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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무르지 않으시는 야훼 하나님김상기 목사와 함께 하는 <성서와 위로>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 승인 2020.08.13 16:04
▲ 이스라엘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하늘의 소리에 베드로도 무너지게 되었다. ⓒGetty Image
베드로가 말합니다. 주여, 그럴 수 없습니다. 속되고 깨끗하지 않은 것을 나는 결코 먹지 않습니다. 두 번째 소리가 다시 그에게 (임하였다). 하나님께서 깨끗하게 하신 것을 네가 속되다 하지 말라(사도행전 10,14-15).

사도행전 1장 8절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라고 합니다. 행전은 이에 따라 당시 세계 끝으로 여겨지던 로마까지 복음이 어떻게 전파되는지를 보도합니다. 그것은 주님의 명령이라고 해서 자동적으로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복음이 예루살렘을 벗어나 사마리아 등으로 전파되는 계기는 옛 바울 곧 사울이 큰 역할을 했던 박해였습니다. 베드로를 포함해 예루살렘의 그리스도인들은 그곳을 떠나 흩어지지 않으면 안 되었습니다.

룻다를 거쳐 항구도시 욥바에 있었던 베드로는 어느날 기도하다가 환상을 봅니다. 하늘에서 보자기 같은 그릇이 내려오고 그 안에는 이스라엘이 더럽다고 여기는 동물과 새들이 들어 있었습니다. 보는 것만으로도 미간이 찌푸러질 일인데 일어나 잡아 먹으라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그것은 천년 이상 계속된 전통을 한 순간에 무너뜨리는 말도 안 되는 소리였습니다. 아무리 하늘의 소리일지라도 베드로로서는 거절하는 것외에는 다른 도리가 없습니다. 그는 속되고 깨끗하지 않은 것을 먹은 적이 없었고, 이것은 유대인에게 특별한 일이 아닙니다. 그런 그에게 동일한 일이 세번이나 반복됩니다.

예전에 주님은 그에게 나를 사랑하느냐고 두번은 아가파오라는 말로 한번을 필레오라는 말로 모두 세번 물으신 적이 있는데, 이번에도 세번입니다. 그만큼 그 일이 중요함을 뜻합니다. ‘주님의 양을 먹이는’ 일은 주님에 대한 사랑이 없으면 삯군의 일이 되고 맙니다.

세번의 질문으로 베드로는 깊은 내면의 떨림을 경험합니다. 이로써 그의 가슴에 깊이 새겨진 그 물음은 그의 순간순간을 이끌어 갈 것입니다. 지금 그에게 일어난 세번의 환상은 그에게 의문을 낳았습니다. 이 환상은 뭐지? 그 의문은 곧 해소되었지만, 그 환상은 훗날 그를 로마까지 이끌고 갑니다.

그가 살던 팔레스틴에서 문제의 전통은 아주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이었지만, 주님의 복음을 증언해야 할 세계에서 그 전통은 편견이고 장애였습니다. 하나님께서 그 ‘법’을  이스라엘을 위해 주셨고 세계를 위해 그것을 폐지하십니다. ‘안’에 있는 주님의 양을 먹이려면 자기 목숨(~자연적 생명)을 내줄 수도 있는 목자가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밖’에 있는 양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런지요? 안과 밖을 가르고 있는 전통과 그것으로 정당화된 '편견'을 넘어설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는 것은 이제까지 자기를 지탱시켜왔던 '문화적' 생명을 내주는 것과 같을 것입니다.

하나님은 그 관심이 이스라엘에 머물 수 없고 또 머문 적이 없습니다. 이스라엘은 세계를 향한 징검다리와 같습니다. 이를 일깨우기 위해 하나님은 이스라엘의 정체성을 구성했던 정·부정의 구별을 철폐하시고 이스라엘이 이제까지 부정하다고 했던 것들을 깨끗케 하셨다고 선언하십니다.

이것은 일찍이 하나님께서 (정상인과 장애인의 구별과 아울러) 이스라엘과 이방의 경계를 무너뜨리신 것의 확인이고 확장입니다(사 56). 하나님 안에서 세계는 하나입니다. 복음은 경계와 분열을 넘어 평화의 연대로 이끄는 힘입니다.

편견과 억압으로부터의 해방을 알리는 복음의 외침에 공명하는 오늘이기를. 새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뜻에 따라 우리 속의 경계를 허는 이날이기를.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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