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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오션에서 블루오션으로의 가능성은 없는가농촌, 절망 속에서 발견하는 역설적 희망
김정현 | 승인 2020.10.19 16:34
▲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는 이재욱 소장 ⓒ화면 캡쳐

코로나19 이후로 교회는 몰락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더는 누구도 교회를 기대하지 않는 시대가 되었다. 바야흐로 절망의 시대에 우리는 교회에 희망을 걸고 살아갈 수 있을까? 더군다나, 더 이상 청년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농촌과 농촌의 교회들은 어떨까?

2020년 10월 6일, 한신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는 ‘한국기독교장로회농어민선교목회연합회’(회장 박승규 목사[신기교회], 이하 기장 농목)와 공동으로 진행하는 <농촌교회와 목회>(류장현 교수) 수업이 진행되었다. 비대면 온라인으로 진행된 이 날 세미나는 ‘농촌현실과 농촌교회의 역할’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한국농어촌사회연구소 이재욱 소장이 진행했다.

농촌교회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이 소장의 발제는 먼저 현시대 교회의 상황을 진단하며 시작되었다. 이 소장은 자신이 학생이던 시절에는 신학교를 나와서도 일자리를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특히 7-80년대 초반 한국 경제의 성장세와 동시에 교회도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고, 그에 따라 농촌 교회와 신학교도 크게 성장했다. 사람도 많았고, 일할 곳도 많았던 때, 그것을 이재욱 소장은 교회가 ‘블루오션’이었을 때라 이야기한다.

그러나 지금은 어떠한가? 개신교 인구는 급감하는 추세다. 2011년 이후로 주요 6개 교단의 합산 교인 수가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더군다나, 코로나 이후로 교회가 받은 사회적 지탄을 생각하면 앞으로 감소세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농촌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7-80년대의 경제적 성장은 동시에 급격한 이농 현상을 불러왔다. 농촌의 젊은 세대들은 공업단지의 노동력 수요를 찾아 떠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또한 이 소장은 농민들이 당시 국가 정책이었던 ‘저농산물가격정책’ 때문에 이중으로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었던 현실을 지적했다. 도시에 나가 있는 젊은 세대들에게 싼 가격에 먹을거리를 제공해 임금 부담을 줄여야만 당시의 급격하게 성장하는 경제체제를 유지할 수 있었고, 따라서 국가가 나서서 국내 농산물의 가격을 상당히 낮은 수준에서 억제했던 것이다. 농촌의 청년들은 생산비조차 건지지 못하는 농업을 굳이 붙잡고 있을 이유가 없었다.

이는 7-80년대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농촌의 어려움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악화되고 있다. 이 소장이 인용한 한국고용정보원의 자료를 보자.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은 대부분 녹색으로 표현되고 있고, 그 이외의 지역은 대부분 노랑, 주황, 빨간색으로 표현되고 있다. 이 지도에서는 적색이 짙을수록 인구소멸의 위험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녹색이 짙을수록 인구가 증가하는 지역이라고 보면 된다. 

지금 농촌의 현실을 정리하자면, 농촌은 노동력이 턱없이 부족한 초고령 사회이며, 생산비도 안 되는 농사를 강요받고 있다. 동시에 농촌이 무너지면서 농촌 교회도 심각한 위기에 빠져들고 있다. 교회 학교와 청년부는 물론 성가대도 없는 교회가 늘어나고 있다. 그렇다면 목회자로서 농촌은 ‘레드오션’인가?

▲ 지방소멸위험 지도 - 시군구별 ⓒ한국고용정보원

목회자가 아니라 한 사람의 신앙인으로

이 소장은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것이 ‘목회자’일 때가 아니라 ‘신앙인’으로서의 삶을 살 때 가능하다고 말한다. 현재 시골 교회에 목회자들의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꼭 목회를 해야만 한다는 생각을 잠시 내려놓는다면, 목회가 아니더라도 삶으로서 하나님을 증거하고, 그 뜻을 실천할 수 있다면 거기에서 또 다른 희망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소장에 의하면, 앞의 지도에서 보았던 소멸 고위험 지역에서는 해당 지역에 인구를 유치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복지정책을 펼치고 있다. 주거 공간을 제공하기도 하고, 공공 일자리를 만들어 취업을 지원한다. 또한 교회에서 나서서 지역 주민들의 생활이나 삶의 질을 상승시키기 위한 사업을 하기도 한다. 이런 교회들은 함께 활동에 참여할 동반자를 찾고 있다.

이 소장이 거주하는 춘천의 마을에서도 ‘춘천별빛사회적협동조합’을 중심으로 초등학교 아이들의 방과 후 활동을 지원하는 지역아동센터, 농촌으로 유학 오는 아이들을 돌보는 유학센터, 노인들의 의료와 건강을 지원하는 노인돌봄사업, 마을 노인들의 불편한 생활을 해결해 주는 우리 마을 119 사업, 말(馬)을 매개로 인지·폭력·은둔형 외톨이·정서불안 등의 장애를 치유하는 호스 테라피 사업 등을 하고 있다. 또한 이 마을에 있는 교회 두 곳은 교단은 다르지만, 교단을 초월해 협동조합이 진행하는 사업에 함께 협력하고 있다.

한편으로 이 소장은 자신의 마을협동조합에 선하고 신앙심 깊은 신학교 출신의 사람이 들어와 마을 사업을 같이하며, 주일엔 교회에서 목회 조력도 할 수 있길 바란다는 기대의 말을 하기도 했다.

농촌의 현실은 분명 절망적이다. 그러나 그곳은 동시에 역설적인 희망이 탄생하는 공간이다. 이 소장은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 누군가 이곳에서 지역 주민들과 더불어 사는 삶을 살고, 자신의 삶으로 신앙을 고백할 수 있다면, 꼭 목회가 아니라도 더 훌륭하게 하나님의 나라를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격려했다.

김정현  junghyun65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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