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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의 이치’와 ‘얼굴의 힘’김상기 목사와 함께 하는 <성서와 위로>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 승인 2020.10.18 17:05
▲ 사람은 하나님의 지혜를 대신하기 위해 십계명의 첫 번째 계명을 깨드린다. ⓒGetty Image
누가 지혜자 같고 누가 사물의 ‘이치’를 아느냐? 사람의 지혜는 그의 얼굴을 빛나게 하므로 그 얼굴의 ‘힘’이 바뀐다.(전도서 8,1)

전도자는 보통 히브리어를 그대로 사용하여 ‘코헬렛’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코헬렛은 당대 사회의 절망적 분위기를 읽어내고 가장 헛된 것은 모든 것이 헛되다는 것이라고 하며, 이를 극복할 계기를 찾기 위해 ‘머릿 속 실험’이라고 할 수 있는 사유를 계속합니다. 인간의 삶을 긍정할만한 계기를 찾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인간은 자신의 미래에 대해 단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제한된 존재이며 그의 모든 것들이 모든 생명체에 동일하게 다가오고 모든 차이를 없애는 죽음 앞에서 의미를 잃는 덧없는 존재입니다.

더구나 그는 하나님께서 해놓으신 것을 바꿀 수 없습니다. 비록 현대의 과학이 그러한 시도를 끊임없이 하고 있지만, 최종적으로 그  발견은 유효성을 잃지 않을 것입니다. 이 사실들을 확인할 때마다 인간의 활동은 모든 의미를 잃어버리고 맙니다.

그런데 인간의 삶을 긍정하는 계기는 의외로 간단한 것에서 발견됩니다. 그는 죽음을 살아있음과 비교하며 살아있음의 가치를 발견합니다. 눈에 빛을 담을 수 있는 아름다움이 살아있음에 있습니다. 생명이 죽음으로 귀결된다고 해도 살아있음의 가치가 훼손되거나 소실되지 않습니다.

더구나 생명은 죽음 앞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 있음을 깨달았을 때 삶은 헛되다고 임의로 영위되어도 좋은 것이 아니라 하나님에게 책임을 져야 하는 소중한 것이 되었습니다. 이를 깨닫지 못했을 때 지혜도 결국 헛됨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했지만, 살아있음의 가치가 확인된 다음에 지혜 역시 살아있음을 의미있고 책임있는 것이 되게 하는 새로운 의미를 획득합니다.

이 구절은 abab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이 구조는 ‘사물의 이치’와 ‘얼굴의 힘’이 대립되고 있음을 보여주므로 그 관계를 물어야 합니다.

지혜가 깨닫는 그와 같은 사물/세상의 이치는 그의 얼굴을 빛나게 합니다. 눈에 담은 빛이 그의 온 얼굴을 환하게 합니다. 생의 기쁨과 충만함으로 가득찬 얼굴빛입니다. 그 빛때문에 그 ‘얼굴의 힘’이 바뀝니다.

사물의 이치와 대비되는 얼굴의 힘이란 과연 무엇인지요? 그 힘은 인생을 떠받쳐줄 것으로 믿고 추구했던 권력, 부, 지식 등 같은 힘들이 아닐까요? 사람들은 그러한 힘들을 하나님의 얼굴로 삼으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십계명의 첫 계명은 하나님의 얼굴 위에 그와 같은 인간의 욕망들을 투사한 다른 신들을 올려놓으려는 시도를 금지합니다. 사람의 얼굴 위에 있던 그 힘들이 곧 세상을 지배하고 소유하며 헛되게 만들던 어둠의 힘들입니다.

그 힘들이 이제 하나님을 경외하는 지혜 때문에 저 얼굴 빛에 자리를 내주고 바뀐다면 어떻게 바뀌는 것일까요? 그 빛은 섬김과 배려와 사랑으로 빛날 것입니다. 그 지혜는 살아있음과 그 환희를 밟히고 빼앗기고 무시당하던 사람들과 함께 나눌 것이기 때문입니다.

살아있음을 기뻐하고 하나님 앞에서 책임적인 삶을 살아가는 오늘이기를. 힘으로 삼고 얼굴 위에 놓던 것들이 하나님을 경외함으로 바뀌는 이날이기를.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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