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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정 의료수가가 가능한가정부와 의료계 갈등의 쟁점
이정훈 | 승인 2020.08.31 16:47
▲ 이번 전공의들의 집단반발이나 정부와 의사협회와의 대결국면 밑에는 적정 의료수가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Getty Image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이 소위 ‘문재인 케어’를 발표했을 당시 대한의사협의회와의 마찰이 상당했었다. 그런 상황에 맞춰 쟁점이 무엇인지에 대해 양측의 이야기를 들어본 기사 하나가 나왔었다. 보수적 논조의 신문이고 아래와 같은 구절이 있었다.

“건강보험 확대를 통해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낮추겠다.”는 문재인 케어 취지와 방향성에는 의사들도 공감한다. 이참에 적정 수가를 보장해주겠다는 정부 약속이 지켜진다면 의사들로서도 좋은 일이다. 하지만 진료원가에 못 미치는 급여 항목마저 삭감당하는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는 의사들의 피해의식이 적지 않은 가운데 비급여의 급여화를 진행하는 정부를 믿지 못하겠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저 문단에서 흥미로운 단어는 ‘진료원가’라는 말이다. 단어가 고정되지 않고 여러 개로 혼용되어 사용되는 현실이지만 대체적으로 ‘의료원가’라고 쓴다. 여기서 의료원가란 병원의 의료활동 및 유지, 관리를 위해 발생하는 비용을 일컫는다.

주된 항목이 ▲ 인건비, ▲ 재료비, ▲ 관리 운영비 등이다.

그리고 당연히 의료외 원가도 존재하는데, 병원의 주된 의료 활동 이외의 활동에서 발생하는 비용이다. 대체적으로 매분기마다 계속해 “순환적”으로 발생하는 것들이다. 의료부대재료비, 이자비용 기타의 대손상각비, 유가증권처분/평가손실, 재고사잔평가손실, 외환차손, 외화환산손실, 기부금 등이다.

바로 이 지점부터 ‘의료수가’라는 말이 등장한다. 의료원가를 보존해주도록 되어 있는 “의료수가가 터무니없이 낮다.”는 것이 의료계의 주장이다. 2018년 10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민건강보험공단 국정감사에서 “의료수가 원가보존율이 62.2%”라는 연구 결과가 다시 인용돼 관심이 폭증했었다.

속된 말로 의료계에서는 “거봐라 그것밖에 안 되잖아” 하는 목소리가 지배적이었고 “100%를 넘어서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기도 했었다. 소위 보험으로 처리되지 않는 비급여에서 그간 운영적자를 메우고 있었던 종합병원이나 개인병원으로서는 당연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문제는 다른 곳에 있다.

의료원가에 따른 적정수가가 한 번도 수치로 환산된적이 없다는 점이다. 앞서 언급한 의료원가에 해당하는 인건비 중 의사의 급여에 대해 적정선이 어디인지 수치적으로 드러난 것이 없다는 뜻이다. 일례로 한 병원 관계자에게 들었던 이야기이고 이러한 시스템으로 대학병원 아래 2차 병원의 의사 월급이 정해진다는 것의 일면을 알게 되었다.

“의사를 병원으로 데리고 올 때 어떻게 하는 줄 아십니까? 얼마 받고 싶냐고 먼저 물어봅니다. 그리고 그것이 터무니없는 게 아니고 생각했던 것만큼 나오면 바로 사인이 되지만, 초과하면 어쩔 수 없지만 그만큼 맞춰줘야 합니다.”

그래서 앞선 기사에서 보건의료업계 관계자는 이런 말을 했었다.

““비급여 항목이 급여 항목에 비해 수익성이 높은 것은 맞지만 문재인 케어로 비급여 항목을 전면 급여화한다고 해서 병원들이 원가 이하 손해를 본다는 논리를 적용하긴 어렵다.”며 “무작정 문재인 케어를 반대하고 수가 인상을 외치기보단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적정수가’ 범위가 무엇인지 먼저 합의가 필요하다.””

이 적정수가와 관련 건강보험공단이 설립한 일산병원이라는 곳이 있다. 2000년에 설립된 것으로 이 병원의 주된 설립 목적은 임상의학연구와 건강보험 전반의 각종 조사 분석에 있다. 정부 정책 시범 사업 수행 및 건강보험제도 발전을 위한 정책자료 생산 및 지원을 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많은 목적 중에서 의료원가가 어느 정도에 해당하는지 조사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 일산병원은 서울 모 대학교 의과대학과 인력 및 기술 협력을 맺고 있어 상당수의 의료진이 이 의대 출신이다. 일산병원에서 협력하고 있는 모 대학교 산학협력단에 「OECD 국가의 주요 의료수가에 대한 비교 연구」를 의뢰했었다. 이게 2013년 2월에 등장했다.

여기에 관심을 끄는 이야기가 등장한다.

“의료수가가 의사의 의료행위에 대한 보상이라는 점에서 국가 간 의사소득의 비교는 간접적으로 국가 간 의료수가의 수준을 제시할 것으로 판단하여 본 연구에 비교 결과를 제시하였음.
• 의사의 소득에 근거한 의료서비스 비용비교는 의료수가의 비교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음.
• 하지만 의료수가가 의사소득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줌으로 간접적으로 의료수가를 판단할 수 있음.
◦ 의사의 소득에 근거한 의료서비스 비용비교를 위해 가장 최근에 이루어진 OECD연구보고서(2008)를 참고하였음.”
- 이OO(연세대학교 보건행정학 교수) 외 8, 「OECD 국가의 주요 의료수가에 대한 비교 연구」 (서울: 의료정책연구소, 2013), X.

의료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의료수가가 의사소득이 아니라는 주장에 일리가 있다. 병원에는 의사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간호사, 행정인력 등등 많은 사람들이 근무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의료수가에 대해 의사들 스스로도 의료수가는 자신들의 소득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다고 언급한다.

그리고 2016년 발행된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원가계산시스템 적정성 검토 및 활용도 제고를 위한 방안 연구: 2차 연구」 제일 말미에 이런 제언이 등장한다.

“보고된 원가계산 결과에 대한 비밀 보장
• 민감정보의 보호
행위별 원가계산 과정에 각종의 민감한 정보가 포함되어 있어 의료기관으로서는 원가계산 결과를 보고할 유인이 적을 수밖에 없음”

프레젠테이션 자료라 더 많은 말들이 이면에 있는 것이야 당연하다. 하지만 결국 의료원가 공개가 안 되고 있다는 뜻이다. 소위 의료원가가 얼마인지도 명시적이지도 않은 현실에서 적정 의료수가라는 말은 모순적이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의 볼멘 소리도 들린다.

“비급여 항목 의료비에 대한 전수조사에 착수했지만 의사들은 이에 대해서도 협조하지 않고 있다.”

심평원 측의 이러한 언급은 여러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심평원이 지적하고 있는 “의사들”은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개원의일 수도 있고 2차 병원이나 대학병원 행정인력들의 말일 수 있다. 저런 조사에 임할 수 있는 의사는 개원의이거나 병원 행정인력들이 아니면 대답할 수 없다.

어느 누구를 막론하고 자신의 노동에 대해 적정한 보상을 받기 원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적정한 보상을 이유로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위원회도 존재하는 것이다. 이 위원회는 그야말로 이 최저임금 이하로는 절대 임금이 지불되어서는 안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의사들 또한 자신들의 노동에 대해 적정한 보상을 원하는 것은 당연하다. 장장 10년이라는 세월이 소요되어야 하는 직종으로서는 합리적인 부분이다. 하지만 이런 이유로 자신의 노동이 쉽게 평가당하는 게 싫다고 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쉽게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다.

적정한 의료원가에 대한 평가 기준이 없는 상황에서 적정한 의료수가라는 말이 모순적으로 들릴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이정훈  typolog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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