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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신 할매 신화 풀이삼신 할매 신화에서 읽어내는 한국인의 살림살이 이성 (3)
이기상 명예교수(한국외대 철학과) | 승인 2020.07.13 17:53
▲ 삼신할매 ⓒGetty Image

‘삼신 할매’라는 이름

우선 삼신 할매의 ‘삼신’에 대한 설명과 해석이 다양함을 우리는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의 ‘삼’은 ‘석 삼(三)’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말의 ‘삼’을 뜻하는 것으로 알아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삼’은 아이가 어미 몸속에 생겨서 자라는 태반을 가리키는 말이고 이것을 관장하는 신이 ‘삼신’이다.”(미주 1) 그래서 이 삼신을 한자로 ‘삼신(三神)’이라고 표기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말이다. 그렇지만 이런 주장은 말과 말놀이가 가지고 있는 논리와 규칙을 너무 좁게 보는 주장이다. 우리는 그 둘의 의미를 다 고려에 넣어서 삼신 할매를 고찰해야 한다.

민간신앙 현장자료나 무당들의 무가(巫歌), 무경(巫經) 등에 따르면, 삼신에 대한 신앙현상은 전국적으로 예외 없이 나타나는 것으로 관찰된다. 흔히 ‘삼신 할머니’라고 불리는 삼신은 세 명의 신을 모아놓았다고 삼신(三神)이라 부르기도 하고, 출생과 관련한 신의 기능을 부각시켜 산신(産神)이라 표기하기도 한다. 또는 ‘삼’을 순수한 우리말로 보아, 태(胎)를 의미한다고 주장되기도 한다. 출산을 돕는 일을 ‘삼바라지’라고 하며, ‘삼불’이라는 말이 ‘태를 태우는 불’이라는 뜻이므로 그렇게 짐작하는 것이다. 혹은 ‘삼불’과 비슷하게 ‘삼부루’라는 말도 있다. 최남선은 이 말을 순수 우리말에서 포태(胞胎)를 뜻하는 ‘삼’과 신(神)을 뜻하는 ‘부루’의 합성어로 보아 포태의 신으로 해석하였다.(2)

박일영은 삼신에 대한 또 하나의 해석이 가능하다고 본다. 삼신의 ‘삼’이 우리말 동사 ‘삼기다’ 혹은 ‘삼다’와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삼기다’는 송강(松江) 정철의 사미인곡(思美人曲)의 한 구절 “이 몸 삼기실제……”에서처럼 “생기다, 태어나다 혹은 만들다”의 의미를 갖는 우리 옛말이다. ‘삼다’는 “사위 삼다, 직업으로 삼다, 팔을 베개 삼다” 등 오늘날에도 흔히 쓰이는 어법에서처럼 “남과 인연을 맺어 관계있는 사람이 되게 하다”라든지 “어떤 것을 무엇으로 되게 하다/여기다”라는 의미이다. 특히 “짚신을 삼다, 모시를 삼다” 따위의 용법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섬유를 찢어 그 끝을 꼬아 잇다”라는 뜻으로 쓰인 이 말은, 상징적으로 보아서, 생명을 주는 신의 기능과 상통한다. 즉 탯줄[삼줄]을 꼬아 생명을 만들어내는[삼는] 신이라는 의미로 ‘삼신’을 해석할 수 있다고 본다.(3)

이제 삼신 할매의 신화를 전해주고 있는 굿풀이 두 가지를 살펴보기로 하자.

삼승할망 본풀이

삼승할망 본풀이는 제주도 무속의 일반신(一般神) 본풀이의 하나로서 산육신(産育神)인 삼승할망의 내력을 담은 이야기이다. 그 내용은 이러하다.

“동해용왕 따님아기가 자라면서 여러 가지 죄를 지으므로 용왕은 딸을 죽이려고 하였다. 어머니는 딸을 삼승할망으로 인간세상에 보내어 목숨을 살리려고 석함에 담아 띄워버리도록 용왕에게 간청하였다. 어머니는 급히 딸에게 아기를 잉태시키는 방법을 가르쳐주었지만, 해산시키는 방법을 미처 가르쳐주기 전에 동해용왕 따님아기는 석함에 담겨 바다에 띄워지고 말았다. 석함은 인간세계에 표착되고 자식이 없는 임박사에게 발견되어 열려졌다. 동해용왕 따님아기는 임박사를 따라가서 먼저 어머니가 가르쳐준 대로 임박사의 부인에게 아기를 점지하였다. 아기는 뱃속에서 점점 커갔지만 해산시킬 줄을 모르는 것이 낭패였다. 열두 달이 넘어가자 급한 김에 임부의 겨드랑이로 아기를 꺼내려 하니, 아기와 어머니가 모두 죽게 될 판이다. 임박사는 이 억울함을 옥황상제에게 호소하였다. 옥황상제는 현명한 명진국 따님아기를 골라 삼승할망으로 보내어 이를 해결하도록 하였다. 두 처녀는 도중에서 만나 서로 삼승할망직을 놓고 다투기 시작했는데, 한이 없자 옥황상제에게 가서 판결을 받기로 하였다. 내력을 들은 옥황상제는 두 처녀를 보고 꽃가꾸기내기를 해서 이기는 자에게 삼승할망의 자격을 주겠다고 하였다. 두 처녀는 각각 모래밭에 꽃을 심어 가꾸었는데, 명진국 따님아기 꽃이 크게 번성하였다. 옥황상제는 경쟁에 이긴 명진국 따님아기를 상승할망으로 임명하여 인간세상에 가서 잉태를 주도록 하고, 동해용왕 따님아기에게는 저승에 가서 아이의 사령(死靈)을 차지하는 구삼승할망이 되라고 하였다. 이래서 명진국 따님아기는 삼승할망이 되어 서천꽃밭의 생불꽃․환생꽃을 차지하여 그 꽃을 가지고 분주히 돌아다니며 인간에게 잉태를 주고 해산시키고 15세까지 키워주며, 동행용왕 따님아기는 아기에게 병을 주어 잡아가서 저승에서 그 영혼을 차지하는 신이 되었다. 그래서 명진국 따님아기는 삼승할망․생불할망․인간할망 등이라 부르고, 동해용왕 따님아기는 구삼승할망․저승할망 등이라 부른다.”(4)

당금아기 이야기

우리가 볼 두 번째 굿풀이인 담금아기 이야기는 경북 영일 지방에서 채록된 이야기이다. “세존굿”에 따른 당금아기 이야기의 개략적인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5)

옛날 53불이 서역국에서 배를 타고 모진 풍파를 헤치고 한국 땅으로 나와 금강산으로 들어간다. 그 곳에 절을 하나 짓고 난 후, 부처님께 공양할 쌀이 모자라, 한 중이 서역국으로 재미 동냥을 나간다. 당금아기라는 처녀가 집에 혼자 있을 적에 시주승이 그 집에 나타난다. 시주승의 유혹으로 둘은 결국 동침하게 된다. 그런데 아가씨가 자다가 구슬 세 개가 입안으로 들어오는 꿈을 꾸게 된다. 꿈 이야기를 들은 중은 아들 셋을 낳을 것이라고 해몽을 해준다. 중은 박씨 세 낟을 주면서 나중에 아들 삼 형제가 아버지를 찾거들랑, 그 때 그 박씨를 심어 그 줄기 뻗는 곳으로 찾아오면 자기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마침내 당금아기의 해산이 가까워 올 즈음해서 가족들이 돌아온다. 이윽고 모든 사실이 알려지고, 우여곡절 끝에 죽임을 모면한 당금아기는 뒷동산에 저절로 생긴 돌 함 속에 갇히게 된다. 당금아기는 그러나 죽지 않고 돌 함 속에서 아들 세 쌍둥이를 낳게 된다. 딸이 죽을까 노심초사하던 당금아기의 어머니는 오히려 손자 셋을 한꺼번에 얻는 기쁨을 누리게 된다.

일곱 살이 되어 서당에 다니게 된 아들 삼 형제는 서당 친구들로부터 아비도 없는 후레자식들이라는 놀림과 괴로움을 겪게 되고 아버지를 찾으려 한다. 세 아들은 어머니의 지시대로 박씨를 심어 그 줄기를 따라가서 아버지를 만나게 된다. 아버지는 그러나 “산 잉어를 잡아다가 회를 해서 먹고 산 고기를 입으로 토해내라”든지, “삼 년 묵은 소 뼉다구[뼈다귀]를 모아서 산[살아있는] 소를 만들어내야 한다”느니, “짚으로 북과 닭을 만들어서 짚 북이 소리가 나고 짚 닭이 홰를 쳐야 한다”라는 일견 황당한 조건들을 건다. 이렇게 까다로운 시험을 통과한 후에야 비로소 아버지는 삼 형제에게 이름을 지어준다. 첫째는 태백산 문수보살이 되고, 둘째는 사해용왕이 되고, 셋째는 골매기 성황이 되라고 한다. 마침내 당금아기는 “각기 각댁 석가 삼안 세존 삼신 할매”가 되어 “각댁 자야 자손 불과주고[불어나게 해주고] 있는 자손 복을 주시고 없는 자손 명을 줘서 앞에 앞 노적 뒤에 뒷 노적에 많이 불과주리라”고 축원을 한다.

신화 풀이: 삼신 할매에서 읽어내는 삶의 지혜

이 신화는 한반도의 모든 민중들에게 고루 퍼져 있는 민간신앙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이것은 문자로 된 텍스트가 아니라 구전으로 전해져오는 설화이다. 좀더 정확히 말해 무당들의 서사무가로 전승되어 오는 민간신화이다. 이 신화가 전개되고 있는 세계는 ‘삼신’이라는 말에서 암시되듯이 세 세계라고 할 수 있다. 즉 지상세계, 천상세계 그리고 지하세계가 이 이야기의 주된 무대다.

삼승 할망이라 불리지만 정작 두 삼승 할망은 할머니가 아닌 처녀, 즉 따님아기다. 지상세계가 아닌 다른 세계에서 온 따님아기들이다. 이 두 처녀는 삼승 할망 직을 놓고 다툰다. 지상세계의 할머니 역할을 서로 하고 싶어 한다. 민중들의 삶의 세계를 유지시켜 주는 신이 삼신 할매라고 지칭되는 데에는 그 구원과 희망의 방향이 어디에 있는지를 암시한다. 다른 어떤 것이 아닌 가족의 울타리 안에서 문제가 해결되어야 함을 드러내고 있다. 민중들에게는 가족만이 구원이고 희망이다. 가족적인 세계가 본으로 제시되고 있다.

다른 세계에서 지상세계의 삶의 질서에 편입 또는 개입해 들어오는 삼신 할망은 기존의 질서를 깨뜨리지 않고 오히려 여러 가지로 도와준다. 생명을 점지해주고 낳게 해주고 병 없이 자라게 해준다. 그것은 지상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살림살이이다. 삼신 할매의 도움 없이도 생명의 잉태와 출산 그리고 보육은 펼쳐져 왔다. 그러나 삼신 할매의 도움이 없다면 생명의 잉태도 힘들 것이고 출산은 더욱 힘들어 많은 산모와 아기들이 죽을 것이다. 출산에서 살아났다 해도 온갖 병에 시달려 15살을 넘기기 전에 죽는 경우가 허다하다. 우리는 여기서 삼신 할매가 도와주는 세상과 그렇지 못한 세상을 상상할 수 있다.

우리는 삼신 할매 신화가 무당들의 굿풀이인 서사무가인 점에 주목해야 한다. 우리의 생활세계에서 무당이 하는 역할이 삼신 할매로 상징화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달리 말해 무당이 없는 민중들의 삶의 세계는 가장 기본적인 생명의 잉태와 출산마저 보존되지 못하는 어려운 상황이다. 기존 정치질서와 종교제의 속에서 민중들이 아무런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나라는 양반들이 다스리고 민중들은 지배체제에서 철저히 배제되어 노예 같은 삶을 살아야 했다. 그들은 종교에서조차 위안을 받을 수 없었다. 유교․불교․도교[선교]가 있지만 그 모든 경전이 한문으로 되어 있어 민중들에게는 초월자에게 직접 다가갈 수 있는 통로가 없었다. 무당과 삼신 할매는 바로 민중들이 신에게 필요한 것을 부탁하여 얻을 수 있는 중개자이고 매개자이다. 무당은 민중들이 알아들을 수 있는 민중의 말로 신에게 청한다.

여기서 우리는 한국문화가 지배문화와 기층문화로 나뉘어 서로 다른 문화적 전통을 유지해오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 왕족과 귀족, 양반과 선비로 대변되는 지배문화와 그들의 학문[유학․불학․도학]과 종교[유교․불교․도교]는 한문을 중심으로 문자문화화 하여 한문을 모르는 서민과 민중들을 철저히 그 문화에서 소외시켰다. 글[한문]을 모르는 민중들은 어쩔 수 없이 나름의 생존방식을 터득해야 했다. 그들은 구술문화를 방법으로 삼아 그들만의 독특한 생활문화를 만들어나갔다. 그것이 곧 민속문화로서 무속이고 무교고 굿문화이다. 서민들은 기존의 지배질서를 깨뜨리거나 혼란시키지 않은 채 나름의 생활세계를 만들어야 했다. 그것이 여기에서 삼신 할망의 신화로 표현되고 있는 것이다. 민중들은 기존의 정치체계, 학문체계, 종교의례를 인정한 가운데 거기에 그들만의 독특한 살림의 문화를 조화롭게 끼워 넣는 삶의 지혜를 발휘했다.

민중들의 삶의 지혜는 고난과 갈등을 정면으로 맞서 대결하여 복수해서 적극적으로 극복해나가는 방식이 아니라, 안으로는 삭이고 밖으로는 나도 살고 너도 사는 서로-살림[상생]의 방식으로 해결해나가는 길을 택한다. 그것이 삼신 할매 신화에서도 잘 나타난다. 그러기에 이 신화에서의 갈등 해결방식은 “대립-갈등-극복”의 구도가 아니라 “대립-갈등-화해[또는 조화]”의 방식으로 전개되어 나간다.

동해용왕 따님아기가 온갖 죄를 지으며 악하게 사니까 용왕[아버지: 남성성]은 자기 딸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정치원칙에 입각해 중벌을 내려 죽이려고 결심한다. 그런데 아기의 어머니[여성성]는 그런 인과응보적 해결방법이 아닌 다른 조화와 화해의 방법을 제시한다. 지상세계에 생명을 관장하는 삼승할망으로 보내자고 제안한다. 죄를 속죄할 수 있는 다른 적극적인 화해와 조화의 길을 제안한 것이다. 삼승할망 자리를 놓고 동해용왕 따님아기와 명진국 따님아기가 다툴 때도 그 해결책은 어느 한 쪽이 완전히 패배하여 죽어 사라지는 해결방법이 아닌 ‘꽃가꾸기 내기’가 제안된다. 그 내기 자체가 일종의 살림경쟁임이 민중들의 살림살이 태도를 반영하고 있으며, 내기에 진 사람이라고 해서 목숨을 잃거나 어디로 축출되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삼승할망 직을 나누어 가져 다른 방식의 더불어-삶[공생]의 방법으로 조화롭게 해결된다.

당금아기 이야기에는 민중들의 정체성 찾기의 한 면이 드러나고 민중들의 삶 속에 삼신 할매가 차지하는 위치가 표현된다. 처녀인 당금아기는 세 아들을 낳는다. 이것은 서민들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그냥 따라야 하는 기존의 정치질서, 학문체계 그리고 종교제의를 상징화한다고 풀이할 수 있다. 또는 한국문화에 깊이 뿌리내려 한국인의 정체성을 형성한 유교, 불교 그리고 도교를 상징한다고 할 수도 있다. 당금아기를 꼬여 임신을 하게 만든 시주승이 다른 나라에서 온 중으로서 임신만 시키고 사라져 버리기에, 그의 세 아들들은 애비 없는 자식으로 클 수밖에 없었다. 민중들이 믿고 따르는 세 종교가 외국에서 온 것처럼. 민중들의 삶에 아무런 의미를 주지 못하는 그 종교들은 애비 없는 자식으로 표현될 수 있다. 당금아기의 아이들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아버지를 찾아 길을 떠난다. 어려운 시련과 시험을 통과해서 세 아들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획득한다. 첫째는 문수보살이 되고, 둘째는 사해용왕이 되고, 셋째는 골매기 성황이 된다. 수입된 신이 아닌 이 땅의 신들이 된다. 무속에서 섬기는 만신들이 곧 우리가 섬겨야 할 우리의 신들이다. 당금아기는 최고의 신인 ‘석가 삼안 세존 삼신 할매’(6)가 된다.

미주

(미주 1) 남영신 엮음, 『국어사전』, 성안당, 1999, 1171.
(미주 2) 참조. 박일영, <무교(巫敎)의 생명사상>, 『생명과 더불어 철학하기』, 우리사상연구소 편, 철학과현실사, 2000, 157〜174; 박흥주, <삼신세상의 구현체로서 굿>, 앞의 곳, 318.
(미주 3) 참조. 박일영, <무교(巫敎)의 생명사상>, 158/9.
(미주 4) 이 본풀이는 꽃가꾸기경쟁에서 이긴 신이 산육신, 곧 ‘생(生)의 신’이 되고, 진 자는 죽음의 신이 되었다는 이야기다. 삶의 신은 이승의 신이요, 죽음의 신은 저승의 신이라는 대립구조로서 삶의 신의 승리로 결말짓는 산신신화(産神神話)이다. 현용준, <삼승할망본풀이>,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11』, 한국정신문화연구원 편, 웅진출판, 1991, 350; 좀더 상세한 이야기 식 서술로는 다음의 책이 있다. 김용덕, 『이 땅에 신들이 처음 오신 때』, <삼신 할머니>, 문학아카데미, 1990, 137〜146 참조.
(미주 5) 김태곤, 『한국무가집』4, 집문당, 1980, 39〜61. 박일영, <무교의 생명사상>(167 이하)에서 다시 따옴.
(미주 6) 삼신이 된 당금 아가씨에게 부여되는 이렇게 길고 복잡한 명칭은 생명의 주재자가 단순한 할머니가 아니라, 우주를 주재하는 최고의 존재임을 암시한다고 볼 수 있다. 그 명칭에는 불교 용어와 민중종교 용어, 남자 이름과 여자 이름이 혼합되어 있다. 명칭상의 혼란을 좀더 긍정적으로 해석한다면, 한국 무교에서도 역시 다른 종교들에서와 마찬가지로, 신성을 일상의 언어로 표현할 수 없다는 종교언어의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는 증거로 삼을 수 있다. 박일영, 앞의 글, 참조.

이기상 명예교수(한국외대 철학과)  saemom@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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