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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신학자, 부활의 신학자로 다시 깨어나다몰트만 교수 『나는 영생을 믿는다』 (신앙과 지성사, 2020) 번역 출간
홍인식 | 승인 2020.12.12 17:27

한국 교계에 가장 잘 알려진 서구의 신학자는 독일이 ‘유르겐 몰트만(Jürgen Moltmann)’일 것이다. 수많은 서구 신학자 중에서 한국 제자를 가장 많이 길러 냈을 뿐만 아니라 한국을 가장 많이 방문한 학자도 몰트만이다. 그의 저서는 한국의 신학생들과 목사, 그리고 신학자들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미쳤다.

특히 몰트만의 정치신학은 한국의 ‘민중신학’ 뿐만 아니라 라틴 아메리카의 ‘해방신학’의 형성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1964년 『희망의 신학』의 출간을 통해 죽음과 허무 그리고 절망에 빠져 있는 세계를 향해 희망과 부활에 대한 새로운 조명을 통한 해석을 알림으로서 기독교 신학의 지형을 단숨에 바꾸어 놓았다고 평가받는다.

이런 몰트만 교수가 만 94세 8개월(1926년 4월생)의 나이에 『Auferstanden in das ewige Leben: Über das Sterben und Erwachen einer lebendigen Seele』 (영생으로 깨어나다: 살아있는 영혼의 죽음과 부활에 대하여, 독일어판 2020년 2월 발행)를 출간했다. 만 95세를 향해 가고 있는 고령의 몰트만 교수는 어쩌면 그의 생애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이 저서에서 “죽음과 삶 그리고 영원히 사는 것”에 대한 그의 생각을 전하고 있다. 특히 2016년 그의 신학적 동지이자 아내였던 엘리자베스의 죽음은 그의 존재 자체를 급격하게 변화시켰을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자신의 삶을 지탱해 왔던 신학적 사유에 대하여 철저하게 재점검하는 기회가 된 것이었다.

생명과 부활과 영생에 대하여 수많은 저서를 남겼던 몰트만은 본서에서 아내의 죽음의 경험을 통해 성찰한 인간의 죽음과 영원한 삶에 대하여 진지한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죽음 앞에 서 있는 인간들에게 새로운 시작에 관해서 자신의 신학적 성찰과 사유를 소개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희망의 신학』으로 잘 알려진 몰트만의 본서는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는 사람들은 물론 언젠가는 죽음의 세계로 들어서야 하는 모든 인류에게 깊은 격려와 위로 그리고 힘이 된다.

몰트만의 신학 여정을 마무리 하는 의미의 마지막 작품으로 평가되는 본서는 지난 11월 몰트만의 제자인 서울신학대학 이신건 교수에 의해 『나는 영생을 믿는다』(신앙과 지성사, 2020)라는 제목으로 출판되었다. 본서의 번역자 이신건 교수는 몰트만 교수와 가진 다음과 같은 대화를 소개한다.

90세에 한국을 다시 방문하신 늙은 선생님에게 내가 당돌한 질문을 던졌다. “선생님이 돌아가신 다음에는 어디에 묻히기를 바라십니까?” “튀빙엔 시내에 있는 공동묘지!” 그러나 선생님이 내게 반문하셨다. “나의 비석에는 뭐라고 쓸 줄 아는가?” 나는 대답했다. “태어난 날과 사망한 날이 아닙니까?” “아니다. 태어난 날과 부활의 날이다.”

또한 번역자 이신건 교수는 몰트만의 본서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강조한다.

“지금 우리나라는 경제적, 문화적으로 세계를 놀랍게 하며 찬란히 비약하고 있지만, 자살률과 출생률, 미(비)혼률 등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절망적인 나라, ‘헬 조선’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온 천하를 주고도 바꿀 수 없는 수많은 생명이 덧없이 추락하고 있고, 더욱이 기후 위기와 코로나 바이러스, 극심한 빈부 격차 등도 절망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다시 절망의 노래를 불러야 하지 않겠는가? 인생은 온통 허무할 뿐이고, 죽음 후에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도 오직 허무만이 아닌가? 그러나 몰트만은 외친다. “아니다! 결코 아니다! 그래서는 안 된다! 다시 일어나자! 우리는 죽어도 다시 일어날 것이다! 모든 것을 포기해도, 제발 희망만은 포기하지 말자!”

이런 의미에서 몰트만의 마지막 저서 『나는 영생을 믿는다』는 코로나 시대에 죽음을 목격하고, 죽음을 고민하고, 죽음의 갈림길에 서 있는 많은 이들에게 희망과 생명의 책이 될 것이다.

홍인식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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