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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에게 생선을 지키라고?질병관리본부의 감염병전문병원 선정에 대한 소고
원용철 목사(대전 벧엘의집) | 승인 2020.07.10 22:26
▲ 해외의 한 대학병원. 대학병원의 공공성은 널리 인정되지만 엄연히 민간의료기관이다. ⓒGetty Image

나라 전체가 코로나19와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 가운데 공공의료 체계 강화 및 지방의료원 확충 필요성에 대한 정책토론회가 국회와 지방의료원 설립운동을 하고 있는 울산, 부산, 광주 등지에서 열리고 있다. 각 토론회마다 공통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것이 현재 의료체계로는 코로나19의 2차 대유행을 막을 수 없기에 공공의료기관의 확대와 공공의료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향후 주기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집단 감염병 대응을 위해서 비록 많이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정부의 강력한 공공의료 방안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나라 의료체계는 철저하게 민간이 주도하고 있기에 공공의료 강화에 대한 요구가 더 큰 것이다.

우리나라 공공의료기관은 2016년 기준, 전체 의료기관의 5.7%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번 코로나19 환자의 치료는 전체 환자의 77.7%를 감당했다고 한다. 95% 가까이가 민간의료기관인데 어떻게 코로나19 환자의 치료는 20% 남짓 밖에 되지 않는 것일까? 이는 민간의료기관은 철저하게 시장경제논리에 의해 움직이기 때문에 이익이 나지 않는 집단 감염병 등 필수의료는 기피하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말하면 민간의료기관은 이익이 나지 않는 치료는 외면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지난 6월 24일자 언론보도를 보면 현 정부가 공공의료 강화에 의지가 있는지 의심하게 만든다. 정부가 코로나19를 경험하면서 권역별 감염병전문병원을 설립하겠다고 했는데 중부권 감염병전문병원으로 민간의료기관인 한 대학병원을 선정했다는 것이다.

기사에 의하면 “23일 충남도와 OOO대 천안병원에 따르면 OOO대 천안병원이 최근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중부권역 감염병전문병원에 선정됐다. 감염병전문병원은 대규모 신종 감염병 발생 등 국가공중보건위기 상황에 신속 대응하기 위해 권역별로 추진되고 있는 국책사업이다. OOO대 천안병원은 중부권역 감염병전문병원 지정에 따라 앞으로 충청권에서 ▲ 감염병 환자 진단‧치료‧검사, ▲ 공공‧민간 의료기관 감염병 대응 전문 인력 교육‧훈련 실시, ▲ 감염병 위기 시 중증환자 치료, ▲ 환자 중증도 분류지원 등을 전담한다.”고 한다.

이게 무슨 말인가? 우리나라 의료체계가 민간의료기관이 주도하기에 공공보건의료사업도 민간에게 맡긴다는 것인가? 이번 코로나19에서처럼 공공의료기관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주도하기에 이익이 나지 않더라도 공공보건의료를 감당하지만 지금까지 경험으로 보면 민간의료기관은 절대로 이익이 나지 않으면 아무리 꼭 필요한 필수의료라고 할지라도 절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도리어 그것까지도 돈벌이수단으로 이용한다. 이미 국가지정 광역외상센타의 운영행태로 경험하지 않았던가? 그런데도 공공보건의료를 또 민간의료기관에게 맡기겠다는 것인가?

공공보건의료에 관한 법률 3조에는 “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공공보건의료를 강화하기 위하여 공공보건의료사업을 추진하여야 한다. ②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공공보건의료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하여 충분한 수의 공공보건의료 수행기관을 확보하여야 한다,”며 공공의료기관의 확충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의무로 정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동법 7조에서는 공공보건의료기관은 의료급여환자 등 취약계층에 대한 보건의료, 아동과 모성, 장애인, 정신질환, 응급진료 등 수익성이 낮아 공급이 부족한 보건의료, 재난 및 감염병 등 신속한 대응이 필요한 공공보건의료, 질병 예방과 건강 증진에 관련된 보건의료, 교육·훈련 및 인력 지원을 통한 지역적 균형을 확보하기 위한 보건의료를 하는 것이 의무라고 정하고 있다.

법 전문가도 아닌 일반인이 법조문을 이야기하는 것은 이번 정부의 결정은 최소한 법도 무시한 결정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아직도 공공보건의료를 경제성이란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 것이고, 공공의료기관을 확대할 생각은 안 하고 민간에 의존하는 웃지 못 할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우리는 경험을 통해 민간의료기관은 이익이 나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런데도 국가는 부족한 공공의료기관을 충분하게 확대할 생각은 안 하고 아주 낭만적이게도 감염병전문병원을 민간의료기관에게 맡긴 다는 것인가? 이는 국가 스스로 법이 정한 의무를 위반하는 것이고, 고양이 보고 생선을 절대로 먹지 말고 지키라고 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인 것이다.

당장 감염병전문병원 선정을 전면 취소하고 처음부터 다시 선정하길 바란다. 더하여 현재 민간에 위탁된 공공보건사업을 전면 재검토하여 국가가 직접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정책으로 나아가길 바란다.

원용철 목사(대전 벧엘의집)  bethelhouse525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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