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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 불교, 천주교 등 3개 종교 노동인권연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촉구비정규직 청년 노동자 고(故) 김용균 2주기 맞아 공동성명 발표
이정훈 | 승인 2020.12.07 16:34
▲ 비정규직 청년 김용균 노동자가 사망한 태안화력발전소 ⓒ연합뉴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 천주교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등 3개 종단 노동인권연대는 12월 7일, “이윤보다 생명을! -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지금 당장 제정하라”라는 제목의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했다. 비정규직 청년 김용균 노동자의 사망 2주기를 앞두고 발표한 것이다. 김용균 노동자(94년생)는 12월10일 한국서부발전의 사업장인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한국발전기술 계약직으로 근무하던 중 연료공급용 컨베이어 벨트에 끼여 숨을 거두었다.

3개 종교 노동인권연대는 성명을 통해 비정규직 청년 김용균 노동자가 사망한 이후 천신만고 끝에 산업안전보건법이 제정되었지만 여전히 노동자들의 속절없는 죽음이 계속이어지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을 지적했다. 이는 “노동자의 안전을 외면하고 오로지 이윤창출에만 몰두한 기업문화, 그리고 이러한 기업문화를 당연시하거나 어쩔 수 없는 것으로 치부해 온 사회적 분위기가 만들어 낸 참담한 결과”라고 비판했다. 이러한 현실이 “재해를 예방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로써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라는 것이다.

이어 3개 종교 노동인권연대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의미에 대해 “중대재해기업법이 제정된다고 해서 당장 사고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본 법안의 제정을 통해 이윤보다 생명을 귀히 여기는 사회로의 전환이 시작될 수 있다면 이것만으로도 법 제정의 의미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크다.”고 강조했다.

3개 종교 노동인권연대는 또한 법 제정을 위한 국회와 정부의 역할을 주문했다. 국회를 향해서는 “생명과 안전을 두고 정치적 계산을 하며 머뭇거리는 모습을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며 “일하는 사람들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기 위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지금 당장 제정”할 것을 촉구했다. 이어 정부를 향해서는 “노동현장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기업이 취해야 할 안전조치의 기준을 확립하고, 이를 이행할 구체적인 방법을 마련하여 집행”할 것과 “현실적으로 이를 이행하기 어려운 영세사업장의 경우 국가적 역량을 동원해 지원함으로써 모든 기업이 본 법안을 성실히 이행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는 일에 힘쓸 것” 등을 요구했다.

마지막으로 3개 종교 노동인권연대는 “천하보다 소중한 가족을 잃고 슬픔과 분노 가운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을 유가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하며, 모든 노동자들이 죽지 않고 안전하게 일하는 그날까지 기도의 행진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3개 종교 노동인권연대가 발표한 성명서 전문이다.

고(故) 김용균 노동자 2주기에 즈음한 3개 종단 노동인권연대 공동 성명서

이윤보다 생명을!!!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지금 당장 제정하라

청년비정규직 노동자 고(故) 김용균 님이 일터에서 사망한지 2년의 시간이 흘렀다. 안전장치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위험천만한 작업현장에서 홀로 일하다 사망하고도 한참이 지난 후에야 발견된 참혹한 사고는 온 국민의 가슴에 큰 상처를 남겼고, 우리 사회는 더 이상 노동하다 죽지 않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천신만고 끝에 산업안전보건법을 개정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노동자들의 속절없는 죽음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11월 한 달만 해도 지난 28일 영흥화력발전소에서 홀로 상하차 작업을 하던 중 추락사한 화물운송 노동자 심장선 님을 비롯하여 무려 52명의 노동자가 일하다가 다치거나 목숨을 잃었다. 이는 노동자의 안전을 외면하고 오로지 이윤창출에만 몰두한 기업문화, 그리고 이러한 기업문화를 당연시하거나 어쩔 수 없는 것으로 치부해 온 사회적 분위기가 만들어 낸 참담한 결과이다. 더 이상 땀 흘려 일하는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몰 수는 없다.

이것이 바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절실히 요구되는 이유이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원청을 비롯한 기업이 안전 및 보건 조치 의무를 위반해 인명사고가 발생할 경우 기업과 사업주, 경영책임자 등에 형사책임을 지게 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을 강화함으로써 재해를 예방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이다. 지시에 의해 위험천만한 노동현장으로 내몰린 노동자에게 사고의 책임을 뒤집어씌우는 불합리한 구조를 바로잡고, 일하다 죽지 않는 안전한 노동현장을 만들어 가는 것이 이 법의 근본 취지이다. 재계에서는 ‘과잉 처벌’이라며 거세게 저항하고 있지만 노동현장에서 발생하는 인명사고를 효과적으로 예방하기 위해서는 기업 경영에 영향을 미치는 원청의 경영 책임자에게까지 엄중하게 그 책임을 물을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제정된다고 해서 당장 사고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본 법안의 제정을 통해 이윤보다 생명을 귀히 여기는 사회로의 전환이 시작될 수 있다면 이것만으로도 법 제정의 의미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크다 할 것이다.

이에 우리 종교인들은 죽지 않고 일할 이 당연한 권리를 위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강력하게 촉구하며 아래와 같이 우리의 입장을 밝힌다.

하나, 대한민국 국회는 일하는 사람들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기 위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지금 당장 제정하라. 생명과 안전을 두고 정치적 계산을 하며 머뭇거리는 모습을 우리는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 무엇보다도 먼저 생명의 안전이 보장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가는 일부터 시작하라. 국회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그 근본 취지대로 지금 당장 제정, 시행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기 바란다.

하나, 노동현장의 안전을 확보하고 생명을 지키는 일은 개별 기업에게만 맡겨둘 일이 아니라 국가가 사명감을 가지고 감당해야 할 당연한 의무이다. 대한민국 정부는 노동현장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기업이 취해야 할 안전조치의 기준을 확립하고, 이를 이행할 구체적인 방법을 마련하여 집행하라. 현실적으로 이를 이행하기 어려운 영세사업장의 경우 국가적 역량을 동원해 지원함으로써 모든 기업이 본 법안을 성실히 이행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는 일에 힘쓰라. 개인사업자나 50인 미만 사업장에 4년간 법 시행을 유예하는 등의 꼼수는 접어두고 이 법안이 실질적으로 모든 기업과 모든 노동자에게 적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라.

우리는 정부와 국회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위해 기꺼이 입법청원에 참여한 10만 시민의 간절함을 저버리지 않기를 바란다. 지금 이 순간, 더불어 살아가는 모두의 안전과 생명을 소중히 여긴다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적극 추진하라.

우리 종교인들은 천하보다 소중한 가족을 잃고 슬픔과 분노 가운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을 유가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하며, 모든 노동자들이 죽지 않고 안전하게 일하는 그 날까지 기도의 행진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2020년 12월 7일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천주교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

이정훈  typolog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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