밖에 되지 않는 공공의료기관이 코로나19 환자의 치료는 전체 환자의 77.7%를 감당하는 아주 기형적인 모습으로 이 상태로는 2차 대유행을 대처할 수 없다고 했다. 방역은 선진국일지 몰라도 감염병 치료체계는 아주 문제가 많다는 것이다. 이는 김윤 교수 뿐만 아니라 토론자로 참여한 다른 이들도 이구동성으로 집단 감염병을 대처하기 위해서는 획기적인 공공보건의료 강화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했다.

나 또한 그런 문제의식은 공감하지만 한 가지 더, 아무리 좋은 공공보건의료 정책이 세워져도 그것을 실현할 손발과 같은 역할을 하는 공공병원 확충 없이는 어떻게 제대로 된 공공보건의료 정책을 실현해 낼 것인가? 의문이 든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전체 의료기관 중 공공의료기관이 2016년 기준으로 5.4%, 병상수는 9.1%로는 절대로 코로나19 판데믹 상황을 제대로 대처할 수 없다는 것이다.

더욱이 지금까지 정부의 공공보건의료 정책이나 보건의료운동단체들도 공공보건의료체계 등 소프트웨어에 관한 논의는 활발했지만 하드웨어 격인 공공의료기관 확충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계획이나 로드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앙꼬 없는 찐빵과 같은 꼴로 공공보건의료 정책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공공병원 확충만이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최소한 참여정부에서 공공의료기관을 전체 의료기관의 30% 선까지 확충하겠다고 했던 것처럼 구체적인 공공의료 확충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 토론자로 참여한 나의 주장이었다. 그래서 공공병원 설립운동연대에서는 70개 중진료권에 최소한 1개 이상의 공공병원 설립과 장기적으로는 226개 시군구에 1개의 공공병원 설립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아무리 그런 주장이 설득력을 갖는다 하더라도 작금의 상황에서는 어디에서든 성남의료원처럼 결과물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길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데 문제가 있다. 가장 가능성이 있는 대전의 경우도 문재인 대통령의 대표적인 지역공약이었고, 2019년 복지부에서도 대전 동남부권에 지방의료원을 설립하겠다고 공공보건의료 정책으로 발표했고, 청와대와 복지부에서조차 이번 집단 감염병 대책에서도 대전 의료원 설립은 꼭 필요하다며 설립을 검토하겠다고 했고, 대전시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KDI의 예비타당성 검토에 막혀 한 걸음도 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KDI는 대전의료원 설립 타당성 검토 중간발표에서 B/C값을 0.3 정도로 추산했다는 것이다.

2018년 대전시 의회 정책 토론회 당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서 발표한 자료에는 KDI의 예타분석 방법으로 경제성을 분석했을 때 B/C값이 1.05로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나왔는데 어떻게 KDI는 그런 결과를 발표했는지 도통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다. 이는 여전히 말로만 공공보건의료를 이야기 할 뿐 여전히 사람의 생명을 돈으로 보는 천박한 자본주의 사고라고 밖에 할 수 없다. 보건의료노조가 ‘돈보다 생명을’이란 구호가 절실하게 다가온다.

대전의료원 설립은 공공보건의료 강화의 바로미터이며, 공공병원 확충의 신호탄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KDI는 하루빨리 제대로 된 예비타당성 분석 결과를 내와야 할 것이다. KDI는 공공보건 편익을 단순히 자본의 논리로 분석하지 말고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값비싼 사회적 편익임을 깨닫고 새로운 방식으로 분석하길 바란다. 그렇게 해서 문재인정부의 공공보건의료 강화대책이 공공병원 확충이 답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공공병원 확충을 염원하는 이들에게 호소한다. 우리 모두 연대하여 대전의료원 설립을 성사시켜 공공병원 확충의 길을 열어가자.

원용철 목사(대전 벧엘의집)  bethelhouse525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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