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문화 보도
한국적 혹은 한국신학은 무엇인가허호익 대전신대 은퇴교수 연이어 책 출판하며 한국신학계에 질문 제기
홍인식 | 승인 2020.12.09 16:38
▲ 허호익 대전신학대학교 은퇴교수가 지난 달 연이어 두 권의 책을 출간하면서 한국적 혹은 한국신학이 무엇인지에 대한 물은 한국 신학계 내놓았다.

허호익 대전신학대학교 은퇴교수가 ‘동연출판사’(대표 김영호)를 통해 지난달 『천지인 신학, 한국 신학의 새로운 모색』과 『한국문화와 천지인 조화론』이라는 두 권의 책을 연이어 펴냈다. 619쪽과 480쪽의 적지 않는 양의 책에서 허 교수는 “한국신학은 과연 한국적인가? 한국적이란 무엇인가? 한국신학은 성서적인가? 한국신학은 신학적인가? 한국신학은 목회적인가? 한국신학은 통전적인가? 한국신학은 서양신학에 대해 대안적인가?” 하는 몇 가지 질문을 던진다. 이러한 질문으로부터 출발해 허 교수는 한국적 신학을 모색하고자 한다.

특히 ‘천지인’ 개념을 소개하면서 하나님‧인간‧자연의 삼중관계에 대한 해석학적 천지인신학의 모색을 시도한다. 저자는 『천지인 신학, 한국신학의 새로운 모색』에서 천지인 삼재는 통시적으로 한국문화의 원형이고, 공시적으로 한국문화의 전승 모체이며, 기층문화와 표층문화를 모두를 통전하면서 오늘날까지 전승되어 온 한국문화의 요체임을 주장한다. 한국문화의 이러한 면모는 통전적 조화성, 순환적 역동성, 자연친화성을 중심으로 하는 천지인의 조화론이 심층에 자리 잡고 있는 데,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각종 한류의 문화적 기초 역시 한국인의 고유하고 특이한 역동적인 천지인 삼재의 조화에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주장한다.

또한 허 교수는 성서와 신학의 중심 주제 역시 하늘-땅-사람이라는 사실을 파악한다. 하나님‧땅‧사람 이 셋 중 하나님을 어떻게 신앙하느냐에 따라 나머지 둘인 인간과 자연 또는 물질에 대한 이해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저자는 이 책에서 한국신학을 새로이 모색하기 위해 한국문화의 구성원리인 천지인 조화론을 한국신학의 해석학적 원리로 삼아 천지인 신학의 성서적 기초 제시하고, 아울러 신론, 기독론, 구원론, 영성신학 등 신학의 기본적인 주제들에 대한 천지인신학적 해석을 모색하고자 한다.

천지인 신학은 하나님과의 영성적 수직 관계, 자연(또는 물질)과의 친화적(공유적) 순환 관계, 이웃과의 연대적 수평 관계의 조화를 지향한다. 그리고 이러한 ‘천지인의 삼중적 삼중관계’를 개인적이고 영적인 차원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제도적으로도 실현하는 것을 지향하고 있다.

이러한 책을 저술하는 데는 저자의 경험이 녹아져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저자는 ‘입학원서를 내려고 생전 처음으로 연세대학교 교정에 들어섰을 때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대강당 전면의 ㆍ ⎯ ⎟ 를 조합해 놓은 이상한 모양의 십자가였다. 나중에 그것이 한글 기본 모음이 상징하는 천지인 문양의 십자가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라고 회상했다. 즉 대학시절부터 그 이후 신학자로서 평생을 살면서 성서와 신학의 중심 주제 역시 하늘‧땅‧사람이라는 사실을 파악했다고 말한다.

이런 경험을 통해 저자는 일찍이 토착화 신학 논쟁이 한창일 무렵 “나는 한국인이며 동시에 기독교인”이라는 자각이 일어났다고 저술했다. “비본체론적 일원론과 비-시원적 원리로 함축하고 있는 단군신화의 천지인 조화의 삼태극적 원리가 한국문화의 원초적인 사유인 동시에 유구한 역사 동안 기층문화와 표층 문화를 통해 다양한 형태로 전승되어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술회하고 있다. 이러한 천지인 조화론을 해석학적 원리로 천지인 신학을 모색하면서 수십 년 동안 이를 천착해 오늘에 이른다.

저자는 천지인 조화론이 가장 시원적인 한국사상이면서 동시에 지난 수천 년 동안 다양한 문화 형태로 전승 발전되어 왔다고 본다. 저자는 조상들이 천신, 지신, 인신을 섬겨왔고, 조선왕조 때에는 첨성단에서 천신을, 사직단에서 지신을, 종묘에서는 조상신을 섬겼으며, 왕실에서는 천지인 조화를 정치적으로 구현하려고 했다고 역사를 돌아보았다. 또한 불교에서도 삼청각을 세우고 삼태극 문양을 사용했으며, 서원과 향교에서는 이를 교육이념으로 삼아 외삼문에 크게 삼태극 문양을 새겼고, 특히 세종대왕은 천지인 삼재를 한글 창제의 원리로 삼은 것에 주목한다.

이렇게 저자가 5천년 역사를 통해 면면히 이어온 천지인 조화론의 골자를 정리한 것이 이번에 동연출판사를 통해 출간한 『한국문화와 천지인 조화론』(2020)이다. 그리고 천지인 조화론을 해석학적 원리로 삼아 성서와 신학의 주요 주제를 새롭게 풀어 본 것이 『천지인신학 ― 한국신학의 새로운 모색』(2020)이다. 따라서 ‘허호익 신학마당 1, 2’라는 총서명을 붙인 이 두 책은 자매편으로, ‘한국인이면서 동시에 신학자’로서 평생 추구해온 학문적 작업의 결실로 자리매김 된다.

저자 허호익 교수는 대전신학대학교에서 19년 동안 교수를 역임한 후 2017년 2월 은퇴했다. 은퇴한 이후에도 활발한 학문연구와 저술 활동을 지속하였다. 그는 『동성애는 죄인가』(동연출판사) 발간해 동성애에 대한 성서적 접근을 비롯한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소개하였다. 이와 관련  2020년 8월19일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당시 김태영 총회장) 대전서노회 재판국(당시 심만석 재판국장)은 허 교수에게 동성애를 옹호하였다는 죄목으로 법정 최고형인 면직·출교 선고를 내렸다.

이 판결은 허 교수가 한 신문사와의 인터뷰에서 “학자가 역사적·신학적으로 동성애를 조명하는 책을 썼다고 출교하는 교단에 목사로 남아 있는 게 불명예다”라는 말과 함께 총회 재판국에 상고를 포기함으로서 확정되었다. 에큐메니안은 차후 허호익 교수와의 신학대담을 통하여 허 교수의 일상과 그의 산학을 소개하려고 한다.

▲ 허호익 교수는 단순히 학술적인 면에만 매달린 것이 아니라 『동성애는 죄인가』라는 책을 출간하며 한국교회의 좁은 편견에 도전하기도 했다.

홍인식  webmaster@ecumenian.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홍인식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종로구 대학로 19 한국기독교회관 503호  |  제호 : 에큐메니안
대표전화 : 070-4252-0176  |  팩스 : 0303-3442-0176  |  등록번호 : 서울 자 00392  |  등록일 : 2012.10.22
발행인 : 홍인식  |  편집인 : 이정훈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홍인식  |  E-mail : webmaster@ecumenian.com
Copyright © 2023 에큐메니안.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